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두 달여 앞두고 시설은 완비, 대회 열기는 아직

[투데이코리아=이한빛 기자] 12월을 앞둔 평창은 매서운 바람과 함께 첫눈이 내렸다. 제법 추운 날씨였지만 경기와 각종 행사가 치러지는 시설의 공사 및 후속작업 등으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낮은 관심과 저조한 입장권 판매 등으로 인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경제·문화·환경·평화·ICT 등 5가지 주제를 잘 살린 올림픽으로 만들 것이라며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투데이코리아는 지난 21일 진행된 ‘평창올림픽 성공개최를 위한 현장설명회’를 통해 개막을 앞둔 평창올림픽의 준비 상황을 살펴봤다.


평창올림픽, 95개국 참가·102개 금메달로 최다·최대 규모


2018년 2월 9일 개최되는 평창올림픽은 종목과 규모면에서 지난 소치 대회를 능가할 전망이다. 7경기 15종목에서 102개의 금메달이 걸려있으며 참가 규모는 약 95개국 5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100개 이상의 금메달 시상과 90개국 이상 참가는 동계올림픽 최초다.


이번 대회는 평창을 비롯해 강릉과 정선에서 분산 개최된다. 스키와 썰매종목 등 설상경기는 평창과 정선에서, 스케이팅과 컬링, 아이스하키 등은 강릉 올림픽 파크에서 열린다.

▲ 개회식과 폐회식이 열리는 평창 올림픽플라자 (사진=이한빛 기자)

개·폐회식이 열리는 평창 올림픽플라자를 비롯해 강릉 아이스아레나, 정선 알파인 경기장 등 6개의 경기장을 신축하고 용평 알파인경기장, 알펜시아 슬라이딩 센터 등 6개 시설을 보완·확충했다. 현재 신설 경기장은 약 99%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일부 경기장에서는 테스트 이벤트를 개최하는 등 대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개·폐회식장인 올림픽 플라자는 대회 종료 후 철거가 가능하도록 건축했다. 그러나 ‘지붕 없는 경기장’ 형태로 설계돼 있어 관람객들이 추위와 눈, 바람과 맞서야 한다는 단점이 발생했다. 현장간담회가 열렸던 21일에도 눈보라가 몰아치면서 간담회에 참여한 기자단들이 추위에 덜덜 떠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조직위 측은 경기장 주변에 바람막이를 설치해 눈과 바람을 막고 추위대피소와 화장실 등 부대시설을 마련하는 등 혹한의 날씨로 인한 불편함을 대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알펜시아 리조트 내에 세워지는 국제방송센터(IBC)와 선수촌·미디어촌 등 대회 관련시설도 속속 완공하며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도 최적의 서비스 제공을 위한 준비를 끝마쳤다.


▲ 쇼트트랙과 피겨스케이팅이 열리는 강릉 아이스아레나. 오는 12월 경강선 KTX 개통으로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 이한빛 기자)

접근성도 높아진다. 서울과 강릉을 1시간 12분 만에 잇는 경강선 KTX 노선이 오는 12월 개통한다. 현재 시범운행 중인 경강선은 올림픽 기간 동안 인천공항과도 연결될 예정이다.

경제·문화·환경·평화·ICT 등 5대 올림픽 실현 위해 노력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경제올림픽 △문화올림픽 △환경올림픽 △평화올림픽 △ICT 올림픽 등 5대 올림픽 목표를 세우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 수립에 나섰다.


경기장 인근에서는 올림픽 대회 기간 동안 ‘Everyday Culture and Festival’을 슬로건으로 ‘평창문화올림픽’이 열린다. 공연·전시·콘서트를 비롯해 올림픽 대회 참가자들과 관광객들이 참여하는 축제, 교육활동 등으로 꾸며진다.


또한 탄소발생 제로를 위해 경기장에 친환경 자동차를 보급하고 신재생에너지설비를 설치하는 등 탄소 감축 및 상쇄를 위한 노력에도 나섰다.


특히 조직위원회에서 기대하는 부분은 ICT 올림픽이다. KT는 평창 등 경기장 인근에 5G 네트워크 시범망을 설치하고 대회 기간에 맞춰 세계 최초로 시범 서비스를 제공한다. 더불어 UHD 화질을 통한 경기 영상도 선보일 계획이다.


로봇, 사물인터넷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도 준비했다. 이희범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은 “올림픽에 참여하는 선수단이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 로봇이 선수단을 환영하고 안내해줄 것”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언어가 다른 세계 각국의 참가자들을 위해 한컴의 지니톡을 이용한 8개 국어의 통번역을 제공해 언어장벽 해소에도 나설 예정이다.

