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월22일 CGV압구정에서 영화 '1987'의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투데이코리아=노철중 기자]오는 12월에는 세 편의 대형 한국영화가 개봉한다. 양우석 감독의 <강철비>(12월20일 개봉), 김용화 감독의 <신과함께-죄와벌>(12월20일 개봉), 장준환 감독의 <1987>(12월27일 개봉)이다.


이중 <1987>이 마지막으로 제작보고회를 갖고 본격적인 홍보전을 시작했다. 22일 CGV압구정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는 배우 김윤석, 하정우, 박희순, 유해진, 이희준, 김태리와 장준환 감독이 참석했다.


▲ 장준환 감독.


영화 <1987>은 1987년 ‘6월 항쟁’의 출발점이 됐던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중심으로 이를 은폐하려는 사람들과 알리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비슷하게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택시운전사>는 역사적 비극을 누구의 시선으로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질문하는 영화다. 여전히 밝혀야할 진실이 남아있는 ‘광주’와 절반만 성공한 혁명이라는 역사적 평가를 받는 1987년의 ‘서울광장’은 어떻게 다를까.


장준환 감독은 <1987>에 대해 “광주와 무관하지 않다”고 운을 뗀 뒤 “온 국민이 다 나와서 민주주의를 실현한 사건이다. 스스로 권리를 쟁취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감동적이다. 지금 이 시기에 반드시 우리가 되돌아봐야 할 필요가 있는 역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 하정우(왼쪽)와 유해진이 간담회 도중 진지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박희순(왼쪽)이 김윤석이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동안 주의깊게 경청하고 있다.

이어 장 감독은 “그런데 아무도 얘기하지 않는 것처럼 느꼈고 비로소 용기를 내서 이야기할 수 있게 됐다”면서 “민주주의가 가끔씩 휘청댈 때면 왠지 쓸쓸한 감정이 든다. <1987>은 이럴 때 돌아보고 옷매무새를 고칠 수 있는 거울 같은 이야기”라며 영화의 의미를 전했다.


▲ 김태리가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영화 <1987>의 흥미로는 점은 비교적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그들이 모두 주인공인 영화라는 것이다. 고 박종철 열사의 죽음을 은폐하려는 박처장 역할을 맡은 김윤석은 “우리 영화는 마치 ‘쇼트트랙’ 같은 영화”라며 “빠른 속도로 주요 인물들이 치고 들어와 자신의 역할을 다 하고 빠지고 다시 들어오는 것과 같은 영화”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악역을 맡은 저와 조반장 역의 박희순이 영화의 등뼈와 같은 역할을 한다”면서 웃어 보이고, “박처장은 굉장히 강하고 악한 인물이다. 박처장과 조반장은 주인공들을 향해 영화 내내 폭력을 휘두르는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 김윤석의 부드러운 미소!


하정우는 박처장과 대립하는 최검사 역을 맡았다. 그는 “최검사는 유연한 인물로서 관객들이 쉽게 영화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안내하는 가이드 역할”이라며 자신의 배역을 설명했다.


유해진과 김태리는 삼촌과 조카로 등장한다. 유해진이 사건의 진실을 담은 조반장의 옥중 편지를 전달하는 교도관 한병용 역을, 김태리는 한병용이 전달한 편지를 세상에 전달해야만 하는 새내기 대학생 연희 역을 맡았다.


김태리는 자신의 역할에 대해 “이 영화는 인물들이 에너지를 더하고 더하면서 굴러가는 영화”라며 “저는 시대극에 대한 부담 보다는 훌륭하신 선배님들의 에너지를 잘 받아내야 한다는 부감감이 훨씬 더 컸다”고 말했다.


▲ 질문에 답변하면서 강렬한 인상을 선보인 이희준.

이희준은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끝까지 매달리는 사회부 기자 윤기자 역을 맡았다. 그는 “윤기자는 실존 인물이다. 박종철 열사 사건에 대한 기사를 썼던 분이다. 그분이 썼던 다른 기사들을 많이 참조하면서 연기했다”고 전했다.


영화 <1987>의 등장인물들은 대부분이 실존 인물들이다. 세트도 조명도 촬영 등 모든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사실성을 살리기 위해 최대한 노력했다. 배우들도 자신이 맡은 인물들을 연구하듯이 공부하고 연기에 임했다. 다만 김태리가 맡은 연희는 이 영화에서 유일한 허구적 캐릭터다.


또한 이 영화에는 설경구·오달수·김의성·문성근도 카메오로 출연한다. 모두 1987년 6월과 무관하지 않은 배우들이다. 오달수는 박종철 열사의 고등학교 후배이기도 하다. 실제로 혁명의 현장 중심에 있었던 배우 우현도 얼굴을 잠시 비출 예정이다.


영화 <1987>은 장 감독의 말처럼 그 시대를 마치 거울처럼 완벽하게 재현하려고 한다. 그의 장편영화 데뷔작인 <지구를 지켜라>와는 결을 달리하는 듯 보이고 은유와 역설 그리고 과도한 비유 등으로 일종의 페이소를 만들어냈던 감독이 만들어내는 1987년 6월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영화는 오는 12월 27일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 이희준

▲ 박희순

▲ 김태리

▲ 하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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