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환 교수

2016년 농가 소득은 37,197천만원으로 도시근로자 가구 소득의 63%에 불과한 실정이다. 2008년∼2016년 기간 중 농가소득은 연평균 2.5% 증가하였으나 농업소득은 연평균 0.5% 증가하는데 그쳤다. 2016년 농업 소득은 평균 10,068천 원이며, 전체 농가소득 중 농업소득의 비율은 2008년 31.6%에서 2016년 27.1%로 하락하였다. 반면 2016년 농외소득은 15,252천 원으로 동기간 연평균 3.8% 증가하였고, 이전소득도 8,783천 원으로 연평균 6.5% 증가하였다.

위 통계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의 농가소득은 도시근로자에 비해 상대적인 낮고 정체되어 있어 농가소득 향상은 식량안보와 더불어 우리 농정의 최고 목표 중 하나이다. 그러나 정부는 농가소득 향상이라는 추상적인 목표만 제시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목표와 달성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이는 시장 개방 확대 등으로 인한 국내농산물의 판로 제약 및 농산물 가격 하락으로 소득 향상에 한계가 있고 농가소득이 자연조건 등 외부적인 환경변화에 의해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농가소득 5천만원 달성이라는 다소 의욕적이지만 구체적인 소득향상 목표를 제시하고 농협 임직원들로 하여금 목표 달성을 위해 매진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드라이브는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1회성 캠페인으로 끝나버릴 우려가 크고, 가시적인 성과가 없으면 오히려 농업인에게 실망감만 안겨줄 수도 있다.

농가소득 향상이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농업구조 및 농가소득에 대한 철저한 이해를 바탕으로 구체적이고 실천가능한 대안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실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진단없이는 실현가능한 대안 제시가 어렵기 때문이다. 농가소득 향상관련 정책 수립시 고려해야 사항을 몇 가지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농가계층별 소득의 특성을 명확히 이해하고 계층별로 차별화되는 소득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지금의 농가소득 증가추세가 계속되면 향후 5년 내에 농가 소득 5천만을 달성하기는 요원할 뿐 아니라 잘못하면 모든 농가 소득을 5천만원으로 해 주겠다는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도 있어 유의해야 한다. 현재 농가소득은 규모별, 연령별로 상당한 편차를 보이는 등 불평등도가 심해지고 있어 농가 계층별 맞춤형 소득정책이 필요하다. 연령대별 농가소득을 살펴보면, 30대의 농가소득은 77백만원을 상회하고 있으나 70대 고령농의 소득은 24백 여원으로 30대 농가소득의 3분의 1에 불과한 실정이다.

둘째, 농가소득 증대는 농가 구조조정을 전제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외형적인 농업소득 확대기회가 제약되는 상황에서 6차산업화 등을 통한 농외소득 증대가 대안이 되겠지만 적극적인 구조조정없이 농가소득을 획기적으로 증대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다. 농가소득정책의 목표를 어느 일정 규모 이상의 전업농 소득을 도시근로자 소득에 근접시키는 것으로 하고, 도시근로자 수준의 소득을 벌 수 있는 전업농 규모를 작목별로 설정하여 그것에 입각하여 농가 규모화를 추구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농가소득 증대를 위한 농업인 스스로의 자구적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재해보험, 직불제, 6차산업화와 같은 정부의 소득안정화 정책도 필요하지만 가격안정화, 부가가치 증대와 같은 분야에서는 농업인 스스로의 자구적 노력도 필요하다. 특히 가격폭락에 의한 소득감소를 막기 위해 농업인이 품목별로 조직화하여 사전, 사후적으로 수급을 조절할 필요가 있으며 조직별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여 판매되는 농산물의 가치를 증진시킬 필요가 있다.
넷째, 경지면적이 0.5ha 미만이고 연령이 65세 이상인 영세 고령농은 각종 복지대책과 연계한 소득 확대정책이 필요하다. 이들 계층은 농업소득 증가율이 낮기 때문에 농업소득의 증가만 가지고 적절한 소득을 올릴 수 없기 때문에 농업구조조정과 연계성을 가지면서 농외 소득 및 복지 확대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상으로 농가소득 정책 방향을 간략히 제시해 보았다. 이외에도 다양한 농가 소득 증대 방안이 있겠지만 냉철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실효성있는 대안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야 할 것이다.
<안양대학교 국제통상유통학과 교수>

필자 약력
△미국 위스콘신대 농업 및 응용경제학과졸(경제학 박사)
△농식품신유통연구원 원장
△농협중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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