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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 끝나지 않은 한반도 ‘대구전쟁’ - 치명적 매력의 역사 (上)

    한국 넘어 전세계 식도락가들의 혀끝을 사로잡은 대구
    기사입력 2018.03.13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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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jpg▲ 싱싱한 자태로 손님맞이 준비에 나선 대구들.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바야흐로 ‘대구전쟁’의 시대다. 대단한 먹성으로 ‘클 대(大)’ ‘입 구(口)’ 합쳐서 ‘대구’라는 이름이 붙은 대구목 대구과의 이 어류를 ‘국민생선’으로 다시 소생시키기 위해 전국 각 지자체에 비상령이 내려진 상태다.

    살이 희고 담백하며 쫄깃하고 크기도 커서 탕, 찜 등 다양한 요리재료로서 사랑을 받아온 대구는 한때 한반도 수역에서 자취를 감출 뻔 했다가 인위적 노력으로 근래 겨우 개체수가 늘어나고 있다.

    1980년대 이전만 해도 풍부한 조업량을 자랑하던 대구는 이후 무분별한 남획, 중국 어선 불법조업 등 영향으로 수가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유통량이 낮아지면서 가격은 폭등해 1990년대에는 60~70cm 길이의 대구 한마리가 20만~30만원에 팔리면서 ‘금대구’라는 칭호가 붙었다.

    이로 인해 대구는 서서히 국민들의 밥상에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유통업계 통계에 의하면 한때 수산물 판매량에서 고등어, 갈치와 함께 상위권을 차지하던 대구는 작년 밑바닥 순위까지 추락했다. 그 자리는 대신 연어 등 수입산 수산물이 채웠다.

    어민 파산이 잇따르고 국민 불만도 가중되자 정부, 지자체는 1987년부터 시작된 수정란 방류사업을 확대하고 1월 한달 간 금어기를 설정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했다. 다행히도 실효를 거둬 1990년 487톤이라는 처참한 성적을 기록한 대구 어획량은 2000년대 들어 1천톤대를 회복해 2014년 9940톤의 실적을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대구 판매량은 좀처럼 늘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아 각 지자체는 지금도 수정란 방류사업을 지속하는 한편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판촉활동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1990년대부터 시작된 ‘대구전쟁’은 약 2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끝나지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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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의 대표적 서민요리인 ‘피시 앤드 칩스’. 현지인들은 신문지에 싸먹는 것을 최고로 친다.
     

    바이킹 ‘베르세르크(광전사)’의 입맛까지 사로잡은 대구

    대구는 사실 우리 민족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사랑받은 생선이다. 서구권에서 가장 유명한 대구 요리는 아무래도 영국의 ‘피시 앤드 칩스(Fish and Chips)’다. 단순하기로 유명한 영국요리답게 피시 앤드 칩스는 말 그대로 물고기(Fish)를 튀긴(Chip) 것이다. 대구와 감자를 함께 튀긴 채 나오는 게 일반적이다.

    대구는 중세 서양판 흉노, 몽골족이라 할 수 있는 바이킹(Viking)의 전투식량으로 쓰이기도 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바이킹이 살던 북유럽은 춥기로 유명한 곳이다. 자연스럽게 대규모 농사는 사실상 불가능했으며 북유럽 남성들은 가족을 먹여살리기 위해 특유의 곡선형이 특징인 선박 롱십(longship. 당대 현지어로 랑스킵)을 타고 서유럽, 멀게는 남유럽까지 ‘털러’ 나섰다.

    롱십은 길이가 평균 25m에 불과할 정도로 소형선박이었기에 사람과 약탈물만 겨우 실을 수 있는 크기였다. 제대로 된 식량을 넉넉히 실을만한 면적의 여유가 없었기에 바이킹은 함내 보존식으로 말린 대구를 널판지처럼 쌓아 갖고 다녔다. 이 말린 대구가 없었다면 바이킹의 유럽 원정과 왕조 건설도, 빈란드(Vinland)사가의 전설도, ‘그린란드(Greenland)’ 발견이라는 희대의 사기극도 존재할 수 없었다.

    부연하자면 당초 약탈에 열중했던 각 바이킹 부족들은 영국 등지에 정착해 노르만 왕조 등의 시대를 열었다. 빈란드사가는 아이슬란드에서 기록된 두 서사시인 ‘그린란드 사가’ ‘붉은 머리 에리크 사가’를 통칭하는 말로 바이킹의 빈란드(지금의 북미대륙) 발견을 담고 있지만 진위여부를 둘러싼 학계 의견은 분분하다.

    그린란드는 이 동토의 땅을 처음 발견한 인물이자 ‘붉은 머리 에리크(Erik)’의 아버지인 ‘붉은 수염 에리크’가 이주자 모집을 위해 ‘허위로’ 붙인 이름이다. 그러나 99%가 얼음으로 뒤덮인 이 땅에도 ‘1%’의 따뜻한 지역이 있어 완전사기는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3.jpg▲ 3차 대구전쟁 과정에서 교전 중인 영국·아이슬란드 군함.
     

    英·아이슬란드 전쟁까지 야기한 ‘전범’ 대구

    대구는 인류 전쟁사에도 길이 남을 ‘족적’을 남겼다. 영국과 아이슬란드는 이름 그대로 ‘피 터지는’ 대구전쟁을 1958~1976년 사이 벌인 바 있다.

    발단은 1945년 발표된 미국의 ‘대륙붕 선언’이었다. 당시 대구잡이로 생계를 이어나가면서 은근슬쩍 조업을 방해하는 영국을 곱게 보지 않던 아이슬란드인들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어업전관수역을 기존 3해리에서 4해리로 늘렸다가 1958년 아예 12해리로 늘리겠다고 선포했다. 이에 영국이 강력항의하면서 자국 선단에 구축함 등을 호위로 붙여 아이슬란드 수역에 파견함으로써 대구전쟁의 막이 올랐다.

