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원식 교수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발표에 의하면 2015년 우리나라의 ICT(정보통신기술) 발전지수는 세계 1위이다. ICT를 바탕으로 우리나라는 전자정부 지수를 포함한 각종 정보화 수준에서 항상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데이터 수집 용량이 많아지고 이를 이용하는 빅데이터 분석과 SNS 등의 기술이 발전하여 우리가 과거에 생각하지 못했던 여러 가지의 정보이용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 변화의 이면에는 어두운 면이 있으니, 그로 인하여 생겨나는 정보격차(Digital Divide)이다. 정보격차는 주로 경제적, 지역적, 신체적 또는 사회적 기회의 불균등으로 인하여 발생하는데, 2016년에 통계청이 발표한 취약계층 디지털정보화 종합수준을 보면 일반국민을 100으로 할 때 장애인 65.4, 저소득층 77.3, 농어민 61.1, 장 노년층 54.0으로 나타났다. 농촌지역은 농어민과 장 노년층의 구성 비율이 높아 정보화 수준이 상대적으로 대단히 낮음을 예상할 수 있다.

정보화 수준이 낮은 계층은 정보화에 적응하지 못하여 행정, 복지 등 사회적 서비스에서 사회 참여 기회가 제한되고 새로운 지식 습득이 저해되어 사회로부터 소외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특히 지역적으로 볼 때 도시와 농촌지역의 정보격차는 점점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 이유로는 농촌과 도시의 소득격차로 인한 경제적인 면, 농촌 인구의 고령화, ICT의 급속한 발전 등을 들 수 있다. 정보격차 문제는 그동안 상당한 연구가 되었고 필요성도 인식되어 왔으나 정책실천은 만족스럽지 못해 보인다. 따라서 이에 대한 실천 방안을 언급하고자 한다.

우선 정보 취약 계층을 위한 정보이용 기기의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는 데스크톱 PC나 스마트폰은 대단히 빠른 속도로 발전하여 매우 다양한 기능과 편리성 갖추고 있고 응용 앱도 점점 광범위하여 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기기를 이용하기에는 다소 어렵고 불편한 점도 있다. 화면 확대 기능이 있기는 하지만 장 노년층이 쉽게 보기에는 불편하고, 이용과정이 복잡한 면이 있어 기기 활용을 어렵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사용설명서는 복잡하고 어려워 스스로 공부하여 이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화면 확대 기능을 보완하고, 이용 방법을 보다 간소화 하며, 앱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하여 주는 등 사용자에 좀 더 편리한 방향의 개선이 요구된다. 또 농촌지역 저소득 계층을 위해서 보다 저렴한 기기를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다음은 농촌지역 주민들에게 다양한 농업용 DB와 앱을 개발하여 제공할 필요가 있다. 현재 농업에 관한 정보는 주로 정부기관에서 만들어져 제공되고 있는데 이용자 보다는 공급자 중심으로 만들어진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제공 기관 간에 중복성이 있고 검색을 위한 정보의 연계성도 불완전하며 정보량도 충분하지 못하다. 농업기술개발 과정에는 많은 연구원이 참여하고 기술내용도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들이 여러 종류의 매체에 다양한 형태로 산재되어 있어 이용자가 이들을 종합하여 현장에서 사용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 따라서 개발된 기술을 종합하고 체계화하여 농업현장에서 쉽게 이용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또한 농업분야의 업무와 관련된 앱을 다양하게 개발·제공하여 농업인들이 업무처리를 위하여 스마트폰에 자주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에 스마트폰 앱을 농산물 판매나 재해예방 등에 활용하는 것은 좋은 예라고 하겠다.

끝으로 농촌지역의 정보 이용자를 위한 교육을 강화 할 필요가 있다. 현재 농촌지역 주민의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으나 사용범위는 단순히 전화나 문자 보내기에 국한되어 있고, 정보검색이나 분석 등의 업무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과거에 찾아가는 정보화 교육, 정보화 마을 등에서 정보화 교육을 실시하였으나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것 같다. 최근에는 지역의 공공기관들도 일부 정보화 교육을 하고 있는데, 이를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도서관에서의 정보화 교육은 지역 주민이 도서관과 가까워 질 수 있는 계기도 만들 수 있다. 또 농촌의 마을회관이나 각종 모임을 잘 활용 하는 것도 정보화 교육을 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교육내용도 운영체계와 함께 많이 사용되는 앱 등 각 개인의 수준에 맞는 맞춤형 교육이 이루어 져야 한다. 작고 쉬운 일을 반복하는 것이 제일 어렵다는 말이 있다. 정보화 교육의 효과는 반복적인 학습과 지속성에서 나타난다. 농촌지역 정보화 교육이 일회성이나 전시효과가 아닌 지속적인 노력으로 가시적인 성과가 있어야 할 것이다. 농촌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스마트폰만 제대로 사용한다 하더라도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고 자녀들과의 소통도 쉬워질 것이며 ICT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정보격차 원인 중의 하나가 소득격차 이지만 정보격차가 소득격차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소득격차와 마찬가지로 정보격차도 경제발전과 사회통합에 장애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정보격차 해소는 시급히 해결하여야 할 농촌 문제 중의 하나이다.
필자 약력
△전)농촌진흥청 경영정보관실 국장
△전)아시아 농업정보과학회 회장
△전)순천대학교 산학협력전담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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