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흥식 금감원장이 사퇴했다.



[투데이코리아=권규홍 기자] 하나금융지주 사장 재직당시 지인의 아들을 채용시켜 줬다는 의혹을 받았던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12일 전격 사퇴했다.

이 날 금감원은 "최 원장이 오후 사의를 표명했으며 조만간 관련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9월 민간인 출신 첫 금감위원장으로 취임하며 주위로부터 큰 기대를 모았던 최 원장이 사임하면서 최단명 금감위원장으로 퇴임하는 불명예스런 기록을 남기게 되었다.

최 원장이 긴급하게 사퇴하게 된 배경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들은 하나은행 채용비리가 결정적이었다는 추측을 내놓았다. 최초로 채용비리의혹이 불거졌던 당시 최 원장은 해명 보도를 통해 "하나금융지주 사장으로 있을 때 외부에서 채용과 관련한 연락이 와서 단순히 이를 전달했을 뿐 채용 과정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항변했지만 결국 자진 사임을 결정하게 되며 채용비리를 인정하는 꼴이 되고 말았다.

최 원장의 사임을 이끌어낸 결정적인 배경에는 의혹이 불거진 뒤 금감원이 자체적으로 ‘채용비리 의혹 특별검사단’을 구성한 것이 사단이 됐다.


최 원장은 특별검사단이 출범한 뒤 이메일을 통해 "최근 하나은행의 채용비리에 본인이 연루됐다는 의혹 제기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특별검사단 조사 결과 책임질 사안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약속한 바 있으며 이에 금감원은 특별 검사단은 하나은행을 향해 ‘최 원장이 청탁을 한 증거를 밝혀달라’고 공식 요구하며 최 원장의 결백을 입증하고자 했다.

이에 하나은행은 "최흥식 원장이 하나금융지주 사장 시절 지인 아들을 추천한 사실은 있지만 합격 여부만 알려달라는 취지만 물어봤지 채용과정에 개입은 없었고 채용 과정에서 점수 조작은 없던 것으로 추측된다"고 조심스레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하나은행은 당시 수사 중이었던만큼 증거 조작 의혹이 불거질까봐 관련 자료 확보를 위해 데이터 서버를 비롯해 인사 자료실을 뒤져보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자체적인 특별검사단이 출범한뒤엔 '제 식구 감싸기 이며 용두사미로 끝날 있다'는 일각의 비판도 불거 졌으나 당시 금감원 관계자는 '독립성 확보차원'에서 특별검사단을 원장 직속이 아닌 감사 산하에 두었으며 감사는 기관장을 견제하고, 행위까지 감사할 수 있는 특별 권한이 있기에 공정하고 투명한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장담한 바 있다.


때문에 이번 최 원장의 사임엔 이 같은 내부 감사 과정에서 뭔가 확실한 최 원장의 증거가 드러나 사임을 이끌어 낸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받고 있다.

최 원장은 연세대학교를 졸업한뒤 프랑스 릴과 파리 제9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과정을 거친뒤 1987년 현대경제 사회연구원 이사를 지냈고 이후 한국증권거래소 비상임이사, 경기대,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하나금융지주 이사를 지낸 뒤 작년 9월부터 금융감독원 원장에 재직했다. 최 원장은 결국 이번 채용비리에 연루되며 6개월만에 금감원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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