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라질산 애플망고. (사진=롯데마트 제공)

[투데이코리아=노철중 기자]최근 정부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 함께 한미FTA 재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2월 1일 공청회를 끝으로 산업통상자원부는 그동안 각계와 여러 차례 진행한 공청회 의견을 검토한 뒤 한‧미 FTA 개정 조약 체결 계획을 수립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농축산 관련 농가들이 거세게 반발해 한 차례 공청회가 파행을 겪기도 했다. 이는 그동안 FTA로 패해를 입은 농가들이 또 다시 피해를 입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2007년 한미 FTA 체결을 시작으로 여려 국가들과 FTA를 체결했다. 결과적으로 농수축산업 전 분야에 영향을 미치게 됐다. 악영향도 많았다. 그렇다고 손 놓고 가만히 앉아 있을 수는 없는 노릇.


국내 농수축산 분야에서 정부도 농어민들도 변화하고 있다. 국내 과일 농가들도 마찬가지로 피해를 입은 것은 분명하다. 본지는 한미 FTA 10년을 즈음해 과일을 중심으로 국내에서 일고 있는 변화를 읽어보고자 한다.


산지다변화 전략 택하는 대형마트들


전문가들은 FTA 체결국이 늘어난 만큼 수입량과 수입처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요가 없으면 공급도 없는 법. 국민의 과일 소비 패턴의 변화도 여기에 한 몫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형마트들은 산지다변화를 꾀하고 있는 중이다. 롯데마트는 최근 브라질산 애플망고를 선보였다. 그동안 태국, 페루 등에서 수입되는 게 일반적이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늘어나는 수입과일에 대한 고객 수요를 고려해 보다 다양한 수입과일을 저렴하게 선보이기 위해 해외 산지 개발에 지속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롯데마트는 국산과일과 수입과일의 매출 신장률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2016년과 2017년(1~10월) 간 수입과일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4.5%, 3.9% 가량 신장한 것에 비해 국산과일은 같은 기간에 전년 대비 -0.9%, 0.4% 신장하는데 그쳤다.


이러한 차이는 FTA 체결 국가들이 늘어난 것에서 비롯됐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망고, 체리, 오렌지, 바나나 등 수입국가 수가 2007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소비자가 많이 찾는 바나나의 경우 2007년에는 9개 국가에서 수입하던 것을 올해에는 14개 국가에서 수입하고 있다.


▲ 수입과일 품목별 수입국가 및 수입중량. 중량단위 톤 (표=롯데마트)(자료=관세청)


2017년 10월 31일 기준 망고는 11개 국가, 체리는 9개 국가, 오렌지는 7개 국가에서 수입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과일을 수입하는 국가들을 살펴보면 바나나의 경우 필리핀, 에콰도르,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인도네시아, 베트남, 멕시코, 페루, 필리핀, 태국, 미국, 콜롬비아, 인도 등이다.


업계 1위 이마트도 수입과일 산지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인도산 망고를 대형마트 최초로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이마트에서 판매된 망고의 95%는 필리핀과 태국산이었지만 인도산 망고 판매를 시작으로 동남아 국가에서 벗어나 수입 국가를 다변화 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이마트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오렌지나 바나나, 체리 등의 수입 국가를 바꾸고 있다. 필리핀에서 90%이상 수입하던 바나나를 에콰도르에서도 들여오고 있고 미국산 오렌지 대신에 스페인산 오렌지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수입산지 다변화에 대해 “특정 국가에서만 수입해 올 경우, 해당 국가의 기후 변화나 무역환경 변화 또는 수확되는 시기로 인해 국내에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국내 판매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면서 “산지를 다양화 하면 안정적인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북미지역의 냉해 피해로 인해 국내 오렌지 시세가 급등하고 공급부족 현상을 경험한 직후 대체 산지 발굴에 나서 미국산 대비 20% 가량 저렴한 스페인산 오렌지를 도입하게 됐다는 것이다.


안정적인 가격이 소비자에게나 이마트에게나 모두 이익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낮아진 관세 장벽이 누구에게나 이로운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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