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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옥문' 연 예루살렘, 韓 오일쇼크 악몽 재현되나

    5차 중동전쟁 발발 가능성 대두.. '지지' '중립' 어느 쪽이든 오일쇼크 타격 불가피
    기사입력 2017.12.07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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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jpg▲ 예루살렘 테러현장을 경계 중인 이스라엘군.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지옥문'이 열렸다. 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의 성지로 수천년 간 분쟁지역이 되어 왔던 예루살렘이 미국에 의해 현지시간으로 6일 이스라엘 수도로 공식선언됐다. 5차 중동전쟁 발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오일쇼크(Oil Shock) 등 한국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회견에서 "이제는 공식적으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할 때"라며 "오늘의 발표는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간 분쟁에 대한 새 해법의 시작을 알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이스라엘의 실질적 수도인 텔아비브에 소재한 미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을 지시했다.

    미 여야는 이번 선언에 지지입장을 나타냈다. AFP통신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폴 라이언 하원의장(공화당)은 성명에서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영원하고 완전한 수도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벤 카딘 상원 외교위 간사(민주당)도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수도이며 미 대사관 위치는 이를 반영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이스라엘도 환영입장을 표명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 선언 직후 온라인 영상에서 "역사적인 날"이라며 "우리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고 미 대사관 개소를 준비하기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용기 있고 정당한 결정에 깊이 감사한다"고 말했다.

    반면 팔레스타인은 강력반발했다. 온건파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사에브 에카라트 사무총장은 "이번 조치는 팔레스타인-이스라엘 간 합의는 물론 다수 유엔결의안에 완전대치된다"고 지적했다. 무장정파 하마스는 성명에서 "지옥의 문을 열었다"고 경고했다.

    아랍권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AL)도 9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긴급회동을 갖고 대응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범이슬람권 협의체인 이슬람협력기구(OIC)도 시아파 국가인 이란이 참여하는 가운데 조만간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이들은 1948년 이스라엘 건국선언 직후 군사력을 동원해 이스라엘을 공격한 바 있다.

    □ 예루살렘은 어떤 곳?

    예루살렘은 도시 자체로만 보면 별다른 특징이 없는 곳이다. 그러나 기독교, 이슬람, 유대교의 성지라는 점에서 오랜 기간 전쟁터가 되어 왔다.

    예루살렘은 기독교에게 있어서 예수의 고통과 승리의 현장이다. 이슬람교에게는 선지자 무함마드(Muhammad)의 신비한 야간여행의 목적지로, 유대교에게는 가장 거룩한 기억의 보고이자 종교적 경외심의 원천으로 여겨지고 있다. 각 종교권 국가 지도자들로서는 예루살렘을 차지해야만 집권 정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11~14세기 사이에는 기독교, 이슬람교 사이에 지속된 십자군전쟁 등이 발발했다. 그러나 나라 없는 민족으로 수천년 간 세계 곳곳을 떠돌던 유대인들은 성지 예루살렘의 주인이 될 수 없었다. 때문에 이스라엘 건국 직후부터 예루살렘을 네게브 사막 등과 함께 제1의 전략거점으로 노려왔다. 67년 3차 중동전쟁 때 예루살렘은 이들에 의해 완전히 점령됐다.

    이같은 상황전개를 애초부터 예상한 중동 국가들은 48년 이스라엘 건국 직후 1차 중동전쟁을 일으켰다. 이를 시작으로 73년까지 4차례에 걸쳐 크고작은 전쟁이 벌어졌다. 대부분 이스라엘의 완승으로 끝난 탓에 이후로는 무기한 휴전에 돌입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등이 이스라엘 도심에 대한 테러, 로켓탄공격을 가하고 일부 중동국가들이 이를 지원하면서 오늘날까지도 예루살렘을 둘러싼 분쟁은 끝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선언으로 5차 중동전쟁 발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중동 국가들로서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는 건 곧 그들의 종교적·정치적 자살을 의미한다. 이스라엘이 실질적 핵보유국이라는 점에서 핵전쟁에 대한 우려도 쏟아지고 있다.

    □ '오일쇼크' 악몽 재현되나

    이같은 중동 정세변화는 우리나라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73년 4차 중동전쟁 당시의 1차 오일쇼크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잇따른다.

