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연구팀, ‘홍합·말미잘 접착지혈제’ ‘해양 유기소재 치과용 차폐막’ 개발

▲ 해저에 뿌리박은 채 자라나고 있는 말미잘.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홍합·말미잘 단백질을 이용한 접착지혈제, 해양 유기소재를 활용한 치과용 차폐막 연구개발 기술이 민간기업에 이전된다. 해양수산부(장관 김영춘)는 해양수산생명자원 활용 의료용 소재 개발기술 2건의 네이처글루텍, 메가젠임플란트 등 민간기업 이전을 위해 13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번에 이전되는 기술들은 해수부가 추진하고 있는 ‘해양수산생명공학연구개발(R&D) 사업’ 중 포스텍 해양바이오산업신소재연구단 단장 차형준 교수가 주관하는 ‘해양 섬유복합소재 및 바이오플라스틱소재 기술개발 과제(2010~2019)’의 성과물이다.
홍합 접착단백질 및 말미잘 실크단백질을 이용한 접착지혈제는 차 교수 주도로 개발했다. 네이처글루텍에 이전된다. 지혈제는 상처부위 혈액을 응고시켜 출혈량을 줄이고 혈액을 통한 외부감염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기에 응급상황에서 환자의 안전을 지키는 데에 필수적인 의료소재이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지혈제는 대부분 체내에서 분해되지 않아 생체 안정성이 낮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또한 피브린 등 생물학적 지혈제품은 강도가 낮아 상처부위에서 쉽게 와해되기 때문에 다양한 치료부위에 사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생체 안정성이 높은 홍합 접착단백질에 말미잘에서 추출한 실크단백질을 접목해 새로운 접착지혈소재를 개발했다. 홍합 접착단백질은 생체 안정성이 높아 상처부위와 쉽게 결합하므로 출혈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 말미잘 실크단백질은 강도가 우수해 쉽게 모양이 변형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
작년 기준 전세계 지혈소재 시장규모는 45억 달러(약 4조5000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2012~2017년 사이 연평균 9.3%씩 성장했다. 국내 지혈제 시장 역시 연평균 8%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이 소재의 활용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해수부는 기대했다.
티타늄의 원자층 증착 기술을 이용한 치과용 차폐막 개발은 황동수 포스텍 교수가 주도했다. 메가젠임플란트에 이전된다. 치과에서 활용되는 골 재생용 차폐막은 치조골(잇몸) 조직 재생을 유도하고 골(骨)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사용되는 이식 생체재료다. 주로 잇몸이 약해 임플란트를 직접 이식할 수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사용된다.
현재 이용되는 콜라겐 기반 차폐막은 동물성 소재로 만들어져 사용 시 염증반응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상대적으로 생분해 속도가 빨라 원하는 골의 형태를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이번에 연구팀이 개발한 치과용 차폐막은 해양 유기소재인 ‘키틴’을 기반으로 티타늄 원자층 증착 기술을 사용함으로써 강도가 높고 항염성 및 골재생 기능이 뛰어난 의료소재다. 키틴은 새우나 게 등 갑각류의 껍질에 있는 원료로 다당류의 일종이다. 티타늄 원자층 증착 기술은 고분자에 금속원자를 삽입해 광물화를 유도함으로써 생체물질 강도를 높이는 기술이다.
작년 기준 전세계 치과용 차폐막 시장 규모는 1천743억 원으로 추정되며 국내의 경우 190억 원 수준으로 향후 지속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의료계에서 사용되는 차폐막은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이 기술이 국내에서 상용화될 경우 더욱 효용이 클 것으로 해수부는 내다봤다.
이번 연구를 이끈 차형준 연구단장은 “기술이전을 시작으로 현재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지혈제, 차폐막 시장에서 국내 기술이 널리 활용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며 “이번에 이전한 기술을 활용해 빠른 시일 내에 제품 개발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협약 업체들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용석 해수부 해양환경정책관은 “해양수산생명자원을 활용한 의료용 신소재의 개발은 해양바이오 산업 성장과 고부가가치화에 있어 그 의미가 매우 크다”며 “앞으로도 해양바이오 산업의 육성과 기술 개발을 적극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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