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경찰, 한국 출신 北 밀수중개인 검거 “北에 충성하는 간첩”

▲ 호주 현지방송이 공개한 ‘北 무기중개인’ 최모 씨(오른쪽 빨간 티셔츠).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일부 청소년·청년 사이에서 “요즘 세상에 간첩이 어디 있나” “보수정당 안보중시는 여론몰이” 등 섣부른 예단과 안보불감증이 뿌리 박힌 시기에 호주에서 ‘한국계 북한 간첩’이 검거됐다.


‘디 오스트레일리언’ 등 현지언론 보도에 따르면 호주 경찰은 현지시간으로 17일 북한산 탄도미사일 부품, 석탄 해외밀수를 중개한 한국계 호주 국적자 최모(59)씨를 기소했다. 닐 고건 연방경찰 부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 씨가 어떠한 지고한 애국적 목적을 위해 행동한 것으로 믿어진다”며 그를 “북한에 충성하는 간첩(loyal agent of North Korea)”으로 규정했다.


고건 부청장에 따르면 최 씨는 한국 출생으로 호주로 이주한 뒤 30여년 간 현지에서 거주했다. 북한산 탄도미사일 유도 소프트웨어의 다른 ‘국제기관’ 판매 중개를 하는 등 북한을 위해 외화벌이를 해왔다. 이번에 수천만달러 규모의 밀수를 시도하려다 ‘외국 정보기관’ 제보로 적발됐다.

맬컴 턴불 총리는 이날 최 씨 기소에 대해 “매우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며 “북한 정권은 무모하고 범죄적이다. 모든 국가가 대북제재를 강화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음지에서 양지를 지향하는’ 국가정보원 등 대공기관 특성상 간첩검거는 매우 은밀히 이뤄져 일반에 알려지는 경우가 드물다. 2013년 10월 법무부 발간 ‘2003년 이후 간첩사건 구속자 현황자료’에 의하면 대북 유화정책을 펼친 노무현 정부 시절에만도 14명의 간첩이 체포됐다. 우리가 평화를 추구하는 사이에도 북한은 정보수집, 암살공작 등을 통해 ‘남한 붕괴’를 기도하고 있는 셈이다.

‘주체사상’ 창시자로 한 때 북한체제 권력서열 3위였다가 97년 망명한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는 북한간첩이 5만 명에 이른다고 생전에 증언했다. 노무현 정부를 사실상 계승한 현 정부 집권 하에서도 우리 사회 곳곳에 남파간첩 또는 최 씨와 같은 자생(自生)간첩이 은신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정보당국 내에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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