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권규홍 기자] 13일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 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는 이사회를 열고 김장겸 MBC 사장 해임안을 통과시켰다.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는 이날 제8차 임시 이사회를 열어, 지난 1일 현 여당 추천 이사 5인이 사무처에 제출한 'MBC 김장겸 사장 해임 결의 건'을 가결했다. 이날 오후 2시경 열린 이사회는 110분에 걸친 토론 끝에 표결에 들어갔다. 야권 김광동 이사는 김 사장 해임안에 대해 "주관적 판단에 의한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하며 김 사장 해임이 부당하다고 맞섰다.

여권 이사들은 "MBC 사태가 여기까지 오게 된 데에는 회사 요직을 거친 김 사장에게 책임이 분명하다"고 반박하며, 더이상 토론은 무의미하다고 판단, 표결에 들어가 김 사장 해임안을 가결했다.

이날 이사회에는 9명의 이사진 중 김경환, 유기철, 이완기, 이진순, 최강욱 등 여권 이사 5인이 전원 참석해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반면 야권 추천 이사 중에는 김광동 이사만 출석했으며 회의내내 김 사장 해임의 부당함을 주장하다가 표결 직전 기권 했다.

방문진 이사회 규정은 과반수 찬성만 있으면 가결된다. 이날 여권 이사들은 김 사장 해임사유에 관해 △2011년 이후 정치부장·보도국장·보도본부장 등 보도 분야 요직을 거치는 동안 방송 공정성·공익성 훼손 △부당전보·징계 등 부당노동행위를 실행하며 노동관계법 위반 혐의로 사법처리 대상이 된 상태 △파업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조직 관리와 운영 능력 상실 등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방문진 이사회는 8일과 10일 두 차례 열렸 김 사장 해임안을 의결하려 했지만 야권 이사들이 번번히 불참하여 무산되어 파행을 겪은 바 있다.

한편 김장겸 사장의 해임안이 가결된 뒤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는 성명을 발표했다. 본부는 성명서에 ‘오늘 김장겸의 해임으로 MBC 정상화 투쟁이 중대 전환점을 맞게 된 것은 민주주의와 언론자유의 회복을 염원하는 촛불의 명령이며, 우리는 국민과 시청자들이 열어 준 공영방송 복원의 기회를 결코 헛되이 흘려 보내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처절한 반성과 성찰을 통해 총파업 투쟁 과정에서 국민께 드렸던 약속을 하나하나 실천해 나갈 것이며 잿더미의 폐허 위에 방송의 공정성과 제작의 자율성으로 무장한 새로운 공영방송의 기틀을 다지고, 초심을 잊지 않고 다시는 무너지지 않을 공영방송의 반석 위에 MBC를 올려놓을 것이다’ 라고 선언했다.

MBC 노조 관계자는 ‘모레 쯤 방송복귀선언을 할 예정이며, 다만 방송부문별 정상화에는 논의작업을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