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명예’ 검찰 조사 받게 된 역대 5번째 대통령

▲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검찰 포토라인에 서 준비한 내용이 담긴 서류를 긴장한 표정으로 읽어 나가고 있다.

[투데이코리아=최한결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뇌물과 횡령·배임 그리고 조세포탈 등의 혐의다. 이로써 검찰 조사를 받은 역대 5번째 대통령이자 포토라인에 선 4번째 전직 대통령이 됐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15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을 출발, 오전 9시23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했다. 이 전 대통령은 차량에서 내린 뒤 포토라인에 서서 "국민 여러분께 죄송스럽다는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미리 준비한 글을 긴장한 표정으로 읽어 나갔다. "저는 오늘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무엇보다도 경제가 어렵고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환경이 매우 엄중할 때 저와 관련된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고 했다.
또 "저를 믿고 지지해준 많은 분들과 이와 관련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분들께도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말씀드린다"며 "전직 대통령으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지만 말을 아껴야한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바라는데, 역사에서 이번 일이 마지막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100억원대 뇌물 혐의를 모두 부인하는 것이냐" "측근들이 대부분 혐의를 인정하고 있는데 책임감을 느끼느냐" "다스는 누구 것이라고 생각하느냐" 등 취재진들의 질문에는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은 채 조사실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 전 대통령은 전례에 따라 수사를 총괄하는 한동훈 중앙지검 3차장검사와 약 10분의 짧은 티타임을 가진 뒤 본격적인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해 박 전 대통령이 조사받은 1001호 특별조사실에서 신문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에 혐의내용과 관련된 수수 뇌물액수가 110억원에 달한다고 판단했다.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와 관련해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4억원), 장다사로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10억원), 박재완 전 청와대 정무수석(2억원), 김희중 전 청와대 부속실장(1억원),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5000만원)이 총 17억5000만원을 수수한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또한 검찰은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 대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법조계는 혐의가 무겁고 이미 다수의 공범이 구속된데다 일명 '말 맞추기'등 증거인멸이 우려된다는 점에서 구속영장이 청구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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