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만 될 때까지 지속 될 수도⋯정부 정확한 가격인상요인 분석 필요

▲ 최근 주요 상품 개별 가격을 100원씩 인상한 어느 햄버거 프랜차이즈 매장.

[투데이코리아=노철중 기자]서민들의 식생활에 관련된 외식 및 식음료품들의 가격인상 도미노가 전방위로 일어나고 있다. 치킨·햄버거·피자, 외식 프랜차이즈, 마트 등에서 판매하는 즉석밥, 라면 등 식료품들, 심지어 물 가격까지 이미 올랐거나 오를 예정이라는 게 유통업계의 요즘 현실이다.


7일 업계 및 언론에 따르면 피자·치킨 등 배달 영업을 하는 가게들은 배달 가능 가격대 올리기, 쿠폰 없애기, 서비스 음료 제공 않기 등의 방식으로도 가격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2월 소비자물가동향’ 자료를 살펴보면 식료품, 외식 관련 물가가 최근 5개월 사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2월 외식 물가가 전년동월 대비 2.8% 상승했다. 음식·숙박 부문에서 김밥 등 외식 가격상승이 주된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의 경우 전년동월 대비 2.2% 상승했고 전달과 비교해서는 2.9%나 상승했다.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외식물가 상승과 최저임금인상의 연관성에 대해 “외식이라는 물가 자체가 인건비도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식재료비 그 다음 임차료 등의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번에 오른 것이 반드시 최저임금 때문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자영업자나 기업들이 가격을 올리는 이유로 최저임금인상을 꼽고 있다. 정부가 가격상승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가 상반기 중 프랜차이즈 외식품목에 대한 가격인상 요인 분석을 실시할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최근 연쇄적으로 가격을 올린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계는 “가격 인상 이후에 판매량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면서 “가격 인상 폭이 100~200원으로 크지 않아 소비자들이 가격이 오른 것을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일부 네티즈들은 “가격 인상을 합리화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가격 인상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인데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것을 쉽게 이해가 잘 가지 않는 상황이다. 소비자들이 인식하지 못할 만큼 지속적으로 꾸준히 가격을 올린다면 결국 기업들의 이익만 늘어나는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내에 최저임금을 1만원까지 올리겠다고 공약했다. 최저임금 인상의 목적은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그만큼 소비가 늘어나면 기업들도 이득을 높일 수 있다는 ‘소득주도성장’에 있다. 동시에 정부는 경제민주화와 갑을관계청산이라는 목표를 위해 기업들에게 상생을 강조하고 있다.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오를 때까지 물가는 지속적으로 오를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최저임금 인상이 됐다고 해서 사실상 자신의 월급이 오른 직장인이 얼마나 될까도 의문이다. 특히 최저임금보다 조금 더 받는 저임금 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말이다.


최저임금인상을 발판삼아 부당하게 기업들이 가격을 올린다면 정부의 애초 목표는 사라지고 결국에는 이런 기업들의 배우 불려주는 꼴이 될 수 있다. 최근 종영한 어느 드라마에서 대형쇼핑몰 붕괴사고로 가족을 잃고 배우지도 못하고 게다가 몸도 성치 않은 20대 주인공은 “우리나라에는 사람만 싸고 모든 게 다 비싸다”고 한탄하는 장면이 나온다.


기업이 정말 여러 요건 때문에 가격을 올리는 것이라면 그것을 뭐라고 탓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정치적인 흐름에 따라 슬그머니 자신의 이윤을 챙기려는 꼼수를 쓴다면 이는 반드시 정부의 규제를 받아야 마땅하다. 기업들에 하나의 선택지가 더 남아있다. 바로 상생이다. 최저임금이 오른 만큼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보는 것이다.


옛말에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는 말이 있다. 기다림의 미덕이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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