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길 사장은 여직원 성추행 파문 '非行'

국내에서 세 번째 정기항공사로서 6월5일 취항한 제주항공이 잇따른 악재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100% 예약률에도 불구하고 예약인력 미비로 인해 이를 소화하지 못하는가 하면 빈번한 기체결함으로 결항이 잦아 고객의 원성을 사고 있다.

◇고객들"싼게 비지떡" 불만

설상가상으로 제주항공 대표이사(주상실)의 여직원 성추행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져 신생항공사의 이미지가 추락하고 있는 것.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주 사장이 지난 2월 신규직원 채용을 위해 면접 준비를 하던 여직원의 허리를 뒤에서 껴안는 등의 추태를 부렸다는 것.

이 일은 직원 숙박교육 중 주 사장이 만취상태서 간부 직원들에게 폭언을 일삼자 분을 참지 못한 피해 여직원이 자신의 직속상관인 이재인 본부장에게 이 같은 사실을 보고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러한 일을 보고받은 영업운송본부의 이재인 본부장이 여직원 성추행 사건과 사원복지에 관련된 진정서를 회사 고위층 앞으로 작성했고, 이 진정서는 제주항공의 최대주주인 애경그룹의 사내 인사위원회까지 보고돼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됐다.
이 후 주 사장이 이재인 본부장을 불러 "배신했으니 사직하라"는 협박에 이 본부장은 자신은 배신한 것도 잘못한 것도 없으니 사직할 수 없다고 항의했으나 지난 1일자로 대기발령을 냈고 이 본부장이 맡고 있는 영업운송본부 조직을 해체시켰다.

이후 인사본부장이 사장대행으로 이 본부장에게 "이 같은 일에 소송해봤자 소용없으며 그냥 조용히 나가는 것이 서로를 위해 좋은 일"이라는 협박과 회유성 발언을 일삼았다한다.

또한 성추행한 본사 여직원의 급여를 올려주는 등으로 회유시켜 이 사건을 처음부터 없었던 일로 조작하려 한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이 본부장은 "이 같은 억울한 사연을 애경그룹 안용찬 사장에게 이메일을 보내 도움을 요청했으나 아직까지 깜깜 무소식"이라고 한다.

이 사건에 대한 진실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 본부장은 "이 사건은 애경그룹 홍보실에 있는 여직원들 까지 모두 알고 있는 엄연한 사실"이며 ""이들은 자신에게 피해가 돌아올까 걱정돼 쉬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9일 사건의 진위를 알기위한 제주항공과의 전화통화에서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대해 "이재인 본부장의 자작극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관계자는"이재인 본부장이 악의적인 거짓말로 회사 이미지에 타격을 줬기 때문에 해고 방침을 세운 것 "이라며 해고 이유를 밝혔다. 관계자에게 허위사실 유포로 이재인 본부장을 고소할 계획은 없는가라는 물음에는 "그럴 계획은 없다"고 밝혀 사실에 대한 의혹은 더욱 증폭됐다.

◇잦은 결항으로 신뢰도 추락

한편 제주항공은 성추행 의혹과 함께 다양한 악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제주항공의 전화예약 직원은 10명으로 상기 가동 직원은 하루 7-8명에 불과해 상담원 1명이 하루평균 100에서 150 건 의 상담-예약 업무를 본다.

제주항공은 취항당시 하루 700건에서 최대 1,200건의 상담을 예상했으나 이보다 10배 이상 많은 15,000건 가량의 전화상담 폭주해 예약률이 10%에 그치는 등 미숙한 운영으로 고객의 불만이 폭발했다. 제주항공을 이용하려다 낭패를 본 김근자(여,40)씨는 "3일 인터넷을 몰라 전화로 예약하려 40번 넘게 전화를 했는데 한통도 연결되지 않았다"며 "대단히 죄송합니다. 지금은 통화량이 많아 통화 대기 시간이 많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잠시만 기다리십시오"라는 안내 멘트를 반복청취하다 보니 아예 외우게 돼버렸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과다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로 상담 여직원들의 불만도 폭발직전에 다다랐다. 그럼에도 현재 제주항공에는 노조가 없어 파업과 집회도 못하고 있는 실정으로 알려지고 있다.

잦은 기체고장으로 인한 결항은 제주항공에 치명적인 이미지 하락을 가져왔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항공에 비해 30%가량 저렴한 항공료를 장점으로 마케팅에 주력한 제주항공의 기체는 'Turboprop Q400'기종으로 2000년부터 현재까지 단 한건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은 안전한 비행기라 제주항공측은 주장하고 있으나 수위를 넘은 기체 결함으로 인해 고객의 불안감은 날로 커지고 있는 추세다.

이와 같은 불안함을 종식 시키고자 지난 3일'Turboprop Q400'을 제작, 판매한 캐나다의 봄바디어사는 취항 2개월 동안 4차례나 결함을 보인 이 항공기에 대해 "새 항공기가 운항초기에 보이는 시스템상의 문제일 뿐 안정성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달 3일자 요미우리 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11일자에서 국토교통성이 2003년 2월 Turboprop Q400의 도입 이후 발생한 기체 고장 52건을 분석한 결과, 조종사조작 실수 3건을 제외한 49건이 컴퓨터 고장이나 배선 불량 등 제조사의 제조 및 설계 단계의 문제로 밝혀졌고, 이와 관련한 개선을 캐나다 정부에 요청했다고 보도한바 있다.

고장 사례로는 52건중 랜딩 기어 수납 불능이 19건으로 가장 많았고, 자동조종장치와 승강타 고장 등 조종 계통 고장이 11건, 엔진 계열 고장도 5건을 차지했다고 요미우리는 밝혔다.

일본 정부는 "'Turboprop Q400'기의 잦은 고장의 원인은 정비불량이나 조종사의 오작동의 문제가 아닌 'Turboprop Q400'기 자체의 제작 불량 때문"이라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제주항공측이 기체의 안정성에 문제없다고 밝힌지 4일 만인 7일 김포-김해 간 노선이 또다시 기체 결함으로 전면 취소돼 개항 2개월간 5차례의 결항을 기록했다.

<차정석 기자 asra@dig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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