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논의 할 의제 많았고 전부 다 힘들었다”…“농산물 레드라인 반드시 지킬 것”

▲ 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제2차 한미 FTA 개정협상을 마치고 나온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투데이코리아=노철중 기자]지난 1월 31일부터 2월 1일까지 이틀통안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제2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이 마무리됐다.


협상 2일차인 1일 오전 9시부터 시작된 회의는 오후 7시 30분이 다 되어서야 마무리됐다. 협상을 마치고 나온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기자들과 만나 “논의할 의제들이 많아서 회의가 길어졌고 전부 다 힘든 문제들이어서 갈 길이 아직도 멀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장 분위기에 대해서는 “굉장히 치열했다”면서 “다양한 문제들이 포괄적으로 논의됐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단계였다”고 밝혔다.


협상은 주요 사안별로 여러 분과위원회를 구성해 나뉘어 양측 협상가들이 심도 있게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본부장의 말을 종합해 보면 협상테이블에 오른 의제들은 대략적으로 △반덤핑 관세 △세탁기·태양광 제품 세이프가드 △자동차 △투자자·국가 간 분쟁해결제도(ISDS) △농산물 분야 등인 것으로 파악된다.


그는 “불리한 정보를 적용해 관세율을 높이는 제도와 관행들에 대해서 미국 측의 부당함을 지적했다"며 "ISDS는 우리 정부가 정책의 권한을 계속 유지하면서 이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ISDS에 관한한 우리는 과거에도 서비스 분야 협상을 매년 진행할 때도 계속 유지했던 포인트”라고 덧붙였다.


우리가 반덤핑관세나 세이프가드 등 무역구제 문제를 제기했을 때 미국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 는 “비밀준수협약 아래에서 협상이 진행되기 때문에 상대방이 어떤 답을 내놨다고 할 수는 없다”고 답했다. 합의하거나 공감대를 형성한 부분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합의된 부분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서로간의 입장을 이해하는 단계고 협상을 더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농산물에 대해서는 앞서 레드라인이라고 밝힌 것에서 입장 변화는 없다고 말하고 “우리 협상가들이 그것을 지키면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동차에 대해서는 예상했던 대로 미국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도 했다. 김 본부장은 “관세에 대해서 논의가 있었고 각자 의견을 교환했다”면서 “우리나라의 대미무역 흑자가 2016년 기준 277억달러였는데, 지난해에는 약 21억불 정도가 줄어든 것으로 안다”면서 “미국은 우리의 흑자를 줄이려는 데에 관심 많다”고 말했다.


그밖에 우리 측의 협상에 임하는 태도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얼마 전 있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 국회 연설 발언이 협상에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는 “우리는 장사치의 논리로 우리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것들은 염두에 두지 않는다”고 답했다.


우리 측이 수세적인 자세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서는 “그것을 믿느냐. 누가 그러느냐”면서 강하게 반박하고 “우리는 그렇게 협상 안한다. 제가 지시하는 것은 항상 공세적으로 떳떳하고 당당하게 나아가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는 협상 종료 이후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협상은 무역 거래를 공정하고 상호적으로 만들고자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면서 “우리는 협상을 바탕으로 미국민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실질적이고 신속한 진전을 만들어야 한다. 모든 교역관계에서 미국은 미국 근로자들과 제조업자들, 특히 불공정한 무역관행으로 인해 심각한 손해와 피해에 직면하고 있는 이들을 위해 일할 것”이라고 밝혔다.


협상을 마치고 우리측 대표단보다 일찍 1층 로비로 나온 미국 대표단은 오랜 시간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도 하지 않고 서둘러 자리를 빠져나갔다.


3차 협상은 향후 워싱턴에서 열린 예정이며 회의 날짜는 이른 시일 내에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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