    4차 중동전쟁이 발발하자 현지 산유국들은 '석유의 무기화'를 선언하면서 친(親)이스라엘 국가들에 대한 석유수출 금지조치를 단행했다. 그 결과 국제유가는 불과 1~2달 사이에 배럴당 3달러에서 12달러로 급등했다. 유가급등에 따라 산업화를 진행하면서 수출로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던 우리나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이는 우리나라가 이스라엘과 외교관계는 수립하면서도 적극적인 지지는 기피해 78~92년 사이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이 일시 철수하는 계기가 됐다. 지금까지도 우리나라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공식방문한 사례는 없다.

    이스라엘은 우리나라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한 국가다. 이스라엘과 적대관계인 이란은 북한과 긴밀한 커넥션을 맺고 있다. 다수의 북한산 무기와 핵·미사일 기술이 이란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이스라엘은 전쟁 와중에 노획한 이 무기들을 한국에 수송기로 이송해 우리나라가 북한 군사전력을 파악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첩보차원에서는 국가정보원 등이 중동에서 활동하기 위한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외교적으로도 이스라엘은 중동국가들 중 유일하게 동해를 일본해(Sea of Japan)가 아닌 동해(East Sea)로 표기하고 있다.

    때문에 우리나라로서는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완전히 단절할 수 없는 형편이다. 그렇다고 아랍·이슬람 국가들을 배제할 수도 없다. 이 가운데 5차 중동전쟁이 발발하면 우리로서는 선택의 기로라는 큰 난관에 부닥칠 수밖에 없다. 지금처럼 중립을 지킨다 해도 비(非)산유국의 특성상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경제적 타격을 피해갈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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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코칼럼
  • [김성기 칼럼]집값 대책인지, 세금 더 걷겠다는 건지
  • 김성기 부회장|2018-09-14
  • 서울 아파트 값이 급등하면서 정부가 잇달아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종합부동산세를 비롯한 보유세 중과에 치중해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 정부는 13일 발표한 종합대책에서 종부세를 대폭 강화해 다주택 보유자는 물론 1주택이라도 비싼 주택에 사는 국민에게는 부담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주택임대사업자의 신규취득주택에 대해서도 세제혜택을 축소하고 금융규제 조이겠다고 밝혔다. 특히 서울과 세종시 등의 다주택보유자에 대해서는 종부세 세율을 최대 3.2%까지 중과하고 종부세 부과에 3억~6억원 구간을 신설하는 방안을 공개했다. 부동산 대책에 단골로 나오는 양도세와 보유세 강화, 대출규제 등을 모두 동원, 수요를 억제하고 공급도 늘려 보겠다는 처방이다. 당장 서울 집값이 뛰고 있는 주요인으로 지목된 공급부족에 대해서는 “수도권 내 교통여건 등이 좋은 지역을 선정해 30만 가구규모의 공공택지를 개발하겠다”고 개괄적인 방안만 제시했다. 하지만 집값 잡겠다며 세금을 집중적으로 올리는 게 과연 적절한 대책인지, 실수요자들에게 과도한 세금을 물리는 게 아닌지 의문을 지울 수 없다. 최근 주택 값의 변동을 보면 투기수요가 앞장서 활개를 치기보다는 수년간 지속된 저금리 체제에서 조율되지 않은 설익은 대책발표와 안이한 수급 전망, 현실에 맞지 않는 세금중과가 겹쳐 움직인 부분이 매우 커 보인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기에 여의도.용산개발계획을 밝혀 불길을 당겼고 정부는 집값 잡겠다며 연소득 7000만원 이상 가구에 대해 전세자금 대출보증을 제한키로 했다가 거센 반발에 밀려 철회하는 소동을 빚었다. 한 여당의원은 경기도의 신규 택지개발후보지 자료를 언론에 유출해 시장을 혼란에 빠뜨렸다. 정부가 혼선을 빚는 사이 서울 아파트값은 호가를 중심으로 급등세를 보였다. 