    그해 10월 아이슬란드 경비정이 영국 선단에 3발의 위협사격을 가하면서 긴장은 고조됐다. 11월에는 양국 군함 대치상황까지 발생했지만 1961년 영국 정부가 아이슬란드 어업전관수역을 12해리로 인정하고 대신 분쟁 재발 시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하기로 제안함으로써 1차 대구전쟁은 다소 싱겁게 끝났다.

    하지만 바이킹의 피를 이어 받은 ‘근성의’ 아이슬란드인들은 약 10년 뒤인 1972년 어업전관수역을 무려 50해리로 늘리겠다는 폭탄선언을 했다. 영국은 약속대로 ICJ 제소를 경고했지만 아이슬란드 정부가 거부함에 따라 2차 대구전쟁이 시작됐다.

    제대로 된 해군전력이라고는 갖추지 못했던 아이슬란드였지만 해양경비대 총전력인 경비정 6척을 동원해 커터로 영국 트롤어선 그물을 자르는 등 영해사수에 나섰다. 1년 간 영국 어선 68척, 그리고 어느새 영국 뒤를 따라 아이슬란드 영해로 들어온 서독 어선 15척이 피해를 입자 영국은 미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군함을 파견하기로 했다.

    미국은 아이슬란드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를 탈퇴해 소련 영향력 하에 들어갈 가능성을 우려했지만 영국이 순순히 물러서기에는 대구가 갖는 경제력이 엄청났다. 또 한 때 로열네이비(Royal Navy)를 앞세워 전세계를 정복했던 영국이 보기에 아이슬란드 해상전력은 그야말로 ‘당나라군대’ 수준이었다.

    급기야 1973년 5월 아이슬란드 경비정이 영국 어선에 함포 4발을 명중시키는 상황이 발생했다. 같은해 8월에는 영국 선박과 충돌한 아이슬란드 경비정에서 수병 1명이 사망하는 최악의 사태가 빚어졌다. 설상가상 아이슬란드가 나토 탈퇴를 선언하자 위기를 느낀 미국이 중재에 나서 이번에도 영국이 양보하는 것으로 2차 대구전쟁은 아슬아슬하게 막을 내렸다.

    하지만 한번 불 붙은 양국 감정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다. 1974년 전세계를 덮친 중동발 오일쇼크(Oil Shock)는 3차 대구전쟁의 도화선을 당겼다. 무역적자 1억5천만달러를 기록하는 등 경제파탄 위기를 맞은 아이슬란드가 영국과의 협약은 ‘쌈 싸먹고’ 1975년 어업전관수역을 200해리로 대폭 확대하겠다는 일방적 선언을 내놓은 것이다.

    1~3차 대구전쟁 중 가장 치열했던 것이 3차 대구전쟁이다. 양국은 해상전력을 총동원해 선체충돌, 함포사격 등 치열한 교전을 벌였다. 이번에도 ‘냉전카드’를 꺼내든 아이슬란드는 미국으로부터 애쉬빌급 고속정 수입이 거부당하자 소련의 미르카급 호위함을 구매하겠다면서 소련과 접촉하는 대형사고를 쳤다.

    소련이 아이슬란드에 활주로와 잠수함·미사일기지를 건설하고 유럽 전역에 핵공격 위협을 가하는 악몽에 시달리던 나토는 이번에도 개입해 피 말리는 심정으로 양국 화해를 주선했다. 그러나 영국은 이번에는 쉽사리 물러서지 않았다. 결국 1976년 또다시 양국 함정이 충돌하고 아이슬란드가 영국과의 국교를 단절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갈 데 까지 갈 것 같던’ 이 3차 대구전쟁이 전환점을 맞은 건 영국 내부의 자국 비판여론이었다. 대구 조업량 좀 늘리겠다고 우방국을 적국으로 돌려 전유럽에 핵전쟁 위기를 불러올 수는 없다는 지적이 이어진 것이다. 결국 이번에도 영국이 아이슬란드에 ‘항복’함으로써 장장 약 20년을 끌어온 대구전쟁은 완전한 종결을 맞을 수 있었다.

