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중진들 강력반발.. 安 '한국당과 통합 또는 연대 시사' 발언도 논란

▲ 9일 제354회 국회 12차 본회의에서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가 안철수 대표 관련 기사를 확인하고 있다.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바른정당 통합' 발언에 호남에 기반을 둔 당내 중진들 사이에서 큰 반발이 발생하고 있다. 박지원 전 대표는 "저능아들이 하는 것"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안 대표는 16일 '한국정치와 다당제'를 주제로 한 덕성여대 강연에서 "제3세력이 3, 4당으로 분리돼 있으면 양당구도 회귀를 저지하는데 역부족"이라며 "합리적 진보, 개혁적 보수를 중심으로 연대, 통합의 빅텐트를 치자"고 말했다.


'제3지대' '빅텐트'는 지난 대선을 앞두고 김종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가 제시한 개념이다. 안 대표가 언급한 '개혁적 보수'는 사실상 바른정당으로 풀이되고 있다.


안 대표는 "기득권 양당구도가 되면 3, 4당은 선거에서 희망을 갖기 어렵고 거대 기득권 정당으로의 흡수소멸의 길을 갈 수밖에 없다"며 "국민의당이 추구하는 가치와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바른정당과) 합쳐 2당으로 성장하고 1당을 제압하는 건 전략적 상식"이라고 주장했다.


또 "정책연대부터 입법, 예산에 공동대처하고 선거를 연대해 치르는 방법을 고민할 것"이라며 "그게 잘되면 통합도 가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호남에 지역구를 둔 당내 중진들은 크게 반발했다. 17일 열릴 예정이었던 제2창당위원회에 호남 중진의원 상당수가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박지원 전 대표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양당 통합은) 명분상, 실리상 조금 저능아들이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반발 배경에는 안 대표의 '2당으로 성장' 발언도 있다. 바른정당(11석)과 국민의당(40석)이 온전히 합당한다 해도 51석에 불과해 현재 원내2당인 자유한국당(116석)에 크게 못미친다. 안 대표의 '2당으로 성장' 발언은 사실상 한국당 일부 계파와의 통합 또는 연대도 장기적으로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게 호남중진들 생각이다.


논란이 일자 안 대표는 1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진화에 나섰다. 한국당과의 통합 가능성을 묻자 "절대로 그런 가능성은 없다"며 "더불어민주당과 함께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해명했다.


안 대표는 21일 예정된 당 진로를 위한 '끝장토론'에 참석할 예정이다. 안 대표는 "정치에 끝장이 어디 있나. 의원들이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그 날은 공론화, 의견수렴의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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