집을 팔겠다는 매도세는 사라지고 사겠다는 수요가 몰려 9월 첫째주 서울지역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171.6을 기록, 2003년 지수집계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 4월 양도세 중과조치가 시행된 이후 서울 아파트 매물이 뚝 끊겨 지난 3월 1만4600여건에 달했던 거래건수가 4월부터 평균 5700여건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발표된 부동산 대책에서 올해 3월까지 단기적으로 아파트 매물을 늘려 가격 안정을 유도하기 위해 시한을 정해 양도세 강화를 예고했던 것인데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사실 지금 처럼 보유세와 거래세가 모두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세제 속에서는 시장에 매물이 몰려나올 여지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실수요 1주택자는 생활 여건에 큰 변동이 없는 한 대부분 이전을 꺼리고 다주택자는 매매주택의 전세 보증금을 내주고 높은 양도세까지 물어야 하기 때문 그 부담이 너무 크다. 자칫 보증금에 세금 물고 나면 빚을 내야하는 형편에 몰릴 수도 있다. 종부세나 재산세 등 보유세가 높은 국가에서는 양도세가 거의 없어 최소한 거래에는 큰 부담이 없도록 배려하고 있다. 종부세 부담을 확대한 조치는 이번 정부 대책의 속내가 집값 안정에 있는 것인지 아니면 재정수입을 확대하려는 데 있는 것인지 헷갈린다. 종부세 강화는 은퇴생활자나 중산층의 부담까지 늘려 조세저항을 부를 우려가 없지 않다. 막상 부담이 늘어나는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실제로 투기 근처에도 가본 일이 없는데 정책과 부동산 시장이 이상하게 돌아가 갑자기 세금이 오르면 반발하게 마련이다. 정부는 늘어나는 세액이 얼마 안 된다고 강변하지만 수입이 뻔한 형편에 생활물가와 건강보험료 등 각종 부담금까지 오르고 있어 그 부담이 적지 않다. 정부는 종부세 강화로 예상되는 4100억원 가량의 세수 증가분을 서민주거안정대책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방침이 그러할 뿐이지 실제로 꼬리표가 없는 돈이 어디서 어디로 가는지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일자리 대책에 들어가는 돈이 54조원에 이르고 남북정상회담 이후 판문점 선언 이행에 천문학적인 재정이 투입된다고 한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 처럼 들어가는 돈을 세금으로 채워야하니 종부세를 더 내게 된 국민 입장에서는 뭔가 뒤통수를 맞는 느낌이 들지 않겠나. &lt;투데이코리아 부회장&gt; 필자약력 △전)국민일보 논설실장,발행인 겸 대표이사 △전)한국신문협회 이사(2013년) △전)한국신문상 심사위원회 위원장
  • [권순직 칼럼]기업은 타도 대상인가
  • 권순직 논설주간|2018-09-13
  • 정권이 바뀌면 거의 예외 없이 기업, 기업인은 한차례 곤욕을 치른다. 이른바 기업 길들이기다. 정권 당사자들은 ‘길들이기가 아니라 사회 정의를 확립하는 작업’이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기업인들은 길들이기라고 여긴다. 그리고 태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며, 그 기간 숨죽이고 잔뜩 움츠리며 지낸다. 이 정부 들어 유난히 기업들이 힘들어하는 것은 정권 주류가 대부분 반기업 정서를 갖는 운동권 및 시민운동가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다보니 기업들은 투자에 소극적이고, 보신에 더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여기에다 대기업 오너들의 눈살 찌뿌리게 하는 갑질은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됐고, 정부 눈치 보기에 급급한 인상이다. 고용위기에 처한 정부 입맛 맞춰주느라 재벌들은 거액의 투자계획, 인원 채용계획을 앞 다투어 발표한다. 뜯어놓고 보면 늘상 하는 정도이지 투자나 채용을 특별히 늘리는 수준도 아니다. 그것도 정부에 인심 쓰듯 발표해놓고 실행은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다. 누가 체크할 수도 없고, 이행하지 않았다고 나무랄 수도 없는 일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재벌기업에 대한 뿌리 깊은 반감은 이유가 있다. 1960년대 이후 압축경재성장 과정에서 정부는 재벌위주의 정책을 폈다. 자연히 재벌에 대한 갖가지 특혜가 주어졌고, 이를 자양분으로 크게 성장한 기업들이 성정 과실을 합당할 만큼 사회에 환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재벌과 권력간의 유착 비리는 온 국민이 보아온 사실이다. 기업 오너들의 책임의식 결여도 문제다. 2세 3세로의 경영세습 과정에서 일부 기업은 유능한 후계자로 이어졌지만 상당수는 함량미달 낮은 수준의 세습자가 기업을 맡고 있는 것도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눈살 찌뿌리게 하는 갑질 비리가 터져 나온다. 세 번째는 많은 기업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지만 그들이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그간 받아온 혜택에 부합할 만큼 기여하지 못하는 데 대한 국민들의 반감이 큰 것이다. 여기에 반기업 정서가 강한 정권실세들로부터 압박을 받는 것이 최근 우리 기업들 둘러싼 분위기다. 