    지금도 아이슬란드인들은 무적의 로열네이비를 꺾었다는 착각 아닌 자부심에 빠져 매년 6월17일인 내셔널데이(독립기념일)에서 대구전쟁에서의 승리를 기념하고 있다. 물론 전쟁 와중에도 양국 어선 그물에 정신없이 빨려들어가 튀김옷을 입어야 했던 대구들이 과연 누구 편을 들었을지는 알 수 없지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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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코칼럼
  • [김성기 칼럼] ‘민생 경제’가 애들 장난감으로 보입니까?
  • 김성기 부회장|2019-09-17
  • 정부와 여당이 지난 추석명절을 앞두고 ‘민생 경제’를 들고 나왔다.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으로 출렁거리는 반발여론을 잠재워 추석 민심을 다독여 보자는 속셈으로 보인다. 상가와 전통시장이 썰렁할 정도로 이미 경기가 심각하게 추락해 휴폐업한 점포들이 즐비한 판국에 갑자기 민생을 운운하는 모습이 어색하기 짝이 없다. 현 정부가 들어선 이후 소득주도성장(소주성)을 비롯해 시장기능에 역행하는 정책들이 잇달아 추진되면서 민생이 걷잡을 수 없는 내리막 길로 들어선지 오래다. 급격한 최저임금인상과 주52시간 근무제가 고용을 위축시키고 식당, 소규모 점포 등 자영업자들을 한계 상황에 몰아넣었다. 중소기업 가동률이 급락하더니 미-중 무역마찰로 수출이 위축되면서 대기업들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한 한-일 무역갈등의 부정적 영향이 점차 커져 경제가 안팎으로 난관에 봉착했다. 정부는 고용 부진과 경기 위축이 심각해지자 공공 일자리를 만들거나 보조금을 늘리는 등 재정 투입을 확대하는 정책에 급급할 뿐 시장기능 회복을 통한 근본적인 경제 대책에는 미흡했다. 정부는 지난 8월 고용동향에서 고용률(61.4%)과 실업률(3.0%)이 개선돼 신규 취업자가 45만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신규 취업자는 대부분 60세 이상(39만1천명)이 차지했고 30대와 40대 취업자는 오히려 감소했다. 공원과 가로청소 등 공공부문의 단기 일자리가 취업자를 올리는 데 영향을 준 셈이다. 게다가 지난 8월 물가 상승률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서 디플레이션 조짐까지 보이고 수출은 9개월째 감소세다. 내년 예산안은 513조원의 ‘수퍼 예산’으로 편성됐다. 대내외 시장이 모두 어려운 여건에서 재정을 늘려 돈을 많이 쓰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수퍼 예산을 편성하면 대규모 국채 발행이 불가피하고 국가채무 비율이 급등해 결국 세금을 더 걷어 구멍을 메워야 한다. 지난해 우리 국민의 조세부담률은 26.8%로 18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재산세를 비롯한 각종 세금에다 건강보험과 국민연금 등 준조세 부담까지 늘어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위협하고 있다. 정부는 세금으로 재정지출을 확대하고 있지만 투자, 소비 등 민간의 경제활동은 위축돼 오히려 경제회복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동안 소주성에 탈원전 등 여론반발을 외면하고 시장기능에 역행하는 정책을 강행해온 정부 여당이 조국 장관 임명으로 뒤숭숭한 민심을 달래겠다며 새삼 ‘민생 경제’를 외치는 심사가 되려 민심을 들쑤시고 있다. 국민 생활, 생존과 직결되는 민생은 정부가 늘 세심하게 챙기고 최우선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 목표이어야 한다. 조 장관 임명을 둘러싼 갈등으로 악화된 여론을 ‘민생 경제’를 내세워 달래겠다는 발상은 절박한 민생을 우는 아이 달래주는 장난감쯤으로 인식하는 게 아닌지 되묻고 싶다. 민생은 어르고 달래는 대상이 아니다. 백성이 먹고사는 문제는 예로부터 나라의 존립을 좌우하는 기본으로 여겨져 왔다. 얄팍한 진영논리에 이용할 수단이 아니라 시종여일 신중하게 챙기고 무겁게 여겨야 할 과제다. 민생을 당리당략이나 정쟁의 수단쯤으로 인식하는 발상은 오히려 여론을 악화시킬 뿐이다. 여당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반일감정을 앞세워 지지표를 결집하고 남북관계 개선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면 유리한 여론을 조성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 같다. 그러나 민생이 어려워질수록 국민은 역대 주요 선거를 통해 그 책임을 분명히 물었다. 수사는 검찰이 하고 검찰개혁은 조 장관이 하고 또 민생은 누가 한다는 식의 역할 배분이 참 한가한 처방으로 들린다. &lt;투데이코리아 부회장&gt; 필자약력 △전)국민일보 논설실장, 발행인 겸 대표이사 △전)한국신문협회 이사(2013년) △전)한국신문상 심사위원회 위원장
  • [권순직 칼럼] 상식 염치 표리부동 위선 언행불일치에 관하여
  • 권순직 논설주간|2019-09-13
  •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저잣거리에서도 말의 앞뒤가 맞지 않고, 언행이 일치하지 않은 사람은 인간 취급을 받지 못한다. 염치(廉恥)가 없는 사람은 하(下)중의 하급 인간으로 본다. 우리네 보통 사람들 사이에선 언행이 불일치(言行不一致)하거나 표리가 부동(表裏不同)인 사람과는 상종하지 않으려 한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지난 한달 여 동안 이런 가치관과 상식 도덕의 기준을 놓고 치열한 논란을 벌이고 고심해왔다. 문재인대통령의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 강행으로 많은 국민들은(문재인정부 지지층 제외) 허망함을 넘어 깊은 허탈감에 빠져들었다. 지금까지의 나의 상식과 도덕 기준이, 인생관이 틀렸단 말인가, 서민들의 삶과 도덕적 기준과 고위 공직자의 기준은 달라도 되는가. 큰일(장관)을 하는 사람은 보통 사람과는 다른 느슨한 모럴 스탠더드를 적용받는 것이 옳은가. 분노 부끄러움 자괴감에 빠져있는 이 국민들의 가슴을 누가 어떻게 쓰다듬어야 할 것인가. 사과에는 책임이 뒤따라야 온갖 현란한 수사로, 추상같은 언변과 문장으로 정의를 부르짖고, 타인을 질책한 조국 - 그는 자신의 말과 글의 예외인가. 남의 가슴에 못 박아 놓고 ‘반성하고 사과한다’면 그걸로 끝인가. 장관직에 집착하며 온갖 수사로 변명하며 곤경에서 벗어나려는 처절한 몰염치를 다수 국민들은 수긍하지 않는다. 남이하면 불륜이요 내가하면 로맨스라는 이제 듣기조차 지겨운 내로남불의 집약을 최근 한달간 조국을 통해 보아왔다. 그래도 실정법 위반은 없으니 장관직 맡겨도 괜찮다는 대통령의 인식에도 국민의 절반 이상이 찬동하지 않는다. 다른 폴리페서에게는 학생이나 동료교수에게 피해를 주니 사표 내라 하고, 자신은 장관직 맡으면서 휴직계를 낸다. 