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뒷짐" 여론 악화되자 권익위·수자원공사 등 나서.. 漁民, 근본대책 수립 촉구

▲ 수문을 개방하고 하류로 물을 흘려보내고 있는 섬진강댐.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반주에 곁들여먹거나 혹은 숙취 해장국으로 지역불문하고 서민들에게 사랑받아온 재첩국이 밥상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염도 상승으로 섬진강 재첩잡이가 큰 타격을 입자 국가기관까지 나서 상류댐 추가 개방 등 조치 마련에 나섰다.


국민권익위원회는 '하동군 섬진강 염해피해대책위원회' 고충민원을 접수하고 최근 경남 하동군청에서 섬진강 염해 관련 대책회의를 열었다. 어민들은 섬진강 하류로 향하는 물의 양을 대폭 늘려 염도를 낮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자원공사는 긍정적 답변을 내놨다. "한국수력원자력, 한국농어촌공사가 섬진강댐 사용권을 두고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낸 소송이 11일 기각돼 상류댐 물의 하류 방류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12월 중 방류량을 확대하되 일정, 규모는 유관기관과 협의를 거쳐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댐이 개방되면 올해 중순에 이어 두번째가 된다. 영산강홍수통제소는 지난 6월 어민들 요구를 받아들여 섬진강 상류의 주암댐, 섬진강댐 방류량을 일시적으로 늘렸다.


섬진강 염도상승 현상은 다압취수장 건립 후 유지수량이 줄어 하류에 퇴적토가 쌓이고 바닷물이 재첩 서식지를 잠식하면서 재첩 채취시기인 지난 5월부터 발생했다. 하동군 대책위는 근본적 대책으로 다압취수장 하류부에 대한 수자원공사의 환경영향조사 실시 등을 요구해왔다.


대책위 등에 의하면 과거에는 섬진강댐에서 8만톤, 주암댐에서 41만톤 등 하루에 총 49만톤이 하류로 방류됐다. 그러나 이중 40만톤을 다압취수장에서 취수해 여러 곳에 용수로 전달함에 따라 현재 하동군에는 9만톤만 유입돼 유지수량이 대폭 감소했다.


섬진강은 매년 7월 '알프스 하동 섬진강 재첩축제'가 개최될 정도로 국내 대표적 재첩산지다. 염도 상승으로 인해 세계 100대 악성종으로 분류된 쇄방사늑조개 번식까지 겹치면서 재첩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다.


재첩은 염도 3.5~10.5psu가 최적의 서식환경인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현재 염도는 15~20psu에 달해 2001년 646톤이었던 재첩생산량은 작년 202톤까지 떨어졌다. 때문에 하동군, 전남 광양시 등 섬진강 일대 지역 어민들은 생계 어려움을 호소 중이다.


국회도 대책마련을 당국에 촉구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월19일 국감에서 "섬진강 재첩은 주로 강 하구에서 다압취수장까지 서식하는데 하천유지 수량이 너무 적어 바닷물이 밀려들어와 강물 염도가 높아져 폐사하고 있다"며 신속한 대응을 주문했다.


정부를 질타하는 목소리도 있다. 경남 지역신문인 경남도민신문은 10월23일 사설에서 "그동안 피해어민, 하동군이 대책마련을 줄기차게 요구했으나 중앙정부가 뒷짐을 진 상황에서 국회 차원에서 문제가 거론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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