▲ 이희범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은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올림픽으로써 5대 목표 실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이한빛 기자)

많은 우려가 발생하고 있는 남북관계와 재정문제에 대해서도 방안을 마련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조직위는 지난 13일 제72차 UN총회에 참석해 올림픽 기간 동안 적대행위를 중단하고 평화분위기를 조성하자는 목적의 휴전결의안 채택을 호소했다. 총회에 참가한 157개국이 만장일치로 동의하며 결의안이 채택다.


‘스포츠와 올림픽 이상을 통해 평화롭고 더 나은 세상 건설’이라는 제목의 휴전결의안은 △올림픽 기간을 전후해 적대행위 중단 △스포츠를 통한 평화, 개발, 인권증진 △올림픽을 통한 평화분위기 조성 등의 내용을 담았다.


경제올림픽 실현을 위한 균형재정도 곧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희범 위원장은 “현재 조직위원회의 재정 상황은 세출이 3000억 정도 많은 적자 상황이지만 국내 기업의 스폰서십과 각종 마케팅 프로그램을 통한 수익 창출로 세입 확보에 나서고 있다”며 “아마 올해 말이면 균형재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부족한 열기와 숙박문제·사후활용 등 해결 시급한 과제도


개막을 약 2달여 앞두고 시설 구축과 접근성 강화에는 성공했지만 아직 올림픽에 대한 열기는 부족한 상황이다. 대회에 대한 관심 제고와 더불어 대회 이후 시설의 사후 활용 등에 대한 과제도 남아있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올림픽에 대한 저조한 열기다. 세부 종목별로 살펴보면 국가대표 선수들의 선전이 기대되는 빙상 종목에 관심이 집중되고 설상, 썰매 종목의 판매율은 저조한 편이었다.
비인기 종목의 입장권 판매율 부진에 대해 신용식 조직위 대회조정관은 “홍보 마케팅부터 타깃 분석을 통해 입장권 판매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국내 판매뿐만 아니라 해외 판매, 단체 구매로도 확대해 홍보에 나서고 있지만 잘 붐업되지 않고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현재 올림픽에 대한 관심 제고를 위한 노력은 다방면에서 이뤄지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국제회의, 정상회담 등 외교 활동에서 평창올림픽 홍보를 병행하며 전 국민적 행사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힘쓰고 있다.


대회가 진행되는 강원도 역시 올림픽 홍보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현장설명회 당일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중국 CCTV와 인터뷰를 갖고 올림픽과 대회 개최지인 강원도를 소개했다. CCTV 리포터로는 전 중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였던 리우취홍이 함께했다.

▲ 최문순 강원도지사(오른쪽)은 CCTV와 인터뷰를 갖는 등 올림픽 홍보에 힘쓰는 모습을 보여줬다. 사진 왼쪽은 CCTV 리포터로 방문한 전 중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리우취홍. (사진=이한빛 기자)

최문순 지사는 “도 차원에서도 많은 지원을 통해 성공적인 올림픽을 유치하려고 힘쓰고 있다”며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열릴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조직위는 11월 1일 국내에 도착해 전국을 돌고 있는 성화 봉송과 지역 문화행사를 연계함으로써 올림픽 홍보와 지역문화 융합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평창올림픽이 추구하는 5대 목표를 성화 봉송과 결합해 다양한 이벤트를 계획했다. 내달 11일 대전에서는 카이스트가 개발한 로봇 휴보가 성화 봉송 주자로 참여해 ICT 올림픽을 홍보할 예정이다.


각종 시설에 대한 사후활용 방안 역시 고민되는 문제 중 하나다. 올림픽플라자 등의 시설은 철거 또는 규모 축소가 가능하도록 지어졌지만 일부 시설은 활용 주체와 활용 방안이 결정되지 않아 협의가 계속되고 있다.


신용식 대회조정관은 “강릉 올림픽파크 빙상경기장 2곳과 정선 알파인 경기장 등 사후 활용을 두고 논의가 진행되는 곳이 있다.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활용계획이 도출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 전경(사진=이한빛 기자)

개최지 주변 숙박시설의 비용 문제도 논란이 되고 있다. 현재 평창과 강릉 등 올림픽 개최지 주변 숙박업소 가격은 최대 100만원 이상을 요구하는 등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이에 강원도와 조직위는 지역 숙박업협회를 설득해 숙박요금 인하 등을 요구했다. 또한 지역 호텔 및 리조트 등과 협의해 조기예약이 가능하도록 했고 숙박시설이 부족할 경우 인근 학교 또는 연수원 등을 확보해 숙박시설로 활용할 방침이다.


또한 바가지요금 신고센터를 개설해 비싼 숙박비를 요구하는 업소에 대해서는 세무조사를 진행하도록 했다.


조직위 측은 “경강선 KTX의 개통으로 접근성이 늘어난 만큼 현지 숙박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본다”며 “숙박업자들의 인식도 더 이상 올리면 안되겠다는 인식이 늘어나는 만큼 숙박가격 인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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