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청소부 역할… 70년대 이후 종적 감춰

▲ 환경부는 구매공고를 내고 쇠똥구리(사진) 복원에 착수했다.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환경부가 멸종된 쇠똥구리 복원을 위해 ‘마리당 100만원’에 구매하겠다는 공고를 최근 냈다. 10개 업체가 입찰에 참여한 가운데 쇠똥구리를 다시 볼 날이 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쇠똥구리는 과거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소 사료가 풀에서 곡물 위주 배합사료로 바뀌면서 배출된 소똥을 섭취할 수 없어 70년대 이후 38종의 쇠똥구리 중 대부분이 멸종하거나 멸종위기에 처했다. 성신여대 연구팀이 10여년간 전국에서 멸종 쇠똥구리를 찾으려 했으나 실패했다.


다양한 짐승의 변을 경단 모양으로 만든 후 물구나무를 선 채 뒷다리로 굴리는 모습으로 유명한 쇠똥구리는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박테리아가 분해하기 어려운 섬유질 등을 섭취한 후 배설해 땅속에 스며들게 함으로써 환경오염을 막고 대지도 기름지게 한다. 배설된 변은 냄새가 하나도 나지 않으며 흙과 다름없다. 쇠똥구리는 토룡(土龍)이라 불리는 지렁이와 함께 농민들에게 더없이 중요한 곤충인 것이다.


쇠똥구리는 물구나무 자세로 뒷다리로 먹이를 굴리면서 이동함에도 항상 정확한 코스를 따라 움직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많은 곤충학자들이 연구한 결과 낮에는 인간이 감지할 수 없는 태양의 편광된 광선을 따라, 밤에는 은하수 빛을 따라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쇠똥구리 복원에 성공한다 해도 여전히 소 사료가 곡물 위주 배합사료인 상황에서 제대로 번식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학계 일각에서 제기된다. 당국이 자연방사 대신 인위적으로 번식시킨다는 계획을 세우자 예산만 낭비하는 ‘반쪽복원’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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