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2019년까지 연간 480톤 수소 생산 플랜트 구축

▲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2014년 남태평양에서 발견한 미생물 ‘알지버가 패시피카(Ochrovirga pacifica)’.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저 멀리 남태평양 깊은 바다에서 살고 있는 원시 해양 미생물이 우리나라 에너지 공급을 책임질 차세대 수소에너지원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해양수산부(장관 김영춘)는 향후 3년간 약 120억원을 투입해 발전소 부생가스(철강 등 제품 생산과정에서 부산물로 발생하는 가스)와 해양 미생물을 이용한 친환경 바이오수소 생산기술 상용화 연구에 착수한다고 최근 밝혔다.
이번 상용화 연구는 플랜트 설계 전문기업인 ㈜경동엔지니어링이 주관한다. 또 고등기술연구원, ㈜제일엔지니어링,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이 협동기관으로 참여한다. 이들은 연구기간 동안 바이오수소 생산을 위한 데모 플랜트 구축, 대량생산 실증, 경제성 분석 및 비즈니스 모델 개발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최근 세계 각 국은 화석연료 고갈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 파리기후협약 등 온실가스 감축 규제 강화로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수소는 연소과정에서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고 발전효율이 높아 대체 에너지원으로서의 성장 잠재력이 풍부하다.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 보급 확대 등으로 수요도 점차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현재 생산되는 수소(국내 연간 생산량 191만 톤. 거래량 26만 톤) 중 96% 이상은 화석연료에서 얻고 있어 신재생 자원을 활용한 수소 생산기술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에 해수부는 KIOST와 함께 2009년부터 해양미생물을 이용해 친환경 에너지원인 바이오수소를 생산하는 원천기술 개발을 추진해 왔다.
연구를 맡은 KIOST의 강성균·이정현 박사팀은 2010년 초고온성 해양미생물 ‘NA1’이 일산화탄소(CO), 개미산과 물의 화학반응을 촉진하는 촉매로 작용해 수소를 만들어내는 기작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실험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 학술지인 네이처(Nature)지 2010년 9월호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또 2011~2014년 사이 KIOST 내에 소형 플랜트를 구축해 제철소 부생가스를 활용한 수소 생산에 성공했다. 수소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부생가스 처리에 최적화된 NA1도 개량했다. 2015~2017년에는 당진제철소 부생가스를 이용하는 파일럿 플랜트(1톤 규모)를 구축해 수소를 장기간(1개월 이상) 연속적으로 생산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이 기술을 이용해 수소를 생산할 경우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물질을 배출하지 않게 된다. 제철소나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이자 대기오염 물질인 일산화탄소를 원료를 이용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대기오염 저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해수부는 지금까지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해양바이오 수소 생산기술 상용화를 위해 기존 파일럿 플랜트의 약 100배 규모에 달하는 데모 플랜트를 구축할 계획이다.
새롭게 구축되는 데모 플랜트는 충남 태안에 있는 한국서부발전(주) ‘석탄가스화 복합화력 실증 플랜트(IGCC)’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합성가스를 원료로 이용한다. 한국서부발전(주)으로부터 플랜트 구축을 위한 부지와 합성가스를 제공받을 예정이다.
2019년 데모 플랜트가 구축되면 연간 480톤 가량의 수소를 1kg당 약 3,700원 수준의 단가로 생산할 수 있게 돼 본격적인 상용화를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수부는 이번 연구를 통해 플랜트 설계·운영에 관한 특허권까지 확보해 수소공급 뿐만 아니라 플랜트 수출을 통한 고부가가치 창출형 비즈니스 모델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앞으로 이 기술을 활용해 연간 5천톤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상용 플랜트 8기가 구축되면 우리나라 연간 수소 거래량(약 26만톤)의 약 15%(4만톤)를 해양 바이오수소로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강용석 해수부 해양환경정책관은 “해양생물자원을 활용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이 기술이 상용화 돼 경제성까지 확보된다면 향후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해양생물자원을 활용한 에너지와 신소재 개발을 적극 지원해 해양바이오 산업을 혁신성장 산업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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