기업의 사회적 기여를 격려 유도해야 자, 그러면 기업은 타도 대상인가. 필자는 전두환군사정권 시절 국재 재벌랭킹 8위였던 국제그룹이 하루아침에 해체되는 것을 목격했다. 이 무렵 삼성그룹 창업자인 이병철회장을 인터뷰하는 자리에서 “국제그룹 해체를 어떻게 보느냐”고 물었다. 대답은 무척 의외였다. “양정모회장은 자격없는 경영인이다”였다. 같은 기업인으로서의 동정심이 아닌, 가혹한 평가였다. 그 이유를 물었더니 이회장은 “전후 사정이야 어찌됐든 양회장이 거느린 종업원이 10만명이 넘는데, 그들의 직장이 불안해졌고, 가족을 합하면 30~40여만명의 국민이 앞날을 걱정하게 만든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 지금은 알차고 큰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한 한 기업인 이야기. 중소기업을 하던 그의 아내는 월말만 되면 배가 아파 앓아누워야 했다. 월말이면 친정에 가서 돈을 빌려다가 종업원 월급을 지급해야 하니 앓을 수밖에 없었다. 시일이 흘러 이 기업은 탄탄해졌고, 친정으로 돈 빌리려 갈 일이 없어졌는 데도 이 사장 사모님은 월말 배앓이가 상당기간 지속됐다. 최근 고 최종현SK회장 20주기 추도 행사가 이목을 끌었다. 고려대와 연세대 두 대학 총장이 동시에 신문에 기고문을 싣고 최회장을 추모했다. 그들은 최회장이 세운 장학재단으로부터 장학금을 받아 유학했다. 최회장이 세운 한국고등교육재단은 지난 44년간 3,700여명의 인재에게 유학비와 체재비를 지원했다. 아무 조건도 없다. 그간 해외 명문대 박사만도 740명에 이른다.인재 양성에 대한 고인의 집념과 파격적인 장학금 지원은 알게 모르게 우리 사회에 많은 공헌을 했을 것이다. 과거 우리 역사에서도 많은 부자들의 사회 기여를 볼 수 있다. 손꼽히는 부자요 명문가였던 우당 이회영선생 일가는 전재산을 독립운동에 쓰고 자신들은 험하고 어려운 생활을 한 것은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쥬의 표상이다. 경주 최부자 얘기도 유명하다. 광활한 농지 소유자였던 최부자는 인근 10리안에서 굶어죽는 사람이 나와선 안된다며 베풂을 실현했다. 6.25전쟁이 터져 공산주의가 사회를 지배하던 시절 밤이면 부자들을 인민재판정에 불러 심판하고 죽이는 일이 빚어지던 때, 부자이면서도 가난한 이웃을 보살폈던 사람들은 공산주의자들이 앞장서서 보호해준 사례는 전국 곳곳에 널려있다. 그렇다고 지금 우리 사회에서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 기여가 없느냐. 아니다. 수많은 기업들이 엄청난 규모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수행하고 있다. 재단을 만들기도 하고 다양한 형태의 기금을 조성, 이웃과 함께하고 국가 사회에 기여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그 규모가 국민의 요구 또는 선진국에서 이뤄지는 만큼 행하여지느냐는 좀 더 살펴볼 일이다. 어쨌든 기업으로선 좀 억울한 측면도 있을 것이다. 정부나 국민들도 기업을 매도하지만 말고 그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유도할 필요가 있다. 기업을 타도대상으로만 봐선 안 될 것이다. &lt;투데이코리아 논설주간&gt; 필자약력 △전)동아일보 경제부장. 논설위원 △전)재정경제부장관 자문 금융발전심의위원 △현)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운영위원
  • [박현채 칼럼]선진국 되기도 전에 인구절벽 등장
  • 박현채 주필|2018-09-07
  • 한국이 올해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은 국가가 될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임신이 가능한 여성 한명이 평생 낳는 아이의 수인 합계출산율이 올해 2분기에 0.97명으로 1명 이하로 떨어졌다. 통상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출생아 숫자가 더 줄어들어 올해 합계출산률이 처음으로 1명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무척 크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합계출산율이 ‘0명대’를 기록하는 국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엔인구기금(UNFPA)의 ‘2017 세계 인구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198개 나라 가운데 합계출산율이 1명 이하인 나라는 없다. 과거 소련에서 사회주의가 붕괴될 때와 동독이 서독과 통일을 이룬 초창기에 동독 출신 주민들의 합계출산율이 1명에 미달한 적이 있다. 체제 붕괴와 같은 미래가 극히 불투명한 상황에서는 사람들이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비상 상황이 아닌데도 우리나라는6.25전쟁 때보다도 아이를 적게 낳고 있다. 역대급 취업난과 주거난, 양육 부담 등이 체제 붕괴나 전쟁보다도 더 큰 불안을 청년들에게 주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 같다. 