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내부에서는 바른·국민 출신 간 의견 다소 엇갈려

▲ 21시간 동안의 고강도 검찰조사를 마치고 15일 귀가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이명박(77) 전 대통령이 100억원대 뇌물수수 등 혐의로 14일 검찰에 전격소환된 가운데 여야3당은 상이한 반응을 내놨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14일 구두논평에서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이고 전직이든 현직이든 결코 예외일 수 없다”면서도 “검찰의 피의사실 유포를 통한 면박주기 수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의 중요한 이유였고 그것이 정치보복이라면 9년이 흐른 지금 대한민국에서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대표도 이 전 대통령 수사를 정치보복으로 규정했다. 그는 이 전 대통령 검찰 소환 당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죄를 지었으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처벌하는 건 당연하다”면서 “복수의 일념으로 전전(前前) 대통령의 오래된 개인비리 혐의를 집요하게 들춰내 꼭 포토라인에 세워야 했을까”라고 꼬집었다.


홍 대표는 이 전 대통령 수사가 6.13지방선거를 노린 것이라는 주장도 내놨다. 그는 “모든 것을 지방정부 장악을 위한 지방선거용으로 국정을 몰아가고 있는 문재인 정권을 보고 있으면 이 나라의 미래가 참으로 걱정된다”며 “MB처럼 (문재인 정부에)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12일 이재오 전 의원 등이 이끈 늘푸른한국당은 자유한국당과의 합당을 선언했다. 이 전 의원은 친이(親李)계 좌장으로 꼽힌다. 이 전 의원은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검찰 수사 과정에서 협박이 있었다며 측근들 자백은 증거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국당과 사실상의 범야권을 형성 중인 바른미래당은 이 전 대통령을 맹비난하며 엄정수사를 촉구했다.


김철근 대변인은 15일 논평에서 “김백준 전 기획관 등 측근들이 범죄사실을 털어놨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책임을 떠넘기는 이 전 대통령 모습이 참담하기 그지없다”며 “20여개 혐의가 거론되는 이 전 대통령은 일반형사범보다 못한 처지로 전락했다”고 비난했다.


김 대변인은 “검찰은 이 전 대통령 뇌물수수, 배임, 횡령 등 혐의를 철저히 수사해 진상을 밝혀내야 한다. 권력형 범죄는 예외 없이 엄정수사하고 일벌백계해야 한다는 것이 국민들의 상식”이라며 “바른미래당은 이 전 대통령이 호언장담한 도덕적으로 가장 완벽하다던 정권 실체가 뭔지 거말이 샅샅이 파헤칠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출신인 김동철 원내대표도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이 전 대통령에게 법정최고형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회의에 동석한 바른정당 출신의 유승민 공동대표는 문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홍 대표의 “부메랑” 발언과 유사한 발언을 내놨다.


유 공동대표는 “전직 대통령 두 분이 이렇게 된 상황은 소위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 폐해와 관련된 문제”라며 “문 대통령께서 직접 헌법을 고치겠다고 개헌안을 국회에 던지는 행위 자체가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발상에서 나온 독선과 오만”이라고 지적했다. 바른정당은 한국당 탈당파로 구성됐다.


여당 더불어민주당은 이 전 대통령 수사에 대한 환영입장을 내놨다. 김현 대변인은 15일 브리핑에서 “이 전 대통령과 그 일가의 범죄는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가 공소시효”라며 “영포빌딩 창고에서 발견된 수많은 서류들은 그가 빠져나갈 수 없는 증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정치보복은 없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15일 기자단에 “(이 전 대통령 수사에) 청와대가 개입할 여지도 없고 개입하지 않겠다는 게 문 대통령 입장”이라며 “검찰 자체 판단과 수사결과에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14일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한 이 전 대통령은 21시간 동안 조사받고 15일 귀가했다. 검찰은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이 전 대통령 구속영장 청구는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윤석열 지검장에게 신병처리 관련 의견을 내고 문무일 검찰총장이 최종결정하는 순으로 이뤄진다. 정치권은 문 총장이 다음주 중으로 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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