"전쟁 시 막대한 인명피해.. 사상전으로 北 무너뜨려야"

▲ 1일 미국 하원 외교위 청문회에서 발언하는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사상 처음으로 미국 해군 항공모함 3척이 한반도 및 인근 해역에 진입해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워싱턴 현지시간으로 1일, 미국이 공습 전 김정은을 만나 파멸을 경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이날 '내부자가 바라본 북한 정권'이라는 주제로 열린 미 하원 외교위 청문회에서 "솔직히 말하면 김정은은 미국이 보유 중인 군사력의 힘을 완전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제언했다.


그는 "이러한 오판 때문에 김정은은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 및 배치를 성공한 뒤 미국이 북한의 새로운 지위(핵보유국)를 인정하게끔 하기만 하면 제재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믿고 있다"며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확실히 얘기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 전 공사에 의하면 김정은은 핵무기 개발 완료 후 미국과 협상해 한미 군사훈련 축소,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주한미군이 철수하면 한국에 유치된 외자도 빠져나가 경제공황이 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북한군 장교들은 비상사태 발생 시 사령관의 추가지시 없이 핵무기 발사 버튼을 누르도록 훈련받고 있다.


태 전 공사는 북핵이 미국은 물론 한국도 충분히 겨눌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이 대남 핵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북핵 개발이 완성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본다면서 "확신할 수는 없지만 김정은은 자신의 목숨이 위협받는다고 생각하면 무엇이라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1997년 망명한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와 마찬가지로 군사적 옵션은 차선책으로 두고 '사상전'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부세계 정보를 퍼뜨림으로써 북한 대중을 교육시켜 그들이 일어나도록 할 수 있다"며 김정은 생일 등 개인정보를 알리는 것 만으로도 '김정은은 신이 아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유로는 '한반도 초토화' 가능성을 꼽았다. "우리는 휴전선으로부터 70~80km 안에 수천만명의 한국인이 살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북한이 전방에 배치한 수만대의 대포, 단거리미사일이 한국에서 인명희생을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태 전 공사의 미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에드 로이스(공화당. 캘리포니아) 하원 외교위원장 초청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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