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망나니 같은 행동 철퇴 가해야”에 형평성 논란 고조

▲ 뉴욕 타임스퀘어에 오른 노무현 전 대통령 합성사진(사진=일간베스트저장소).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인터넷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약칭 일베)의 한 회원이 세계경제의 중심인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광고를 게재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철저한 수사를 당국에 요구했지만 ‘박근혜 누드화 사건’과 비교하며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뉴욕일베’라는 닉네임의 이 회원은 25일 일베 게시물에서 노 전 대통령 합성사진이 나오는 광고를 타임스퀘어에 올렸다며 인증사진을 첨부했다. 사진 속 광고에는 노 전 대통령과 코알라를 합성한 이른바 ‘노알라’ 등 사진과 함께 "Happy UN-JI Day(해피 운지 데이)"와 같은 문구가 쓰였다.


‘운지’는 노 전 대통령이 부엉이바위에서 투신한 것을 칭하는 인터넷 은어다. ‘떨어질 운(隕)’과 ‘땅 지(地)’로 이뤄져있다. 이번 광고게재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이 타임스퀘어에 22일 문 대통령 생일축하 광고를 올린 것에 대한 대항차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광고 게재 진위여부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있었으나 25일 오전 12시5분부터 약 5분간 게시되는 동안 광고를 직접 봤다는 목격담이 이어져 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노 전 대통령 비방광고를 뉴욕 한복판에 게재한 것에 대해 노 전 대통령과 현 정부 지지층에서는 수사를 촉구하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여당도 철저한 조사를 당국에 요구했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26일 서면브리핑에서 “뉴욕 타임스퀘어 옥외광고 전광판에 노 전 대통령을 조롱한 일베식 광고가 실렸다”며 “노 전 대통령을 특정동물에 빗대 합성사진을 올리고 이를 불특정다수의 뉴욕시민이 보는 곳에 게재한 건 표현의 자유를 넘는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했다.


또 “노무현재단은 이 광고와 관련 법적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한다”며 “수사당국이 이번 사안을 엄중히 대처해 사람에 대한 일말의 예의도 없는 망나니 같은 행동에 철퇴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뉴욕 타임스퀘어에 오른 노무현 전 대통령 광고(사진=일간베스트저장소).


그러나 해당광고 게시자에 대한 형사처벌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법조계 일각에서 제기된다. 미국은 한국과 달리 사자(死者)명예훼손죄 등이 존재하지 않아 게시자가 해외시민권 취득자일 경우 국내법 적용이 어렵다는 주장이다.


민사소송은 가능할 수 있지만 정치인에 대한 갖가지 풍자가 공중파에서까지 방영되는 미국은 ‘표현의 자유’를 철저히 보장하고 있어 이마저도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게시자에 대한 처벌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반박도 존재한다.


처벌이 전무했던 ‘박근혜 누드화 사건’과 비교하며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고조되고 있다. 작년 1월20일 전국민이 오가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1층 로비에는 여성 누드화에 박 전 대통령 얼굴사진을 합성한 작품인 ‘더러운 잠’이 게시됐다. 이 전시회는 표창원 민주당 의원이 주최했다.


이에 탄핵정국임에도 불구하고 여성단체는 물론 일반국민, 심지어 민주당 내 여성의원들 사이에서도 비난이 빗발쳤다. 미혼여성인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심각한 성희롱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표 의원은 물론 화가, 전시회 관계자 누구도 처벌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표 의원은 당 윤리심판원에서 당직정지 6개월의 솜방망이 처벌만 받았다. 경찰은 도리어 해당그림을 파손한 보수단체 회원들을 입건했다.

키워드

#노무현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