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당 윤리위서 결정… ‘공산당’ 등 발언 결정적 사유로 알려져

▲ 22일 라이언 인형을 들고 당사를 항의방문한 류여해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당무감사 결과에 따른 당협위원장 직위 박탈 앞에 잇따른 돌출행동을 해온 류여해 전 최고위원이 자유한국당에서 26일 제명됐다.


정주택 당 윤리위원장은 이날 윤리위 전체회의 후 기자들에게 “류 최고위원이 지금까지 해온 돌출행동이나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해당(害黨) 행위가 심각하다고 판단해 제명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번 제명으로 류 전 최고위원은 당적 박탈은 물론 최고위원직에서도 물러나게 됐다. 또 향후 5년간 재입당이 금지됐다.


류 전 최고위원은 자신에 대한 서울 서초갑 당협위원장 자격박탈 등 내용을 담은 17일 당무감사 결과 발표 후 홍 대표를 상대로 ‘마초’ ‘토사구팽’ ‘후안무치’ 등 비난을 쏟아냈다. 심지어 당과 관련해서도 ‘홍(준표) 최고존엄 독재당’ ‘공산당’ 등 거침없는 발언을 이어갔다.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 가운데 당을 '공산당' 등에 비유한 게 이번 제명의 결정적 사유가 된 것으로 알려진다.


홍준표 대표를 심증만으로 비방한 것도 제명 원인으로 작용했다. 정 위원장은 “류 최고위원이 ‘홍 대표가 자신과 가까운 의원을 당협위원장으로 임명하기 위해 나를 몰아냈다’고 자의적으로 비방한 내용 등이 문제가 됐다”고 지적했다.


류 전 최고위원은 홍 대표 ‘성희롱’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홍 대표가 ‘밤에만 쓰는 게 여자’라고 말했다는 류 전 최고위원 주장 앞에 홍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나는 24년 정치생활을 하면서 단 한 번도 성희롱 발언을 한 일도 없고 성희롱으로 구설수에 오른 일도 없다”고 일축했다.


류 전 최고위원은 자신의 주장들을 뒷받침할 근거는 아직 제시하지 않고 있다. 그는 2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성희롱 주장과 관련해 녹취록 등 증거가 있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그 대화를 하는 도중에 누가 녹음을 하겠나”고 답했다.


“피해를 당한 여성에게 녹취록이 있느냐, 증거가 있느냐 이렇게 이야기하면 여성들이 제일 억울해한다”며 논지를 흐리려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여성이 아닌 정치인 입장에서 답해달라는 진행자 주의에 류 전 최고위원은 “여러가지 녹취록을 갖고 있다”며 성희롱 외 비난들에 대해서는 근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홍문표 사무총장은 27일 cpbc가톨릭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 인터뷰에서 류 전 최고위원에 대해 “어떤 분석을 해도 정상적이 아닌 것 같다”며 “그냥 정치적으로 홍준표 끌어내리고 홍준표 욕하고 우리 당 망신시키는 것 외에는 지금 하는 일이 없다”고 지적했다.


류 전 최고위원 ‘자숙’도 요구했다. 홍 사무총장은 “당무감사에서 (류 전 최고위원이) 뭐를 잘못 받았는가, 이 부분에 대해 소명해달라면 우리는 전부 깔 수 있다”며 “당무감사에서 자기가 합격을 받지 못한 부분은 뒤로 숨겨놓고 있다”고 꼬집었다.


류 전 최고위원이 자신의 인기만을 위해 이같은 돌출행동을 한다는 주장도 당내에서 나왔다.


한국당 부대변인단은 26일 기자회견에서 “기이한 행동과 퍼포먼스가 대중의 관심을 끌자 천지분간을 못한 채 소시오패스처럼 정신분열증적이고 정치파탄적 기행을 일삼고 있다”며 “한국당을 마치 공산당에 빗대어 비아냥거리는 막말을 닥치는대로 내뱉고 있다”고 비판했다.


류 전 최고위원은 당협위원장 박탈과 관련해 22일 당사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회의에 항의방문하면서 ‘카카오프렌즈 라이언 인형’을 들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26일 제명발표 직후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밥 먹으러 왔다. 꼬기(고기) 꼬기! 잘 먹고 있다”는 글과 함께 웃는 표정으로 고기를 먹는 사진을 올려 시선을 모았다.


류 전 최고위원은 작년 12월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비대위 시절 윤리위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당 수석부대변인으로 당 팟캐스트 ‘적반하장’ 진행자를 맡으며 인기를 얻다 지난 7월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에 선출됐다. 잇따른 돌출행동과 이번 제명으로 여야 어디든 정계복귀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정치권에서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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