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팜은 농업기술에 정보통신 기술(ICT)을 융합하여 혁신하므로서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농장을 뜻한다. 예를 들어 농장에 센서 장비, 영상장비, 제어 장비, 정보시스템 장비 등을 설치하여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 폰이나 PC로 원격에서 재배환경을 최적으로 관리 할 수 있는 농장을 말한다.

특히 경종 농업보다 시설 농업의 비중이 점점 커가고 있는 우리나라의 실정에서 볼 때 스마트 팜 기술은 앞으로 농업의 생산성 향상을 통한 농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 하여 주고 있다. 따라서 최근 정부에서도 이러한 점을 인식하여 스마트 팜을 위한 각종 기술개발, 농업인 교육, 인프라 투자 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농업 현장에 가 보면 몇몇의 우수한 대형 농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농가에서 스마트 팜에 대한 인식, 필요성, 경제성 등의 인식에 있어 많은 차이가 있음을 느끼게 된다.

그렇다고 하여 과거에 우리가 하던 방식으로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새로운 스마트 팜 기술을 개발하여 농가에 보급하는 방식은 경제의 민간화가 높아가고 있는 요즈음 현실적으로 적합하지 않은 것 같다. 스마트 팜 기술은 정부의 올바른 정책과 개별 농가 및 그 사이에 관련 있는 많은 인력과 정보통신기술이 통합적으로 조화를 이루어야 달성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앞으로 스마트 팜을 효율적으로 이루기 위한 몇 가지 점을 언급하고자 한다.

우선 현재 우리나라의 농가에 설치 되어있는 스마트 팜의 대상인 비닐하우스를 비롯한 많은 시설물들이 너무 낡고 구조적으로 스마트 팜에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현재 대부분의 농가에 설치되어 있는 비닐하우스는 대부분 영세하고 과거에 동절기 채소 재배를 위해 단순히 보온용으로 설치된 것이 많다. 따라서 스마트 팜을 실현하기 위하여는 이들 하우스나 시설물을 스마트 팜에 적합하도록 규모화 하고 새롭게 표준화 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이러한 비닐하우스를 과감하게 개보수 하고 앞으로 설치할 비닐하우스에 대하여는 스마트 팜을 전제로 표준화된 설계에 따라 스마트 팜 요건에 적합하도록 지원을 하여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스마트 팜 기술 개발과 보급체계이다. 과거 우리나라는 거의 정부주도로 새로운 품종과 재배법을 개발, 농가에 보급하여 녹색혁명을 성공시킨 경험을 갖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농업 기술 개발·보급 체계는 농업 생산시스템과 농업에 대한 소비자들 요구의 변화에 따라 많은 변화가 이루어 지고 있다. 그러나 농업 분야에서 연구와 지도를 담당하는 분들은 대부분 생물학적 기초과학을 배경으로 하는 농학계열 출신자들이 대부분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스마트 팜의 추진에 필요한 기계, 전기, 전자, 통신공학 등 타 분야를 전공한 사람들은 매우 적은 편이다. 새롭고 창조적인 아이디어는 서로 상이한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의 자유로운 토론과 융합적 발상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현재 농업 계열 중심으로 구성된 연구·지도체계를 보강하여 타 분야의 전공자들이 함께 일할 수 있도록 채용의 문호를 과감하게 개방하고, 평가나 승진과정에서도 불리함이 없도록 하며, 교육 시스템도 새로운 필요성에 따라 다양성 있게 보완하여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스마트팜 시스템의 개발과 운영을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민간기업의 육성이 필요하다. 현재 스마트 팜과 관련된 각종 표준화, 소프트웨어 개발 및 운영은 상당 부분 민간 기업에서 담당하고 있는 실정이나, 현재 이들의 규모나 운영 실태는 너무나 영세하고 열악해 보인다. 따라서 이러한 기업들을 국가적 차원에서 육성하고, 정보통신 분야에서 세계적 최고 수준에 있는 우리나라의 대기업들이 이 사업에 함께 참여 하여 국제적인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도 좋은 방법 중의 하나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많은 전문가와 관계자들이 네델란드의 시설 농업을 견학하고 배우고 돌아 왔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농장에선 아직도 우리가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지 않고 네델란드 회사의 환경제어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는 현실을 보면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 개발이 얼마나 열악하고 지속적이지 못한 상태에 있음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스마트 팜 소프트웨어의 개발과 운영에 관한 시장은 앞으로 국내 뿐만 아니라 앞으로 시설농업을 지향하는 많은 국가들에 대한 수출의 가능성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휴대폰과 가전제품이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우리가 만든 소프트웨어가 세계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현 시점에서 볼 때 스마트 팜 운영과 관리 소프트웨어의 개발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정부는 스마트 팜 소프트웨어 개발에 보다 과감하고 지속적인 투자를 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스마트 팜은 흔히 생각하듯이 단순히 온실에서의 생산과정에만 국한되지 않고 가공, 유통, 소비 등 전반적인 농식품의 생산과 소비의 과정으로 확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앞으로 다가올 사물 인터넷, 인공지능 등을 기반으로 하는 4차 산업 혁명의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모든 일련의 과정이 단순한 구호와 서류에서 그치지 말고 실제적으로 현장에서 이루어져 우리나라 농업의 경쟁력을 높힐 수 있도록 각 분야의 조화로운 협조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정부도 보다 실질이고 정교한 계획과 과감한 투자를 하여야 할 것이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농촌은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 외국 농산물의 수입으로 인한 소득 감소 등으로 더욱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많은 어려움들이 새로운 기술 개발로 극복된 사례를 많이 볼 수 있다. 따라서 새롭게 변화하는 농업기술과 정보통신기술을 적극적으로 융합한다면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보며 이를 위하여 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한 시점 이라고 하겠다.

필자 약력

△전)농촌진흥청 경영정보관실 국장

△전)아시아 농업정보과학회 회장

△전)순천대학교 산학협력전담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