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윤 교수


복어는 그 맛이 뛰어나 인류가 아주 오래 전부터 먹었던 물고기이다.
석기시대의 유물인 패총에서도 복어의 뼈가 발견되었고, 약 2200년 전 중국에서 발견된 산해경(山海經) 이란 책에서도 복어의 기록이 남아 있다.

옛말에 원통한 일을 당하거나 원한을 가지고 이를 빠득빠득 갈 때 쓰인 말로 '복어 이 갈 듯이 한다'라는 속담도 전해 온다. 중국 송나라 시인 소동파는 '맛있는 복어를 두어 죽음과도 바꿀 만한 가치가 있는 맛'이라고 극찬한 물고기가 바로 복어이다. 동의보감에서는 '복에 대해서 성질이 따뜻하고, 서늘하다. 맛이 달며 독이 많다. 허한 것을 보하고 습한 것을 없애며 허리와 다리의 병을 치료하고 치질을 낫게 하며 벌레를 죽인다' 라고 기록하고 있다.
그래서 복어는 예로부터 우리 일상에서 친근하게 여겨져 온 물고기이다.
그러나 왠지 복어라는 말을 듣게 되면 우리는 '독'이란 글자가 제일 먼저 떠오르지만 이 독만 안전하게 제거하면 '세계 4대 진미'라고 불릴 만큼 유명한 것 또한 복어이다. 아마도 복어에 들어 있는 치명적인 ‘독’ 때문일 것이다.

▶ 복어의 종류
삼면이 바다로 둘려 쌓인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바다가 삶의 터전으로 한때에는 수산업이 경제발전에 큰 역할을 한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인지 유달리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물고기에 대한 기호도가 매우 높은 편으로 국민이 연간 소비하는 수산물의 량도 수산물을 좋아 하는 일본보다도 높을 정도로 소비량이 늘고 있다.

요즈음 우리나라 활어시장에서 판매되는 물고기의 대부분은 양식산 이라고 보아도 과언은 아니다. 특히 가까운 중국과 일본 등 동남아 국가에서 수입되는 물고기가 대부분분 차지한다. 그러나 복어는 일부 품종을 제외하고는 모두 바다에서 어획되어 선어로 유통된다.

난류성 어류인 복어(pufferfish)는 전 세계 120여 종이 서식하며, 우리나라 및 일본 근해에서 서식하는 종은 약 40여종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식용으로 이용하는 종류는 복어목 복어과에 속하는 자주복을 비롯하여 황복, 까치복, 흑밀복, 은밀복, 검자주복, 검복, 매리복, 졸복 및 복섬 등 20여 종이 있다.

대부분은 자연에서 어획하는데 복어가 그물에 걸려 잡힐 때 이빨을 쁘득뿌득 갈며, 특히 성을 내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배에 공기를 넣어 부풀어 올라 진어(嗔魚) 또는 기포어(氣泡魚)라고 불러지기도 한다.

▶ 복어의 맛과 효능
우리가 즐겨 찾는 복어는 많은 요리를 통해서 우리에게 친근감을 주는 생선으로 좋은 영양성분과 효능을 지닌 고급 물고기다.
복어는 특히 저칼로리 식품으로 다이어트에 효과적일 뿐 아니라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하고, 지방이 적어 고혈압, 당뇨, 신경통에 효과가 있는 성인병에 탁월하고, 간장 해독 효능에 탁월하며, 혈액을 맑게 하여 피부를 아름답게 해주어 피부미용에도 효능이 좋은 물고기다.

특히 복어의 영양 및 효능 중에는 학습, 기억 기능을 향상시키고, 혈액중의 콜레스테롤의 함량을 줄이며, 혈전을 방지하는 우수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신경통, 두통, 진정, 해열, 일사병, 파상풍, 혈압 강하와 치질, 치루 환자 등에도 좋아 콩나물과 미나리를 함께 넣어 탕을 만드는 이유는 해독작용은 물론이고 혈액을 맑게 해 주기 때문일 것이다.

복어요리는 고급음식으로 요리 방법은 다양하게 개발되어 있으나 대표적인 요리는 역시 숙취해소 등 시원한 해장국으로 인기 만점인 복국과 복어회 그리고 복찜, 복수육, 복샤브샤브 등 다양한 조리방법이 개발되어 있다.

▶ 복어의 양식
그중에서도 황복과 자주복은 양식하는 복어로 일본에는 오래전부터 양식하여 복어 요리 재료로 활용되었으며 특히 복어횟감으로 사용되는 복어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는 1985년 국립수산과학원에서 인공종자생산기술이 개발되어 1990년부터 양식이 시작되었다. 황복은 우리나라 서해로 유입되는 하천의 강과 바닷물이 섞이는 곳에서 어획하여 식용으로 사용되었으나 1995년 인공종자생산기술이 개발되었고, 양식은 2002년부터 육상에서 양식한다.

특히 복어의 양식은 일반 어류의 양식과 다를 바 없지만 성질이 사납고, 탐욕스러워 앞에서 얼정 거리는 것은 무엇이던 날카로운 이빨로 마구 무는 성질이 있어 함께 양식하는 복어를 물어 죽이거나 상처를 내어 결국 죽게 한다. 그래서 복어를 양식할 때에는 9월경 어린 새끼고기가 70g 정도 자라면 위쪽 앞 이빨을 짤라서 양식하여 서로가 위험성에서 벗어나도록 해준다.


▶ 무서운 복어의 독
복어의 독은 복어의 종류와 부위(난소, 정소, 간장, 껍질, 장, 근육, 혈액 등) 마다 함유하고 있는 독성(맹독, 중독, 약독)이 다르므로 복어를 식용하는데 항상 조심하여야 한다.

특히 독성이 강한 부위는 난소로 복섬, 흰점복, 졸복, 메리복, 검복, 황복, 눈불게복, 자주복, 까치복, 까칠복 등이며, 까칠복과 청복을 포함한 이들 복어는 껍질에도 독을 가지고 있지만 자주복과 까치복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복섬과 메리복은 근육에도 독성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복어가 함유한 독은 테트로도톡신(tetrodotoxin)으로 맹독성을 가진 전형적인 신경 독으로 청산가리의 1,000배에 가까운 맹독으로 중독되면 초기에는 입술이나 혀끝이 마비되고 얼굴과 손가락으로 퍼져 결국 운동능력을 잃게 된다.

그래서 복어는 온대 및 아열대의 수역에서 널리 서식하고 있는 물고기 이지만 이를 먹지 않은 것은 역시 독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일간에서는 복어는 봄철에 독성이 강해져 이때만 조심하고, 혈액만 안전하게 제거하여 끓여 먹으면 된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이는 잘못 알려진 것이다.
복어는 매우 맛이 좋아 미식가 들이 선호하는 생선이지만 무서운 독을 가지고 있어 독이 없는 곳이 생선의 어느 부위인지 알고 전문 요리사가 직접 요리하는 것을 먹어야 안전하다. <부경대 초빙연구교수>

필자약력
△전)바다목장사업단장
△전)한국농어촌공사 기술자문위원
△현)수협중앙회 양식 및 수산제도개선 협의회 위원
△현)농림축산식품부 GSP 프로젝트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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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어 #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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