대학가에서는 정규직에 취업하기만 해도 플래카드가 나붙을 정도로 취업난을 겪고 있다. 또한 집값과 전세값은 천정부지로 올라 스스로의 힘으로 보금자리를 마련하기도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 특히 자녀 한 명을 낳아 대학을 졸업시키기 까지 3억원 가까이 든다고 한다. 지금과 같은 여건아래서는 비정규직은 물론이고 정규직이라도 아이를 낳아 키우기가 부담이 된다. 그러니 “육아 비용을 고려할 때 한국인들이 정말 열심히 아이를 낳고 있는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이 맞는 말인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2031년을 정점으로 인구가 즐어들 것으로 예상돼 왔다. 그러나 이러한 급속한 출산율 저하로 인구감소 시점이 약 10년 정도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출산율 저하는 필연적으로 생산가능인구(15~64세) 감소로 이어진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생산가능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와함께 ‘고령화사회’가 된지 불과 17년만에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진입하는데 프랑스가 100년, 미국이 70년, 독일이 40년이상 소요됐고 고령화속도가 빠르다는 일본도 24년이나 걸린 것과 비교할 때 세계에서 유례없이 빠른 속도다. 불과 8년후인 2026년에는 고령인구가 20%를 넘어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 구조는 국력을 결정하는 중요 요소이다. 저출산. 고령화는 성장잠재력을 추락시키는 등 사회 전반에 심대한 충격을 가하면서 국가의 미래를 심각하게 위협하게 된다. 생산과 소비가 위축돼 잠재성장률이 낮아지고 노동투입량 감소로 자본을 어지간히 투입해도 성장률을 끌어올리기가 힘들어 진다. 게다가 지금은 젊은이 5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면 되지만 20년 뒤에는 젊은이 2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한다. 복지 비용을 부담해야할 사람은 줄어드는데 반해 수혜를 입을 사람은 늘어나니 가만히 있어도 복지 지출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재정은 악화된다. 건강보험, 국민연금 등도 고갈 위기에 처할 수 밖에 없다. 주요 선진국들은 고령사회로 진입한 지 10~20년이 지나서야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했지만 우리는 이들 두 가지가 거의 동시에 몰아 닥쳤다. 게다가 선진국에 진입하기도 이런 현상이 나타났으니 앞날이 더 어둡다. 정부는 2005년 대통령 직속으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발족시키고 지난 10여년간 100조원이 훨씬 넘는 막대한 예산을 저출산.고령화 대책에 쏟아 부었다. 그런데도 출산율이 높아지기는 커녕 오히려 낮아지고 있다. 출생률 저하는 특히 지방에 치명적이다. 최근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한국의 지방 소멸 2018’을 보면 전국 228개 기초단체 가운데 ‘소멸 위험 지역’이 89곳(39.0%)으로 조사됐다. 그래서 지방정부가 인구 늘리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전남 해남군의 경우, 전국 최초로 출산정책 전담팀을 구성하고 공공산후조리원을 유치하는 등 다양한 저출산 정책을 편 끝에 4년 연속 합계출산율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합계출산율이 2.42명으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현재의 인구규모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출산율인 대체출산율(2.1명)을 넘었다. 이제까지 중앙정부의 정책은 출산과 보육에 집중돼 왔다. 그러나 정부의 일원화된 이러한 대책으로는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없다는 것이 입증됐다. 이젠 사고의 발상을 전환할 때가 된 것 같다. 중앙정부가 주도적으로 정책을 펼치기 보다는 저출산 해소에 힘을 쏟을 수 밖에 없는 지방에 예산을 내려 보내 지방정부 스스로 특성에 맞게 다양한 정책을 펼치도록 하는 것이 효율을 높이는 지름길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lt;투데이코리아 주필&gt; 필자약력 △전)연합뉴스 경제부장, 논설위원실장 △전)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 △전)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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