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하지만 큰 감동 로맨틱블랙코미디 영화 ‘메리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 지난 11월 29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진행된 영화 '메리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배우와 감독들이 다정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임대형 감독, 배우 고원희, 전여빈, 오정환.

[투데이코리아=노철중 기자]대도시 대형 백화점들을 장식하고 있는 거대하고 반짝이는 트리처럼 크리스마스에는 누구나 화려하고 멋진 어떤 것을 기대하고 꿈꾼다.


이와는 반대로 영화 <메리크리스리스마스 미스터 모>(이하 메크모)는 소소하지만 큰 감동을 주는 선물 같은 영화다. 상업적으로만 치부되고 있는 크리스마스의 잃어버린 본연의 의미도 생각나게 해 주는 고마운 영화다. 그렇다고 종교적인이지는 않다.


▲ 지난 11월 29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진행된 영화 '메리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참석한 임대형 감독.


진부한 소재를 해학적으로 변주하는 연출이 돋보인다. 삶이 너무도 진부하고 보잘 것 없다하더라도, 누군가는 구차하다고 조롱할지라도 그것을 부정하지 않으면서 삶 자체에 따스한 온기를 불어 넣는다. 그러므로 영화는 시각적 화려함을 거부하는 흑백영화일 수밖에 없다.


<메크모>는 어느날 갑자기 암 선고를 받은 시골 이발사 모금산(기주봉)이 자신이 주인공인 영화를 기획하고 영화감독을 꿈꾸는 아들 모스데반(오정환), 스데반의 여자 친구 예원(고원희)과 함께 영화를 완성해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 지난 11월 29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진행된 영화 '메리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참석한 전여빈.


금산은 10년 전 아내를 잃고 홀로 무뚝뚝한 삶을 살아간다. 죽음을 가까이에서 마주하게 된 그는 일상을 다시 되돌아보게 되고 잃어버렸던 자신의 꿈을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홀로 남겨질 아들을 위해 그의 일생일대의 비밀을 고백할 것을 결심한다.


스데반은 영화감독이 되기 위해 서울에서 올라갔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예원의 집에 얹어 살면서 불확실한 미래와 예원에 대한 사랑 사이에 고민하던 찰나, 아버지의 부름을 받고 예원과 함께 고향을 찾는다.


▲ 지난 11월 29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진행된 영화 '메리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참석한 고원희.


한편, 금산은 암 선고를 받은 후 다니던 수영장에서 유독 그에게 살갑게 대하는 자영(전여빈)과 맥주 한 잔을 하게 된다. 자영은 큰 도시 은행에 다니다 시골 은행으로 전근을 온지 얼마 되지 않았다. 이유는 다르지만 비슷한 외로움을 느끼는 두 사람은 맥주를 함께 마시며 어색하면서도 친근한 우정을 다진다.


금산, 스데반, 예원이 함께 영화를 만들기 위한 여정을 떠나는 동안 자영은 금산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갖기도 한다. <메크모>는 이렇듯 금산을 둘러싼 여러 인물들과 에피소드들을 통해 관객들이 잔잔한 미소를 짓게 만들고 결국에는 따뜻한 감동을 받게 만드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 지난 11월 29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진행된 영화 '메리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오정환 배우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쓸데없이 인사만 잘하는 소년, 책 읽다 죽을 것 같은 맥주집 주인, 남 일에 참견하기 좋아하는 수영장 아줌마 등 현실에서는 지루할 것 같은 것을 <메크모>는 미소 짓게 만든다. 찰리 채플린 시대의 무성영화에 대한 향수도 느낄 수 있다. 영화를 꿈꾸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가져봤음직한 ’오마주‘라는 느낌 혹은 행위는 일종의 페이소스로 가미돼 있다.


금산과 스데반의 무뚝뚝한 관계 속에서 언뜻 보이는 사랑의 행동도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만든다. 예원과 스데반의 위태로운 관계 속에서 예원이 무심결에 던진 “내 행복은 네가 책임지는 게 아냐”라는 한마디는 마음에 큰 반향을 일으킨다. 자신과 아버지를 살뜰하게 보살피는 예원에게 스데반은 “고마워”라고 말한다. 영화 내내 담담했던 예원이 감정이 뜬금없이 폭발하는 장면에서는 의외의 뭉클한 감정을 선사하기도 한다.


다육식물을 키우며 외로움을 달래는 자영은 난데없는 금산의 프로포즈에 당황스럽기는 하지만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조금씩 마음을 연다. 표현하는데 서툴고 얄미운 훼방꾼까지 가세하면서 두 사람의 이야기는 더 이상 진전되지는 않지만 짧은 만남으로도 상당히 긴 여운을 주는 애잔한 에피소드로 영화에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크리스마스마를 10여일 앞 둔 12월 14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차분하고 사랑이 넘치는 올해 크리스마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되어줄 것으로 보인다.


▲ 지난 11월 29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진행된 영화 '메리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배우 고원희가 손가락 하트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편, 영화 <메크모>는 지난해 21회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부분에 초청되어 아시아진흥기구(넷팩 NETPAC)상을 수상하고 카를로비바리, 프랑크푸르트, 부에노스아이레스 등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 지난 11월 29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진행된 영화 '메리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임대형 감독이 포토월 앞에서 어색한듯 웃어보이고 있다.


2014년 단편 <만일의 세계>로 서울독립영화제 우수작품상, 미장센단평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등 주목받는 신인 임대형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여기에 TV드라마, 연극·뮤지컬,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신예 배우들 고원희, 전여빈, 오정환 등의 군더더기 없는 연기가 영화의 톡톡 튀는 맛을 더한다. 고원희는 올해 KBS 드라마 ‘최강 배달꾼’에서 철없지만 사랑스러운 금수저 이지윤 역으로 대중의 큰 사람을 받았다. 12월 초 공개 예정인 웹드라마 ‘회사를 관두는 최고의 순간’에서는 N포세대를 대변하는 대표 흙수저 연지를 연기할 예정이다.


▲ 지난 11월 29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진행된 영화 '메리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전여빈이 다정한 손인사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전여빈은 올해 <여자들>, <여배우는 오늘도>, <죄 많은 소녀>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로 평단으로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죄 많은 소녀>로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배우상을 받기도 했다. OCN 드라마 ‘구해줘’에서 홍소린 역으로 대중들의 큰 사랑을 받기도 했다.


오정환은 대학로 연극으로 데뷔해 뮤지컬 배우로도 활약하고 있으며 <메크모>는 그의 첫 영화 데뷔작이다. 이 번 영화에서 길 잃은 청춘이지만 정과 사랑이 넘치는 매력적인 20대 청년을 독특한 스타일로 훌륭히 연기했다.


▲ 지난 11월 29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진행된 영화 '메리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배우 오정환이 수줍은 브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지난 11월 29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진행된 영화 '메리크리스마스 미스터 모'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배우 고원희(왼쪽)와 전여빈이 다정한 듯 어색한 포즈를 취하며 웃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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