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광장서 대규모 규탄대회 예고… 성우회 “60만 국군장병 희생 헛되지 말아야”

▲ 처참한 모습의 천안함 선체를 바라보는 국군 장병들.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목함지뢰 테러 주동자인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25일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 참석을 위해 방한할 예정인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대규모 장외투쟁을 예고했다. 성우회 등 각계에서 김영철 방한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당은 26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홍준표 대표, 김성태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의원들, 당원, 지지자들이 참가하는 ‘천안함 폭침 주범 김영철 규탄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을 국회 운영위에 출석시키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당은 23일 오후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이같이 결의했다. ‘김영철 방한 저지 투쟁위원회’를 구성하는 한편 당 소속 116명 국회의원 전원에게 비상대기령을 하달하기로 했다. 또 김영철 방한이 이뤄질 경우 ‘특단의 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김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아무리 얘기해도 이 정권은 김영철이 어떤 경로로 남한 땅을 밟는지 답하지 않고 있다”며 “무슨 수를 써서라도 김영철 방남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총에서는 김영철 이동경로 차단, 평창올림픽 폐막식 참석 저지 등 의견이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나왔다.


김영철 방한을 두고 사회 각계에서 반대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예비역장성 단체인 성우회는 23일 입장문에서 “김영철 방한은 국제제재를 무력화하고 남남(南南)갈등을 유발하기 위한 북한 술책임이 분명하다”며 “김영철은 천안함 폭침 등을 주도해 5천만 국민 공분을 자아낸 자다. 정부는 김영철 방한 허가를 즉각 취소해 60만 국군장병들의 조국수호 희생을 헛되이 하지 말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천안함 전사자 유족들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성우 천안함46용사유족협회 회장은 이날 “24일 오후 광화문에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라며 “천안함 폭침 배후로 알려진 김영철이 우리나라에 발을 들여서는 안 된다는 가족들 뜻이 담길 것”이라고 밝혔다.


천안함 폭침사건은 국제합동조사단 조사 결과 북한 어뢰공격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으로 해군장병 46명이 차디찬 서해바다 아래 수장됐다. 연평도 포격에서는 해병대 장병 2명이 전사하고 민간인 2명까지 사망했다. 목함지뢰 테러에서는 육군장병 2명이 각각 무릎·발목 절단이라는 중상을 입었다.


정부는 국민이 김영철 방한을 이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통일부는 23일 “국민 여러분께서 대승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차원에서 이해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2014년 10월 김영철이 방한한 점을 들어 이번 방한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지금은 북핵 개발 완료가 가시화되는 상황이고 북한이 2016년 7월 부산, 울산 등 대남 핵공격 의지를 관영매체를 통해 노골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는 점에서 상황이 다르다는 반박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중국 등 국제사회는 북한이 이르면 내달(3월) 핵·미사일 개발에 성공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북한은 남북 간 ‘평창 축제’가 한창이던 지난 8일에도 건군절 열병식에서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공개했다. 북한 SRBM은 오직 한국만을 공격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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