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철무 교수

우리나라 농업은 개방화의 물결, 내부적인 노동력 문제, 외부 와의 경쟁 조건에서 결정되는 가격열세 등의 문제로 인해 위기상황이라는 분석이 증가하고 있다. 농지, 시설 등의 하드웨어 기반과 장기간 축적된 노하우(소프트웨어)에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를 접목하는 농업벤처가 위기상황 극복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식기반사회에 맞는 새로운 농업관 정립, 농업환경 변화에 대한 능동적 대처라는 점에서 농업벤처의 활성화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농업벤처라 함은 농업 생산 및 농산물을 활용한 가공·유통 뿐만 아니라 농업과 직·간접적인 연관이 있는 산업 등에 개인 또는 소수의 창업인이 높은 위험성 대비 높은 투자수익률이 기대되는 사업에 신기술과 아이디어를 접목하여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국내에서는 벤처기업인증 기업 중에서 농업을 중심으로 전후방 산업을 영위하고 있는 중소기업으로 농업벤처기업을 정의하고 있으며(협의의 정의), 넓게는 기술혁신과 시장혁신을 선도하는 농업 관련 법인 및 농업인으로 정의하고 있다(광의의 정의). 본 연구에서는 협의의 정의를 기준으로 농업벤처기업에 대한 조사와 분석을 진행하고자 한다.
2015년 1월 기준으로 전체 30,012개 벤처기업 중 농업벤처기업 수는 801개로 약 2.7%에 불과하다. 농업벤처기업의 세부업종별로는 제조업이 566개로 63.2%를 차지하고 있으며, 다음으로는 가공 및 저장처리업이 107개로 11.9%를 차지해 제조업 비중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2014년 12월말 기준으로 농식품모태펀드의 펀드결성금액은 4,670억원이며 정부 2,492억원, 민간 2,178억원으로 구성되었다. 동일 시점 농식품모태펀드의 투자실적은 총 155건, 2,258억원으로 결성금액의 48.4%였다.
중소기업청 농공상융합형 중소기업 모태펀드의 투자 현황을 살펴보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총 7개 업체에 49억원을 투자하였다.
한편 정부의 전체 벤처·창업 관련 재정지원 규모는 2014년 현재 2조 1,661억원이었다.
기업성장 단계비교
구 분
창업기
초기성장기
고도성장기
성숙기
쇠퇴기
일반벤처
9.4%
36.3%
32.5%
21.4%
0.4%
농업벤처
13.4%
32.8%
31.3%
22.4%
0.0%
출처: 2015년 벤처기업협회 설문조사
필자는 농업벤처기업의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애로사항, 지원방안의 우선순위 등에 대해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일반벤처 대비 높은 금융비용과 부채비율, 신규자금에 대한 높은 정부 의존도, 자금조달의 어려움과 벤처 투자 유치 실적이 저조함으로 인해 농업벤처기업의 재정 여건은 매우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다.
자금확보 채널별 비율
구 분
자체
조달
친척 및 지인
민간 금융권
정책자금
(융자,보조)
주식 및 채권발행
캐피탈, 엔젤투자
기타
평균비율
46.7%
6.1%
15.6%
22.7%
4.4%
0.6%
3.9%
출처: 2015년 벤처기업협회 설문조사
둘째, 농업벤처는 일반벤처에 비해 R&D투자보다는 설비투자 비중이 높으나, 연구개발 자금지원을 가장 필요한 방안 1순위로 꼽고 있으며 자가 기술을 활용하여 비즈니스 모델화하는 데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파악되었다. 또한 제조업 기업 비중이 63.2%를 차지하고 있어 사업 분야의 편중이 높다.
셋째, 사업규모가 적고 기업이 안정화되지 못해 신규인력 확보 및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넷째, 국내외 판로개척에 대한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경영상 애로사항
구 분
신기술
개발
/보급
원천
/응용 기술
습득
개발된 기술의 사업화
판로
(시장) 개척
인력확보 및
유지관리
자금
조달
산학연간 협력활동애로
각종 규제
(법/제도 등)
점 수
3.5
3.4
3.7
3.9
3.7
3.8
3.1
3.5
출처: 2015년 벤처기업협회 설문조사
이와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농업벤처기업의 활성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투자 부문의 추진 방향은 농산물 중 부가가치가 높고 수출 가능한 품목을 선별하여 육성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초기기업에는 정부 보조금과 지원금 지원, 매칭 펀드 방식으로 혼합하여 지원하는 방안의 검토가 필요하다. 누구에게나 필요한 농산물 및 가공식품의 특성을 살려 크라우드 펀딩 방식을 활용한다면 소비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들로부터 성공적으로 투자자금을 모집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정부 지원을 통해 판로를 수출 위주로 확대하여 기업 규모를 성장시킴으로써 창투사들로부터 활발한 투자유치를 이끌어 내어야 한다.
둘째, 연구개발 부문의 추진 방향은 해외시장에서 각광을 받을 수 있는 제품개발에 비중을 두고 생산원가 경쟁력과 시장지배력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관련 투자유치를 증대하고 해당분야의 고용 창출이 필요하다. 또한 농업벤처기업은 자가 기술에 대한 자긍심이 큰 것으로 나타나 소프트 경쟁력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개발된 기술의 사업화에 대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투자를 기본으로 한 사업화 추진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제조업 위주의 농업벤처로부터 탈피하여 다양한 분야의 농업벤처 육성이 필요하다.
셋째, 인력확보 부문의 추진 방향은 농업 인력의 지속적인 감소가 예상되고 있으므로 시설농업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농업 가능 인력의 양성이 필요하다. 그리고 농업벤처 지원에 참여한 다양한 기관별 정책과 교육을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추진하고 부처별 정책 공조를 위해 총괄 관리·감독기관인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또한 사업규모가 적고 안정화되지 못한 벤처기업의 특성상 신규인력 확보를 위한 대안 수립이 필요하며, 사무직은 읍·면 단위 공동사무실 운영, 생산인력은 도시와의 협업체계 등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시장개척 부문의 추진 방향은 네덜란드 농업의 수출장려 정책과 같이 해외시장으로의 확대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선 관 주도의 수출지원정책에서 민간참여 위주로 지원정책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 또한 수출대상국에 적합한 전략적 농산물 및 가공식품 생산이 필요하다. 이는 해당국가의 소비자특성과 가격경쟁력을 고려한 품목 선정과 상품 개발을 의미한다. 내수활성화 또한 중요하다. 오프라인 유통채널로서 지역 내 로컬푸드와 연계한 기본 거래처 확보, 도심 상권을 고려한 식품전문점, 프랜차이즈와의 제휴 등을 통해 고정 수요처 확보가 필요하다. 온라인 유통채널 확보방안으로는 품목별 특성에 맞는 온라인 거래처 발굴과 자체쇼핑몰 구축 및 관리를 통해 효과적이고 지속적인 고객관리가 요구된다. <호서대 벤처대학원 정보경영학과 교수>
필자 약력
△현) 농업벤처융합연구회 회장
△현) 사단법인 한국벤처창업학회 부회장
△현) 한국MD포럼 회장
△현) 사단법인 농어촌산업유통진흥원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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