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이번주 발사” 외신보도… “남북대화, 美에 그릇된 메시지” 우려 나와

▲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북한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미국을 향해 ‘핵단추’ 발언을 한 가운데 북한이 빠르면 이번주 안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나설 것이라는 외신보도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도 핵단추가 있다”고 맞받아친 와중에 문재인 정부는 대북 대화에 적극 나서고 있어 자칫 ‘남북 vs 미국’ 구도가 형성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CBS뉴스는 현지시간으로 2일 북한이 새 ICBM 시험발사를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NBC뉴스, 뉴스위크는 시험발사가 이번주 후반이나 다음주에 강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도에 의하면 북한은 작년 11월29일 화성-15형을 발사했던 평안남도 평성 일대에서 미사일 시험발사 움직임을 근래 보이고 있다. 미 당국자는 “단기간에 발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미국 본토 전역이 우리의 핵타격 사정권 안에 있으며 핵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 있다”며 “이는 결코 위협이 아닌 현실임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나도 핵단추가 있다"며 "김정은의 책상 위에 있는 것보다 훨씬 더 크고 강력하다. 내 단추는 작동한다"고 맞받았다.


북한이 김정은 ‘핵단추’ 발언 직후 ICBM 시험발사를 실시하게 되면 사실상 선전포고에 준하는 행위로 미국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ICBM 시험발사는 김정은의 대미 핵공격 ‘실천’ 차원으로 충분히 해석될 수 있다.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대북 선제타격을 진지하게 검토할 수밖에 없다.


이 가운데 문재인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에 매달리는 건 자칫 ‘남북이 공동으로 미국에 대항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정치권 일각에서 나온다.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제안한 9일 판문점 남북 고위급 회담이 이뤄져 북핵 포기를 의제로 다루지 않을 시 미국이 ‘미국에 대한 남북 공동대응’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3일 오후 남북 판문점 연락관 간 통화가 이뤄져 고위급 회담 성사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일부언론은 핵문제가 의제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남북이 작년 11월9일 중국 쿤밍(昆明)에서 대화를 위한 물밑접촉을 가졌다는 보도가 나와 우려를 고조시키고 있다.


3일 동아일보는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 인터뷰 내용을 인용해 우리 남북체육교류협회와 북한 4.25체육단이 쿤밍에서 만나 북한 대표단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등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약 두 달 뒤인 지난 1일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평창올림픽 대표단 파견을 시사했다.


보도가 사실일 경우 “2018년 3월 핵전쟁설” 등 북한 핵공격 임박이라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미국이 치열한 첩보전을 벌이는 와중에 문재인 정부는 북한과 비밀리에 접촉해 대화를 요구하고 있었던 셈이 된다.


최근 외신보도에 의하면 미국은 작년 10월부터 서해 공해상에서 중국·러시아 선박이 북한에 미사일 연료로 사용될 수 있는 유류를 넘기는 현장사진을 정찰위성으로 촬영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월 “북한과의 대화는 시간낭비”라고 단언했다. 미 행정부·의회에서는 신년사에서 언급된 김정은의 남북대화 재개 시사가 올해 3월로 예상되는 핵개발 완성 시간을 벌기 위한 차원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문재인 정부와 북한 정권 간 대화가 ‘남북 vs 미국’ 구도 형성 노력으로 미국에 받아들여질 경우 ‘코리아패싱’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정치권에서 나온다.


과거 사례를 또다시 재현하는 듯한 한국에 대한 신용을 잃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통령마저 “미국 엉덩이 뒤에 숨어서” 등 발언을 내놓던 참여정부 시절 미 정계에서는 이미 “한국과 우호적 이혼을 할 시기”라는 목소리가 쏟아진 바 있다.


코리아패싱이 주한미군 철수 등 극단적인 형태로 흐를 경우 우리는 북한 핵공격 앞에 무방비로 노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북한은 지난 2016년 7월 조선중앙TV를 통해 김정은이 부산·울산 등이 ‘핵공격 지점’으로 표기된 지도를 보면서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지휘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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