사실 이미 존경심을 상실한 서울대 법대 제자들에게 되돌아갈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학생들에게 주는 장학금은 가정형편이 어려운 청년들에게 주자고 해놓고, 자신의 자녀는 이곳 저곳에서 비난받을 거액의 장학금을 받는다. 그간 제기된 각종 의혹과 사실을 놓고 볼 때 건전한, 힘없는, 착한 국민들의 눈에 비친 조국은 몰염치(沒廉恥) 바로 그것이다. 학비 생활비가 없어 휴학해야하고, 밤잠 설치고 눈 비벼가며 편의점 알바로 학비를 벌어야하는 동갑내기 친구가 얼마나 많은가. 법보다 훨씬 소중한 염치 도덕 윤리 양심 그런데도 50억원이 넘는 재산에, 부모가 대학교수인 조국의 딸은 유급 성적임에도 6학기 장학금을 받는 이 현실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하고 양해해야 하는가. 그럼에도 이같은 일들이 장관 시키는 것과 무슨 상관이냐는 이 정부의 오만에 많은 국민들이 분노한다. 젊은이들의 참담함은 뭘로 달랠 것인가. 상처를 주어서 미안하다면 그만인가. 청문회를 포함한 조국 검증 과정에서 드러난 그 자신의 위선과 언행불일치는 위법 탈법 차원을 떠나서 수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염치 도덕 윤리 양심 이런 가치들은 법보다 훨씬 소중히 여겨야 마땅하다. 이런 것들이 땅에 떨어지면 그 사회는 건강한 사회가 아니다. 병든 사회다. 내 자식에게, 함께 살아가는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조국처럼 살아라’고 얘기해야 한단 말인가. 참담하다. 말 따로 행동 따로, 자기 가족 위해선 남의 어려움 개의치 않는 몰염치, 남에겐 무서운 잣대 들이대고 내 행동엔 한없이 관대한 이 낯 뜨거운 일을 우리 자식들에게 어떻게 설명하란 말인가. 법만 어기지 않으면 장관도 된다는데.. 민심은 준엄하다, 무섭다 민심(民心)은 모래알 같지만 준엄하다. 민심을 거스르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 지는 멀리 갈 필요도 없다. 역사의 교훈이다. ‘살아있는 권력도 철저히 수사하라’는 대통령의 엄명을 받고 임명된 윤석열검찰총장의 어깨가 천근 만근 무겁다. 이 시대의 국민들만 그를 바라보는 게 아니다. 역사가 평가할 것이다. 검찰총장은 어쩌면 대한민국의 국격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느냐, 마느냐의 책임을 떠안고 있는지 모른다. 그리고 SNS상의 비난이나 신상 털기에 겁먹고 입을 다문 여당의원과 지식인들의 양심 성찰도 긴요한 상황이다. 직언(直言)할 사람이 없는 사회는 발전 가능성이 없다. 국민들은 조용히 이 싸움을 지켜볼 것이며, 지켜보는 시간은 마냥 길지는 않을 수도 있음을 집권세력은 알아야 할 것이다. 민심은 무섭다. 필자약력 (전)동아일보 경제부장, 논설위원 (전)재정경제부 금융발전심의위원
  • [데스크 칼럼] 조국이냐, 민심 잡기냐
  • 김충식 편집국장|2019-09-08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6일 자정을 기해 끝났다. 이제 공은 청와대로 넘어갔다. 청와대는 조국 후보자를 법무부 장관에 임명해야할까? 일단, 국회는 청문회 채택보고서에 대한 논의조차하지 못하고 청문회를 끝냈다. 국민은 청문회를 지켜보았고, 모든 의혹의 중심에 조국과 그의 부인이 정점에 있는 것을 보았다. 물론 이를 대변해주는 여당의원도 보았고, 결정적 한방을 치지 못하는 야당의원도 보았다. 오히려 조 후보자가 국회를 무시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인상도 받았다. 김진태 의원이 요청한 호적등본대신 가족관계증명원을 내놓은 것과 김도읍 의원이 요청한 딸의 진단서 대신 페이스북에 올린 개인신상에 관한 글을 증거라고 내놓은 것을 보니 조 후보자가 ‘청문회 시간만 지나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조국 후보자에게 꽤나 아플 결정적 한방은 언론보도로 나왔다. 자정을 기해 검찰이 조국의 부인 정경심 교수에 대해 기소했다는 내용이다. 검찰이 기소한 것을 보면 핵심 물증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7일 SBS 보도에 따르면 정경심 교수가 빼돌린 PC에서 최성해 동양대 총장의 직인 사본이 나왔다고 했다. 이는 정교수가 딸 조모양의 표창장을 만드는데 총장 직인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으로 보인다. 국무위원 선출 역사상 처음으로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임명되기 전에 그의 아내가 기소되는 유례없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대한 청와대와 여권의 시각은 “검찰이 서초동에서 여의도로 넘어왔다”(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청문회는 다시 한번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시간이었다"(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 "검찰 기소로 검찰 개혁 필요성이 명백히 드러났다"(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며 검찰의 수사에 대해 불만과 검찰개혁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가 검찰개혁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것은 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퇴임 후 검찰 수사로 전직 대통령임에도 불구하고 포토라인에 섰다. 이로인해 나중에 비극적 결말을 맞이한 것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은 검찰이 한 몫을 했다는 트라우마가 있을 것이라는 것이 세간인들의 평가다. 그럼, 왜 청와대는 법무부 장관에 조국을 앉히려는 것일까? 세간에 회자되는 이야기는 겉은 검찰 개혁이지만, 검찰을 손에 쥐고 있어야 문재인 정부 이후에 들어설 정부에서 검찰의 칼 끝을 퇴임한 수장에게 겨누게 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란다. 조국은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에 가입해 활동한 전력이 있다. 이는 북한의 사회주의와 일맥상통한다. 지금처럼 친북성향을 보이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미완성 혁명(?)을 완성해가기 위해서는 조국같은 사상에 비록 사법시험을 통과하지 못했어도 서울대 법대에서 법학교수로 이름을 날린 법률전문가가 있다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에겐 딱 필요한 인물 아니겠는가? 이제 남은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이다. 조국 후보자를 임명할 것인지 버릴 것인지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달렸다. 다만 조국을 임명하는 순간 청와대와 여당은 대한민국의 법무부 장관을 손에 넣었다고 좋아할지 모르지만, 대신 20~30 청년들의 분노와 함께 새로운 촛불을 손에 쥐게 될 수도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 [박현채 칼럼] 뜨거운 감자로 등장한 WTO 개도국 지위 포기
