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천체물리학자 “대기조건 약간만 변해도 추락지점 바뀔 수 있어”

▲ 지구궤도를 비행하고 있는 톈궁1호 상상도.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통제불능 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진 중국의 실험용 우주정거장 톈궁(天宮)1호 추락 비상령이 국제사회에 내려졌다. 학계는 인간 거주지역 추락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과거 거주지 낙하 전례를 들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7일 워싱턴포스트(WP) 등 보도에 의하면 미국 비영리재단 에어로스페이스(AC), 유럽우주국(ESA)은 톈궁1호가 이달 말~내달 초 추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AC는 추락시기를 4월 초로, ESA는 3월29일~4월9일 사이로 예측하고 있다. 낙하위치는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스 인근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량 약 9톤의 톈궁1호는 2011년 중국이 독자기술로 쏘아올린 실험용 우주정거장이다. 2016년 3월 오작동을 일으키고 반년 뒤 통제불능 상태에 빠졌다. 중국 당국은 톈궁1호가 통제 하에 있다고 주장하지만 국제사회는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통상 우주정거장, 인공위성 등은 추락 시 지상에서의 제어를 통해 해상으로 유도된다.


학계는 지구표면의 70%가 바다이고 나머지 30%의 육지에서도 인간 거주지는 일부에 불과해 톈궁1호 낙하로 인명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톈궁1호가 통제불능 상태이고 과거 거주지 발생 전례를 들어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지난 2009년 2월 미 텍사스·켄터키주에서는 미국·러시아 인공위성 간 충돌로 발생한 파편이 인구 밀집지역 인근에 낙하해 많은 주민이 놀라는 사건이 발생했다. 주민들은 현지매체에 폭발음과 함께 하늘에서 불덩이가 떨어지면서 집이 흔들리거나 유리창이 덜그럭거렸다고 증언했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미러(美露) 위성 간 충돌로 생긴 우주파편이라고 발표했다.


천체물리학자인 조나단 맥도웰 하버드대 박사는 영국 가디언 인터뷰에서 톈궁1호 기체 대부분은 대기권에서 불타 없어지겠지만 220파운드(99kg) 무게의 파편들이 지상을 덮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대기조건이 아주 약간만 변화해도 추락지점이 한 대륙에서 다른 대륙으로 바뀔 수 있다”며 낙관을 경계했다.


우리나라도 안전지대인 것만은 아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작년 11월2일 한국천문연구원에서 톈궁1호 추락을 재난상황으로 가정해 우주위험 대응훈련을 실시했다. 톈궁1호는 대기권 돌입 시 낙하속도가 시속 2만5000km(마하 2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점차 고도가 낮아지고 있는 톈궁1호는 우리나라에서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태형 한국우주환경과학연구소장은 지난달 9일 YTN사이언스 ‘사이언스 투데이’에 출연해 새벽에 해뜨기 30~40분 전부터 1시간 정도 하늘에서 밝은 별처럼 움직이는 톈궁1호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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