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트렌드에 맞춘 신품종 과일 눈길…홍보 및 판촉도 관건

▲ 지난 11월 29일 오전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식품관에서 '만년설 딸기'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현대백화점 제공)

[투데이코리아=노철중 기자]FTA 체결 국가가 증가한 가운데 대형마트들이 산지 다변화를 꾀하고 특이한 과일을 선호하는 소비 트렌드로 인해 우리 주변에는 수입과일들이 넘쳐난다. 하지만 농가 스스로 변화를 꾀하고 정부도 신품종 개발로 이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지난 10월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과일수입현황에 따르면 과일 수입량은 2007년 55만2771톤에서 지난해 76만463톤으로 10년간 20만7692톤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입액도 6억2092만달러 증가한 11억5813만달러를 기록했다.


당시 위 의원은 “수입과일이 우리 과일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다”면서 “우리 과일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외국산 과일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약 22.5%로 추정되며 최근 몇 년 동안의 수입 추이를 볼 때 앞으로 점유율은 빠르게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런 변화에 농가와 정부도 마냥 손을 놓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다. 농가 스스로 작물을 개발하고 정부는 신품종 개량화 작업에 힘을 쏟고 있다.


농부 스스로 일군 노력의 결과물들…만년설딸기·4000송이포도나무·애플수박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국산 신선 과일은 하얀색 딸기인 ‘만년설 딸기’다. 딸기가 빨갛다는 편견을 깬 아주 독특한 사례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경남 산청의 귀농 농부인 박동영 씨가 우연히 하얀색 딸기 개체를 발견하고 이를 연구·개발해 국립종자원에 신품종 등록까지 마쳤단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당도가 높은 수입과일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13~14브릭스(Brix)의 당도를 자랑한다. 지난달 29일부터 현대백화점 전국 15개 점포 식품관에서 전격 판매되고 있다.


▲ 지난 5월 김해시 한 애플수박 농장에서 한 농부가 애플수박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김해시농업기술센터 제공)

전북 고창에는 한 그루에 4000송이가 열리는 포도나무가 있다. 도덕현 희성농장 대표는 일반적으로 하는 줄맞춰서 가지치기를 하지 않고 그냥 나무가 잘 자라도록 놓아둠으로써 이러한 결실을 맺었다고 전했다. 자가제조한 퇴비를 이용해 토양관리 및 시설환경을 유지해 건강한 나무를 만들어가는 게 비결이다.


새롭게 일고 있는 과일 트렌드 변화도 흥미롭다. 1인 가구와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족 증가 트렌드 맞춘 신기한 과일들을 선보이고 있는 것.


경북 고령군 쌍림면에는 일명 ‘애플수박’이 덩굴이 아닌 나무에서 자란다. 사과만한 크기이긴 하지만 당도는 일반 수박과 비슷해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이 애플수박도 2014년 한 농부가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애플수박이 대형마트 등에서 인기를 얻음에 따라 애플수박 재배기술을 전수하는 각 지역 농업기술센터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신품종 개발 외에도 홍보·판촉도 중요한 요소


지난 12일 국립종자원은 2017년 대한민국우수품종상 대회 수상품종 8점을 선정 발표했다. 이중 2품종이 과일이다. 하나는 국무총리상을 받은 썸머킹 사과로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썸머킹은 7월 중하순에 수확이 가능할 정도로 성숙이 빨라 여름철 유통되는 외국품종인 ‘쓰가루’를 대체할 수 있는 품종이다. 쓰가루보다 과즙이 풍부하고 식감이 좋아 여름에도 맛있는 우리 품종의 사과라는 점이 높게 평가 받았다.


▲ '썸머킹 사과' (사진=국립종자원 제공)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을 받은 ‘싼타’ 딸기는 겨울철 하우스 재배용으로 조기 수확이 가능하고 단맛과 신맛의 적절한 조화로 식미가 우수하며 과실이 크고 단단한 다수확 품종이다.


대한민국우수품종상 대회는 2005년 처음 시작해 올해까지 13회 동안 42개 작물 95개 품종에 대해 시상한 바 있다. 올해에는 종자수출을 통해 시장 개척·확대에 기여한 품종을 시상하기 위해 수출품종상을 신설했고 육종가의 우수 신품종개발 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시상금을 대폭 인상했다. 이는 국내를 넘어 해외로 시장을 확장해 국내 농가의 소득원을 확대하려는 정부의 의도가 읽히는 대목이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수도권 농협 하나로클럽에서 ‘참다래’ 시식 및 판매행사를 진행했다.


2014년 농진청이 육성한 골드계열 참다래 품종인 ‘스위트골드’는 제주지역을 중심으로 11월 상순부터 수확이 가능하고 당도는 16~20브릭스로 수입 과일에 뒤지지 않는다.


농진청은 소비자 기호에 맞는 새로운 맛과 향을 가진 과일 품종을 매년 육성 보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농협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원예 분야 신품종 마케팅 지원 및 판매촉진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내년에도 새로운 우리 품종 과일의 유통 활성화를 위해 농협과 시식 및 판매 행사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명숙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기술지원과 과장은 “소비자들의 과일 구매 패턴이 품질 위주로 바뀌고 있는 추세”라며 “평소 우리과일 품종을 보다 손쉽게 접할 수 있도록 산지육성은 물론 농협과의 연계를 통해 홍보 및 판매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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