  • 박현채 주필|2019-09-06
  •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등장했다. 정부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WTO에 개도국 지위 개선을 요구하며 제시한 마감 시한(10월 23일)이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는 방안 검토에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하순께 “한국 등 부자 나라들이 WTO에서 개도국 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모든 수단을 강구하라”고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했다. “앞으로 90일 후까지 WTO 논의에 진전이 없으면 USTR이 자체적으로 부적절한 국가를 골라 개도국 처우를 없애라”는 구체적인 시한까지 제시했다. 단순한 엄포가 아니라 구체성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지시는 WTO 내 가장 큰 화두인 수산물 보조금 금지와 전자상거래 협상에서 중국과 인도가 개도국 지위를 이용해 규제 대상에서 빠져나갈 움직임을 보이면서 미국 등 선진국과 갈등이 촉발됐다는 점으로 미루어 중국과 인도를 겨냥한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개도국 지정이 부적절한 나라’ 명단에 한국, 멕시코, 터키 등 11개국의 이름이 올라 있어 그동안 WTO에서 개도국 지위를 유지해온 한국도 불똥을 감수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특히 미국은 지난 2월 WTO 일반이사회에 개도국 결정을 위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이거나 가입 절차를 밟고 있는 국가 ▲주요 20개국(G20) 회원국 ▲세계은행 분류 고소득 국가 (2017년 기준 1인당 국민소득 1만2056달러 이상) ▲세계 무역량 0.5% 이상인 국가 등 4가지를 제시하고 이들 항목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선진국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은 유일하게 4가지 모두를 충족시키는 국가다. WTO는 1995년 출범 이후 개도국을 국제 자유무역질서 안으로 편입시키기 위해 개도국 특별대우를 시행해 왔다. 개도국 우대조항은 지난해 기준 155개나 된다.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거나 국내 생산품에 대한 보조금 지급이 가능하며 관세인하 폭과 시기 조정 등에서 느슨한 규제가 적용된다. 이러한 특혜는 그동안 WTO 내에서 여러 차례 문제가 제기됐지만 개도국들의 반발로 번번이 무산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WTO 차원에서 후속 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경우 미국 정부 혼자서라도 개별적인 행동에 나설 것임을 예고하고 있어 예사롭지 않다. 한국은 1996년 OECD에 가입할 당시 선진국임을 선언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하지만 농업을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개도국 특혜를 주장하지 않는다는 조건부로 개도국으로 남는데 성공, 지금까지 WTO 내 다자간 협상에서 개도국 지위를 유지해 왔다. 한국이 WTO 개도국 지위를 잃을 경우, 쌀 관세율을 현행 513%에서 154% 수준으로 대폭 낮춰야 한다. 선진국 민감 품목 조항을 적용해 관세감축 폭을 3분의 1로 줄인다면 393%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하지만 대신 국내 소비량의 4%에 해당하는 저율관세할당물량(TRQ)을 제공해야 한다. 농업보조금도 현재 1조 4900억 원에서 8천200억 원 수준으로 크게 줄여야 한다. WTO는 만장일치로 안건을 처리하는 관계로 개도국 체계 개편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 등 선진국들은 양자 협상을 통해 개도국 졸업을 압박할 것이 확실시 된다. 미국은 지난 3월 양자 협상을 통해 브라질의 개도국 지위 포기를 이끌어냈다. 지금까지 미국의 요구에 굴복, 개도국 지위 포기 선언을 한 나라는 브라질을 위시해 대만,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싱가포르 등 4개국이나 된다. 멕시코와 브루나이 등 몇 개 나라도 마감 시한 전에 개도국 포기 선언을 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쌀을 제외한 농산물시장을 미국에 거의 개방한 상태다. 하지만 미국은 이미 한국의 쌀 관세율을 200~300%로 낮추라고 요구한 바 있어 자동차 관세 부과 등을 무기로 압박을 가해 올 가능성이 높다. 이젠 한국의 WTO 개도국 탈피가 시간 문제일 뿐 불가피할 것으로 여겨진다. 상당수 전문가들도 언젠가는 개도국을 졸업할 것이기 때문에 미리 대비하는 것이 긴요하다고 강조한다. 바야흐로 농업정책의 대전환을 모색해야 할 때가 왔다 하겠다. 하지만 농민들의 반발이 문제다. 무엇보다도 개도국 졸업에 앞서 급격한 충격과 혼란을 덜기 위한 연착륙 방안이 다각도로 모색돼야 한다. 특히 농민들이 수용할 만한 지원 방안과 함께 농촌과 농민을 근원적으로 살릴 수 있는 묘책이 강구돼야 하겠다. &lt;투데이 코리아 주필&gt; 약력 전) 연합뉴스 경제부장, 논설위원실장 전)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 전)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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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수첩] 막지못한 아프리카돼지열병...이제부턴 확산 막아야
  • 최한결 기자|2019-09-17
