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토서 대규모 군사훈련 실시” 트럼프 평창 불참 겹쳐 주목

▲ NYT는 미국이 최근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 중이라고 보도했다.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해 ‘축제’ 분위기인 남북과 달리 미국은 북한과의 전쟁을 조용히 대비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현지시간으로 14일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지난달 노스캐롤라이나주 포트브래그 기지에서는 야포 실사격 하에 CH-47 치누크 수송헬기가 AH-64 아파치 공격헬기 엄호를 받으며 병력, 장비를 수송하는 훈련이 실시됐다. 동원된 항공기는 총 48대다.


이틀 뒤 네바다주 넬리스 공군기지에서는 제82공수부대 장병 119명이 해외파병을 가정해 C-17 수송기에서 낙하하는 훈련을 벌였다. 이달에는 미 전역의 육군기지에서 예비군 1천여 명을 해외로 수송하는 훈련이 열린다. 평창올림픽 기간에는 더 많은 특수전부대를 한반도에 파견할 예정이다.


NYT는 표면적으로는 국방부의 연례훈련 및 병력 재배치로 보이지만 훈련 규모, 시기를 감안할 때 북한과의 전쟁을 대비한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포트브래그 훈련은 최근 몇년 간 실시된 공수훈련 중 최대규모였다. 넬리스기지 훈련에서는 과거에 비해 2배 많은 수송기가 동원됐다.


일련의 대규모 훈련 및 평창올림픽 기간 내 특수전부대 한반도 증파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평창올림픽 불참과 겹쳐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무기는 남조선(남한)이 아닌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북한 발표가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나온 이튿날인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불참을 직접 통보했다. 서방권은 북한이 올 3월 핵무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완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근래 나온 그의 “남북대화 지지” 등 발언은 오랜 동맹국인 한국에 대한 의례적인 발언일 뿐이라는 관측이 우리 정치권에서 나왔다. 외교적 수사일 뿐 북한이 대미(對美) 핵공격을 천명한 마당에 북핵폐기를 논의하는 대신 북한과 축제분위기에 휩싸인 한국을 '패싱' 존재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약 7년만에 재개된 2016년의 주한 미국인 대피훈련도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그 해에 이어 작년에도 한국 거주 자국민을 해외로 대피시키는 ‘커레이저스 채널(Courageous Channel)’ 훈련을 실시했다.


북한의 대미 핵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할 시 우리도 북한의 핵공격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지난 2016년 7월 부산·울산 등이 핵 탄착지점으로 표기된 지도를 김정은이 살펴보며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지휘하는 장면을 조선중앙TV 등을 통해 공개했다. 부산은 유사시 미 증원군 상륙거점이라 이곳을 봉쇄한다는 건 곧 남한을 침략하겠다는 뜻이 된다.


1997년 망명한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의 생전증언에 따르면 김정일의 매제로 한 때 권력중심이었던 장성택은 황 전 비서에게 “지금 (남한에) 쳐들어가면 이긴다. 문제는 그 다음(미국)”이라고 말했다. 황 전 비서도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건 미국이라며 한미동맹 파탄에 주력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태영호 전 주영(駐英) 북한대사관 공사는 작년 1월 “김정은 입장에서 이건(한국) 없어져야 할 실체”라며 북한이 여전히 한반도 적화(赤化)를 노리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인 한국은 매년 막대한 통치자금을 소비하는 김정은에게 경제적 목적에서도 흡수해야 할 존재라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북한은 한국을 미일(美日)로부터 고립시키고 중러(中露) 지원을 등에 업으면 충분히 한반도를 적화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러시아는 미사일 연료로 전용될 수 있는 유류를 해상에서 몰래 북한에 전달하는 현장이 최근 위성사진으로 폭로됐다. 앞서 2016년 2월 국가정보원은 해상에서 수거된 북한 탄도미사일 부품 중 러시아제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1일 언론인터뷰에서 김정은을 아예 “소양 있고 성숙한 정치인”으로 평가하며 노골적으로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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