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선·화물선 입항지연 사태.. 어민들 "정부 안 나서면 우리가 상대할 것"

▲ 울릉도 인근에서 불법조업 중인 중국 어선들.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중국 불법조업 어선 1백여척이 경북 울릉군 울릉도를 포위한 가운데 우리 선박 항로까지 가로막는 등 폐해가 이어지고 있다. 11월 중순 한중어업협상이 타결되고 상호 입어규모 감축을 약속했지만 달라진 건 없어 어민들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5일 동해상 풍랑특보로 우리 어선 발이 묶이자 중국어선 143척이 때를 놓치지 않고 울릉도오징어 '싹쓸이'에 나섰다. 오징어 치어까지 무차별 낚아올리는가 하면 폐어구·기름, 쓰레기까지 무단투척해 환경오염까지 심각해지고 있다.


박일래 저동어촌계장은 "해마다 겨울철 반복되는 피해로 어민들 인내는 한계에 달했다"며 "정부가 해결해주지 않으면 선박에 있는 작업도구를 이용해서라도 중국어선을 상대하겠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최근에는 중국어선들이 포항~울릉간 운항하는 우리 화물선 미래호 항로까지 막아 입항이 지연되는 소동이 빚어졌다. 미래해운에 의하면 24일 저녁 8시20분께 포항에서 출항한 미래호는 이튿날 오전 8시10분께 울릉도 사동 외항에 도착했다. 중국어선들이 항로를 막아 1시간 이상 바다에 체류하다가 해경고속단정 등이 출동한 끝에야 간신히 입항했다.


중국어선에 의한 미래호 입항지연은 올해 들어 2번째다. 이영철 선장은 "입항 1시간 전 프로타, 레이더를 통해 울릉도 근해 중국어선 피항상태를 살핀 뒤 해경에 협조를 구하고 있지만 불편은 크다"고 호소했다. 우리 선박이 우리 영해에서 중국 어선 눈치를 봐야 하는 실정인 것이다.


어민들에 따르면 어선 입항지연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울릉군 측은 "어선들도 자유롭게 입항할 수 있도록 해경 등 관계기관과의 유기적 협조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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