  • 경기도 파주시에 소재한 돼지농가에 국내 최초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병한 가운데 발병 가능성을 두고 음식물쓰레기(잔반) 지급과 발병국가로부터 해외방문이 없었던 것으로 조사결과 밝혀졌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잠복기는 짧으면 4일에서 길면 21일(3주) 이후 증상이 나타난다. 처음에는 고열현상과 함께 감염된 돼지는 자립하지 못해 주저 앉으며, 호흡기에서 출혈이 일어나면서 급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바이러스형 출혈병으로 돼지류에게만 발병한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일어날 수 있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잔반을 돼지가 섭취하거나, 발병한 돼지의 분비물 접촉 등으로 전염된다. 발병국을 방문한 사람을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다. 문제는 백신의 부재다. 1920년대에 최초 발견됐지만 현재까지도 백신이 나오지 않았고 치료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치사율은 100%에 가까워 전염을 막기 위해선 살처분과 예방적 살처분밖에 없다. 해당 농가는 돼지 번식을 전문으로 하는 농장으로 총 2400마리 중 어미돼지(모돈) 300마리, 새끼돼지(자돈) 2100마리를 키우고 있다. 발병 증상을 일으킨 모돈 5마리가 며칠 전부터 사료 배식을 거부했으며 고열 증상과 함께 주저 앉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또한 해당 농가는 사료 지급으로만 돼지를 사육해 잔반으로 인한 감염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한 국가 방문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농장주 부부와 외국인 노동자 4명이 이곳을 관리하고 있는데, 외국인노동자 4명은 모두 네팔인이다. 이들은 최근 해외 방문과 자국을 방문하지 않았으며 네팔은 돼지열병이 발병하지 않은 청정국가로 분류돼 있다. 또한 해당 돼지농가는 지난 2월과 6월, 농림축산식품부 주관으로 한 혈청검사 결과 돼지열병 감염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조사결과가 있어 그 이후에 발병원인이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한 적이 있고, 파주가 북한 인접 지역이니 북한에서 넘어온 야생 멧돼지 등이 발병 원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야생멧돼지로부터 돼지열병 가능성이 남아 있지만 농장 관계자는 멧돼지를 목격한 적이 없다고 증언했고, 해당 농가는 DMZ와의 거리도 상당하며 창문이 없고 출입문으로만 접근이 가능해 돼지열병에 걸린 야생멧돼지의 접촉으로 인한 발병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역학조사가 밝혀지기 이전까진 돼지열병의 감염 경로 파악이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원인을 밝혀 내는데 시간이 좀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양돈 관계자들이나 정부 부처도 당혹감과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20km 밖에서 양돈 농가를 운영중인 김 모씨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지난 5월에 북한에서 감염이 확인된 이후 감염 걱정에 가족들도 만나지 않았다"며 "백신도 없어 만약 이대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산한다면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라고 토로했다. 농식품부 검역본부는 항구와 공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역국가에서 오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돼지열병DNA를 가진 휴대용 돼지고기 가공품 반입을 금지했고 적발시 벌금형도 최대1000만원으로 강화한 바 있다. 또한 북한의 감염 사실 공개 이후 인근 지역의 소독과 차량, 사람의 방문을 철저하게 통제하고, 발병원인으로 꼽는 잔반 금지 등도 실시했다. 양돈 관계자들의 발병국가 방문을 자제해달라는 협조문과 돼지 농가의 철저한 소독등도 실시한 바 있다. 지난 2월과 6월에는 전국적인 혈청검사까지 이뤄졌다. 다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아프리카돼지열병의 발병은 막지 못했다는 것에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전염병이라는 재난인만큼 "인간의 힘으로 막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는 주장과 "아시아 전역으로 퍼진만큼 막을 수 없을 만큼 필연적인 결과였다"는 두가지 의견이 충돌한다. 일단 벌어진 일 인만큼 초동 대책이 중요하다. 선우선영 건국대 수의학과 교수는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초동 대처의 골든타임을 얼마로 보느냐는 질문에 "48시간 스탠드스틸(Standstill·전국 일시이동중지명령)이 걸려 있는 이때 빨리 농장 출입자들 또는 출입 차량에 대해 추적 조사가 이뤄진다고 하면 어느 정도 빨리 쉽게 막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7일 오전 브리핑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확산을 막을 수 있는 골든타임을 1주일로 보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이미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국내에 들어왔다. 정부는 이제부터 아프리카돼지열병과의 전면전을 선포하고 초동대처에 실패한 만큼 확산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한다.
  • [기자수첩] 홍콩시위, 넋 놓고 보다 한국경제 타격 올 수 있다
  • 김태문 기자|2019-08-21
  •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 규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경제에 홍콩 반정부 시위가 새로운 악재로 떠올랐다. 홍콩은 한국의 4번째로 큰 수출상대국이자 중국으로의 수출 우회로였다. 따라서 홍콩 경제가 흔들리면 한국에 타격이 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특히 홍콩의 대규모 시위 사태가 중국 중앙정부의 무력개입 등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달으면 한국경제에도 상당한 충격이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對홍콩 무역액은 480억 달러로, 이 가운데 수출이 460억 달러(약 56조원)에 달했다. 수출액 기준으로 중국, 미국, 베트남에 이어 4번째로 큰 규모로 홍콩으로 수출되는 제품의 대부분은 중국으로 재수출되는 상황이다. 우리 기업들이 홍콩을 중계무역지로 적극 활용하는 것은 동아시아 금융허브로서 무역금융에 이점이 있고, 중국기업과 직접 거래 시 발생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낮은 법인세와 무관세 혜택도 장점으로 꼽힌다. 