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단지 인근 도로에 경유 200ℓ 쏟아지기도.. 金 "제2불산사태 근절해야"

▲ 구미 불산가스 유출사고 사망자 유가족이 합동영결식에서 오열하고 있다.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2012년 불산사태로 5명이 사망하고 18명이 중경상을 입는 참사를 빚었던 산업도시 구미에서 근래에도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31일에는 구미 고아읍 괴평리에서 경유 200리터가 도로에 쏟아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오전 3시께 무지개아파트에서 괴평교회 부근 사이 도로를 달리던 트레일러 차량 연료탱크가 파손돼 기름이 걷잡을 수 없이 유출됐다.


불똥이라도 튀면 그대로 화재가 발생해 인근 주거지역으로 번져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그러나 시와 한국수자원공사는 이날 오전 9시에 인근 주민이 신고한 뒤에야 사고를 파악하고 수습에 나서 늑장대처 비판을 받았다. 방제작업도 사고 발생 12시간만에 겨우 마무리됐다.


시 관계자는 "새벽 시간에 기름이 유출돼 사고파악이 늦어지면서 작업이 뒤늦게 진행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2012년 불산사태를 겪은 시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구미 불산사태는 추석을 앞둔 2012년 9월27일 구미 제4국가산단 화학제품 공장에서 탱크로리 누출이 발생해 불산가스가 시 전역으로 퍼진 사건이다. 이로 인해 5명이 사망하고 18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또 시민 1만1300명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았다. 불산가스는 불과 몇달 지난 이듬해 1월에도 사망사고를 일으켰을 정도로 철저한 관리가 요구되는 유독성물질이다.


구미는 산업도시라는 특성상 사고가 빈번한 지역이다. 때문에 각종 제도가 도입됐지만 이번 기름유출 사고와 늑장대처로 또다시 시의 안전불감증이 드러났다.


▲ 김상훈 한국석유유통연구소 이사장.


관련 전문가들은 기업의 과감한 투자 등을 대책으로 주문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석유유통연구소의 김상훈(62) 이사장은 "시민들은 지난 불산사태 때의 악몽을 아직도 기억한다"며 "주기적·지속적 안전교육, 이에 대한 기업의 과감한 투자, 지자체와 국가산단 측의 더욱 철저한 관리와 완벽한 안전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염소 등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특수화물 운송업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재계순위 257위 회사를 25위까지 끌어올리는 등 업계에서 안정성·전문성으로 인정받았다. 구미 출생으로 내년 6.13지방선거 구미시장 자유한국당 후보로 출사표를 던지면서 구미 산업현안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작년 초에는 자신이 경영한 (주)호만테크 제2공장을 구미공단에 짓겠다며 안전을 약속하기도 했다.


김 이사장은 "위험물질은 한 번 사고가 나면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어 기업의 안전교육 투자, 제보험 가입 의무화 방안이 필요하다"며 "지자체와 구미산단은 교육필증, 교육이수증명 등을 발급해 철저한 검증을 마친 인력만이 작업할 수 있도록 감독하고 이를 지속적·장기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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