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연예인도 ‘성상납 타깃’ 소문 파다… ‘갑의 횡포 근절’ 목소리 높아져

▲ ‘연예계 성상납’ 실태 폭로 후 비극적 선택을 한 故 장자연.


[투데이코리아=박진영 기자] 고(故) 장자연 사건을 다룬 영화 ‘종이비행기(원제 시크릿 리스트. 감독 노홍식)’가 오는 31일 개봉한다.


‘장자연 사건’은 연예계에 만연한 성상납 관행을 수면 위로 부각시킨 사건이다. 꿈 많은 신인 여배우였던 장자연은 유력인사들에 의한 성상납 강요를 폭로하는 유서를 남긴 채 2009년 방년 29살의 꽃다운 나이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유서에는 성상납을 강요한 유력인사 10명의 이름도 있었다.


유서에는 고인의 생전 분노가 고스란히 묻어났다. 장자연은 “31명에게 100여 번의 술 접대, 성상납을 강요받았다. 잠자리를 강요받았을 뿐 아니라 방안에 가둬놓고 때리고 온갖 욕설을 들었다”며 “내가 죽더라도, 죽어서라도 저승에서 꼭 복수하겠다”고 썼다.


피해자가 자신뿐만은 아님도 드러냈다. “나 말고 피해 연예인이 더 있다”며 “선후배들도 원치 않는 자리에 나갈 것을 강요당했다. 그 중에는 연예인 지망생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인의 희생은 허망한 결과로 끝났다. 유서가 공개되자 경찰은 리스트 속 유력인사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소속사 대표와 매니저만 재판에 넘겨졌을 뿐 ‘유력인사들’은 ‘무혐의’ 처분을 받고 수사조차 받지 않았다.


연예계 성상납 관행 피해자는 비단 여성만이 아니라 남성도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한 때 증권가에 나돈 ‘찌라시’에 의하면 우리나라 문화산업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거대 연예기획사, 영화관, 영화배급사 등을 계열사로 둔 C그룹의 실질적 여성 오너인 L씨는 일본에서 인기 높은 배우 겸 가수 J씨를 어느날 ‘사적인 파티’에 초청했다고 한다. 두 사람의 나이차는 무려 약 ‘30살’이다. 물론 L씨 나이가 더 높다. 엄마와 아들 뻘인 것이다.


그런데 J씨가 이를 거절하자 L씨 측은 대뜸 ‘이런 식이면 광고나 방송 출연 힘들지도 모른다’는 ‘협박’을 내놨다고 한다. 하지만 J씨는 이에 굴하지 않고 괜찮다며 끝내 ‘파티’ 참여를 거부했다는 게 이 증권가 찌라시의 내용이다.


물론 이 소문은 어디까지나 ‘카더라’는 수준이다. 소문 내용을 입증할 증거는 없다. 그러나 연예계, 네티즌 사이에서는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날까’ 식의 의혹제기가 잇따랐다. J씨가 한국보다 일본에서 주로 활동하는 배경에는 L씨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남성 연예인 성상납 정황이 내부고발로 인해 가시적으로 드러난 사례도 있다.


2013년 6월11일 월간지 레이디경향 인터넷판 보도에 의하면 성상납 사건으로 한 때 악명을 떨쳤던 A엔터테인먼트 전 매니저 K씨는 “남자 연습생들에게 일본에서 온 여자 팬이라고 하면서 호텔로 보내 성상납을 시킨 경우도 있다”며 “정확하지는 않은데 그 여자들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얘기를 듣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장자연 사건 당시 가해자로 지목된 ‘유력인사들’이 무혐의로 풀려난 것에서 보듯 사회 각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연예계 성상납 관행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고 있다. 그리고 극소수 미디어재벌들이 연예인 데뷔에서부터 방송출연 캐스팅 권한까지 독점하는 현 연예계 시스템상 절대권력을 쥔 ‘갑의 횡포’가 무엇보다 우선 근절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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