주요 수출품목은 반도체로 지난해 홍콩을 상대로 한 수출액이 274억1111만 달러로 60%를 차지했고,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기기와 기계류는 전체 수출액의 82%에 달했다. 이에 따라 홍콩 사태가 격화하면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가뜩이나 쪼그라들고 있는 대(對)중국 수출이 더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중국으로의 수출은 작년 대비 16.6% 줄었다. 한국 기업들이 홍콩을 중국 수출의 중간 단계로 활용하는 건 중국과 직접 거래하는 것보다 법적·제도적 리스크가 적고 무관세 등의 혜택이 많아서다. 2003년 홍콩과 중국이 체결한 포괄적경제 동반자협정(CEPA)에 따라 홍콩은 중국으로 수출하는 상품에 관세를 면제받는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린다. 이때 홍콩 내 외국 기업도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어 한국 기업들은 중국 진출에 홍콩을 활용해왔다. 홍콩이 동아시아 금융·물류 허브로서 우리나라 핵심 수출품목의 중국 시장 진출에 교두보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러나 금융권 일각에서는 향후 사태가 악화하면 금융시장 불안은 물론 중계무역 등 실물 경제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와관련 홍콩 관련 금융투자 상품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홍콩H지수(HSCEI)는 국내 증권사들이 발행하는 주가연계증권(ELS)의 기초자산으로 많이 쓰인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발행된 ELS 가운데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포함한 상품(중복 집계)은 39조9072억 원어치에 이른다. ​올해 전체 ELS 발행금액 52조1981억 원의 76.5%다.​ 금융당국은 당장 국내 ELS 투자자들이 손실을 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ELS는 만기 내 기초자산 가격이 정해진 기준 아래로 떨어질 경우 원금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다. 하지만 홍콩 사태가 장기화하면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기자수첩] 부끄러운 줄 모르는 그들의 ‘친일가’
  • 권규홍 기자|2019-08-13
  • 지난해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일본 아베 내각은 수출규제 조치라는 카드를 꺼내 들어 사실상 우리나라에 대해 경제 전쟁을 선포했다. 국민들은 이에 일본제품 불매 운동을 전개했고, 일본 관광을 취소했다. 심지어 지방자치단체는 자매결연 도시로 지정된 일본의 각 도시와의 교류도 중단하며 일본 정부의 대응에 맞서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 이후에도 일본 정치인들의 망언은 계속 이어졌고, 일본 정부는 수출규제조치를 철회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아베 총리의 보좌관인 에토 세이이치는 지난1일 한국 국회의원들과의 만남에서 “나는 올해 71세인데 한국에 한 번 가봤다. 과거 일본인들이 매춘 관광으로 한국을 많이 갔는데 그런 걸 싫어해서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강제징용,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한 조사 과정에 참여했지만, 불법적인 정황을 찾지 못했다”고 하여 한국 의원들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또한 일본 아이치현에서 열린 국제예술제에 출품된 ‘평화의 소녀상’은 일본 정부의 요구에 전시를 중단하는 사태까지 벌어지며 우리 국민의 반일감정에 기름을 부었다.  하지만 그릇된 망언은 일본 정치인들에게서만 나오진 않았다. 극우단체인 엄마부대의 주옥순 대표는 지난 1일 일본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아베 총리에게 사죄해야한다”고 말해 시민사회의 공분을 샀다. 또한 이영훈 서울대 교수는 자신의 저서 ‘반일 종족주의 ’를 통해 “일제의 식민지배 기간에 강제 동원이나 위안부 성 노예는 없었다”고 주장해 물의를 빚었다. 이 교수의 이 같은 주장에 여야할 것 없이 비판이 제기됐다.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구역질이 난다”고 비판했고,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비상식적이고 동의할 수 없는 내용이다”고 평가했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 역시 “두통을 유발한다. 역사에 대한 자해행위”라고 비판했다. 계속되는 비판에도 이 교수는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위안부 문제에 대해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으로부터 영업장소를 받아 업자와 수익 일부를 나누는 관계일 뿐이었다”라며 “피해자가 아닌 개인의 의지에 따라 스스로 선택한 일”이라고 거듭 주장하며 국민적 비판을 야기하고 있다. 우리는 일제치하 36년간 말도 못 할 굴욕을 겪었다. 일본 제국은 우리의 국토를 파괴했고, 수많은 문화재와 자원을 수탈했으며 국민들은 창씨개명과 동시에 강제로 일왕에게 충성을 강요당했고 민족정기는 철저히 유린당했다. 꽃다운 나이의 소년, 소녀들은 전쟁터로 끌려가 총알받이가 되었고, 성 노예가 되었다. 일본으로 태평양으로 동남아시아로 강제로 끌려간 사람들은 인간이하의 대우를 받으며 강제노역에 동원되었으며 제대로 된 임금 한번 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일본은 아직도 우리에게 제대로 된 사과 한번 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로부터 진심 어린 사과 한 번 받지도 못한 상태에서 일본 정부의 생각을 동조하며 과거 일은 잊자고 주장하는게 과연 합당한 일일까?  과연 그들은 교단에서, 거리에서, 각종 강연을 통해서 대체 자라나는 세대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인가? 일본 식민지배가 근대화를 가져왔다는 논리대로라면, 다시 일본의 지배를 받기라도 하자는 것일까?  