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권규홍 기자] 2017년 어느 때 보다도 다사다난했던 한해가 어느덧 점점 저물어 간다. 2017년은 1987년 6월 항쟁이 일어난 뒤 대통령 직선제를 골자로 하는 87년 개헌 이후 우리 국민들에게 잊을수 없는 한해로 기억될 것이다.

2016년 10월말 JTBC의 태블릿 PC 보도이후 그간 의혹으로만 존재했던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걷잡을수 없이 터졌고 결국 국민들은 1987년 6월 항쟁에 버금가는 국민적인 촛불집회를 이어갔다.


국회에서 박 대통령 탄핵안이 이뤄졌고 2017년 3월10일 헌법재판소에서는 박 대통령의 탄핵이 선고 되었다. 새로 뽑힌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적폐와의 전쟁을 선언했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재벌 저승사자로 불리는 김상조 위원장을 발탁했다. 김 위원장은 취임직후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있는 갑질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고강도의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업계의 반발을 계속 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김 위원장은 28일 하도급거래 공정화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갑질 근절 방안에 대책을 마련 하고 있다.이날 발표한 하도급거래의 주 내용은 먼저 대기업, 중소기업간의 힘의 불균형 해소와 자율적 상생협력의 수직적, 수평적 모델 확산, 법집행 강화 및 피해구제 실효성 제고를 골자로 23개의 세부 방안을 수립했다.



▲ 김상조 공정거래 위원장이 하도급거래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방안의 개요를 설명하며 영업 이익률 측면에서 좋은 성과를 실현하는 대기업과 더욱 영세화 되고 경영이 어려워지는 중소기업간의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갈수록 커져만 가는 양극화는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을 잃게 하여 경제 전망을 어둡게 하며 대·중소기업간의 불공정한 거래 조건속에 파생되는 성과의 편향적 분배가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우선 하도급 계약과정에서 하도급업체가 동등한 지위를 행사할수 있도록 하였다. 대기업이 납품 단가를 깍기 위해 원가를 비롯한 경영정보를 공개할 것을 하도급법에 위법행위로 명시하기로 하였으며 원 사업자가 하도급업체에 전속 거래를 강요하는 것 역시 위법행위로 규정 했다.

또한 대기업이 하도급 계약을 빌미로 기술을 빼가는 행위에 대한 전속고발제를 폐지하고 하도급업체가 대기업을 상대로 집적 검찰에 고발할수있게 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에 대한 손해배상 범위는 현행 ‘3배 이내’로 제한된 것을 ‘10배 이내’로 확장시켰다.


그 간 대기업들의 갑질 행위는 일일이 열거할수 없을정도로 사회를 어지럽혔다. 대기업의 갑질 논란이 본격적으로 터져나오기 시작한건 2013년 남양유업의 대리점 강매사건으로부터 였다고 불수 있다. 당시 남양유업의 영업사원이 대리점주에게 욕설과 반말을 하며 물건을 강매하는 통화 내용이 녹취가 되어 풀린 후 사태는 걷잡을수 없이 커졌고 결국 남양유업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공정위 조사결과 사과문 이후에도 남양의 갑질은 계속되고 있었다는 사실이 공개 되며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결국 소비자들은 남양유업에 대해 불매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남양유업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마트에서 타 제품보다 싼가격에 제품을 내놓는 판매전략을 현재 쓰고 있다.

남양사태가 기폭제가 된 이후 미스터 피자, BBQ, 하림, 호식이 두 마리치킨, 파리바게트, 종근당, 대한항공, 포스코등등 기업의 규모와 업종을 막론하고 사회 이곳저곳에서 갑질 사태가 고발되었고 매번 시민사회의 분노는 가실줄 몰랐다.





▲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는 김웅 전 남양유업 대표

최근엔 대학 교수들이 학생들에게 막말과 폭언, 폭행을 한 사태가 줄을 이었고 학생들은 선배가 후배에게 폭행과 협박을 일삼는 사실이 사회면을 매번 달구고 있다.

그리고 대구 가톨릭대와 성심 병원, 인천 성모병원은 일선 간호사들에게 선정적인 춤을 추게 강요하거나 길거리에서 병원 홍보 전단지를 배포하게 하고 임신한 간호사들에게 과다 근무를 시키는 등의 과도한 갑질을 벌였고 노동부 감사마저 방해하는 등의 행태를 벌여 사회적으로 논란을 야기했다.


공무원 사회에서도 갑질은 만연했으며 심지어 검찰 내부에서도 갑질로 인해 신임 검사가 부담감을 견디지 못해 사망하는 사건도 벌어졌고, 국민들의 공분을 산 육군 박찬주 대장 부부의 공관병 노예 갑질 사건은 경악을 금치 못하게 했다.



▲ 희대의 공관병 노예 갑질 사태를 벌인 박찬주 대장

▲ 춘천 한림병원 앞에서 여성단체가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 사회는 갑질로 인해 병들었으며 서로가 서로에게 불신을 초래하며 사회적인 신뢰관계가 깨어진 상태이다. 해당 주인공들은 그때마다 언론에 나와 고개를 조아리고 국민앞에 사죄한다는 시늉을 내었지만 결국 이후엔 솜방망이 처벌로 귀결되거나 달라지는 모습이 없어 그럼 그렇지 하고 시민들에게 체념섞인 한숨을 짓게 하고 있다.


정신의학계에서는 이 같은 갑질이 한국사회에 아직 남아있는 이유에 대해 봉건적인 잔재의 산물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남자들이 상하관계가 완벽한 군대를 다녀오고 선후배관계가 깍듯한 대학, 회사 시스템 아래를 지내 다 보니 갑질이 끊일 수 없는 구조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을들은 부당한 행위를 받아도 사회적으로 낮은 지위와 갑질을 알면서도 자신에게 피해가 갈까봐 용인하는 집단구조속에 속앓이를 할 수밖에 없으며 갑들에게 이뤄지는 미미한 처벌 시스템 역시 을들에게 절망을 주고 있다.


정신의사들은 갑들은 일종의 자기애적(Narcissism)인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이들은 남들과 달리 자신은 특별한 존재고 남들보다 우월하다는 과장된 느낌속에서 살고 있다고 보았다. 그렇다 보니 과도한 자기 중심성으로 인해 타인의 감정에 무관심하게 되며 을들은 자신에게 끊이없는 만족을 줘야하는 존재로 인식을 하게 되고 갑질에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결국 이들의 행동은 일종의 정신적인 장애로 볼 수 있으며 이들이 스스로 이를 깨닫지 못하고 개선의 노력이 없다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정부 차원의 엄정한 갑질 처벌과 제도 개선, 사회 질서를 바로잡는 계도적인 노력으로 이들에게 경고를 날리는 방침이 먼저 선행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갑들은 자신의 위치에 안주하여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는 것이 얼마나 큰 사회적 문제를 야기시키는지 스스로 느껴야 하고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고 배려하는 자세가 필수로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이타적인 자세를 가진자에게 해당 집단은 권력을 맡겨야 할 것이다.


다가오는 2018년에는 부디 갑질이라는 단어보다 상생과 협력, 배려라는 단어가 더 많이 나오길 가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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