그들의 부끄러운 줄 모르는 망언 속에 사회적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일본 방송들은 이들의 발언을 열심히 전하며 “한국에서도 아베 내각의 수출규제조치에 동조하고 있다”는 식의 보도를 해나가며 일본 우익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 6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한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은 그들의 주장에 대해 “우리들이 일본 제국주의로부터 해방된 이후 민족정기 확립을 이루지 못한 후과를 치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안타까운 심정을 전하기도 했다.  주변이 강대국들로 둘러싸인 한반도는 예나 지금이나 이웃 국가들로부터 수많은 압박과 선택을 강요당하고 있다.  오늘 날의 대한민국은 국가적 위기 앞에 놓여 있다. (누구 때문이라고 얘기하기 전에) 국가적 위기 앞에서만이라도 하나로 일치단결된 국민의 목소리를 내야 하지 않을까. 그것이 대한민국이 지금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지 않을까. 잘못된 식민사관을 바로 잡고 당장이라도 그들의 ‘친일가(親日歌)’를 중단시키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 [기자수첩] 불매운동 본질 벗어난 ‘유니클로 감시’
  • 유한일 기자|2019-08-07
  • 일본이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에 나서며 촉발된 불매운동이 심상치 않다. 한국에 자리잡은 여러 일본 기업이 타격을 입은 가운데 일본 SPA(제조·유통 일괄형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는 최대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달 11일 유니클로 일본 본사인 패스트리테일링 오자키 다케시 CFO(재무책임자)의 “한국 불매운동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이 이번 유니클로 불매운동의 기폭제가 됐다. 논란이 확산되자 유니클로 측은 두 차례 사과문을 발표하며 고개를 숙였지만 들끓는 여론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후 유니클로는 이번 운동의 대표 불매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불매운동이 시작된지 약 한 달째로 접어든 지난 2일 취재를 위해 찾은 유니클로 강남역점은 예상대로 한산했다.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대로에 위치했고 3개 층을 쓰는 대형매장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외국인 손님들만이 진열된 의류를 보고 있는 정도였다. 매장은 둘러봤으니 현장 직원들에게 최근 상황에 대해 들어보려 했지만 예상 밖의 반응이 나왔다. 그들은 ‘불매운동’이라는 운을 떼자 “어떤 말도 해드릴 수 없다”며 황급히 자리를 떴다. 이 매장의 다른 직원들도, 추가 취재를 위해 방문한 롯데월드몰점 직원들도 똑같은 반응을 보였다. 매장 한편에서는 직원들이 긴급회의를 하듯이 심각한 모습으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사실 취재를 나가기 전 머릿속에 짐작가는 그림이 있었다. 최근 유니클로가 불매운동의 상징처럼 대두한 만큼 매장 내 손님들이 없는 모습은 예상대로 재현됐다. 하지만 직원들의 반응은 뜻 밖이었다. 적어도 “평소보다 손님이 줄긴 했다”는 말 정도는 해 줄 것으로 예상했으나 대화 자체를 거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매장 직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최근 본사에서는 각 매장에 ‘매장에 대한 어떤 정보도 말해주지 말라’는 지침이 내려온 것으로 보인다. 일본 본사 임원의 실언으로 여론이 악화돼 불매운동의 타깃이 된 만큼 언론 취재 등에 대응하지 않고 몸을 사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직원들은 기자의 신분 확인에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보였다. 나중에야 이유를 알았는데 최근 유니클로 직원들과 방문객의 사진을 몰래 찍어 인터넷커뮤니티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게시해 고발하고 조롱하는 이른바 ‘유니클로 감시’가 생겼다. 이를 자처하는 네티즌들은 인근 유니클로 매장을 찾아 사진을 찍고 ‘이상무’, ‘텅텅 비어있음’ 등의 멘트를 남기거나, 유니클로를 들어가 쇼핑을 하는 손님들을 촬영하고 ‘친일파’, ‘매국노’라고 폄하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 불매운동의 본질은 상대에 대한 ‘점잖은 항의의 표시’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일본 기업의 매출에 영향을 주고, 이미지를 깎아내리는 목적이 아니다. 우리의 이번 불매운동이 빛난 이유 역시 국민들 스스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강제가 아닌 자발적 참여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감정적 공격을 펼친 일본과 달리 우리는 차분하고 이성적인 대응을 했다. 우리가 토요타 자동차를 안 타고, 아사히 맥주를 안 마시며, 유니클로 옷을 안 입는 이유만으로 당장 일본이 경제보복을 철회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다만 우리는 이번 자발적 불매운동을 통해 ‘한국 불매운동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호기를 부렸던 기업을 혼쭐내줬다. 나아가 비상식적 근거로 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일본에 ‘한국 국민의 힘’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번 ‘유니클로 감시’ 사례는 지금까지 우리가 보여준 ‘성숙함’과는 거리가 멀다. 이들의 행동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전달하려는 메세지가 무엇인지 모르는 건 아니다. 다만 누군가를 매도하고 공격하는 양상으로 변질되는 순간 지금까지 다져온 내부 결속력이 무너지는건 시간문제다. 더욱이 누군가에게는 불매운동이 생계·생존을 위협하는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들의 상황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은 채 일방적 비난을 쏟아내는 것은 결코 미화될 수 없다. 참여하지 않는 사람을 향해 활을 겨누는 행동이 과연 애국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 모두 불매운동의 본질을 다시 한 번 머리에 새기고 조금 더 성숙한 접근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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