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프랜차이즈업계 간담회 개최⋯김상조 취임 후 5번째 공식 만남 이례적

▲ 16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프랜차이즈업계 가맹본부 대표자 간담회'가 열렸다. 사진은 참석자들이 상생협력을 의미하는 손을 맞잡는 포즈로 기념촬을 하고 있다.

[투데이코리아=노철중 기자]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프랜차이즈업계 가맹본부 대표자들 및 관련 협회장 등이 만나 ‘상생의 가치’에 공감하고 ‘상생 방안’을 공유했다.


16일 중소기업중앙회 이사회실에서 진행된 언론 공개 간담회에는 김상조 위원장을 비롯해 박기영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회장, 조윤성 편의점산업협회 회장 그리고 편의점, 커피, 햄버거 등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대표자들이 참석했다. 총 19개 가맹본부와 2개의 관련 협회장이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김상조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공정위원장 취임 후 프랜차이즈업계와 공식적인 간담회만 5번째다. 다른 업계와는 이렇게 많이 만나지 않는다”며 “오늘은 제가 최대한 말을 아끼고 여러분들이 하시고 싶은 얘기를 하신다면 경청해서 듣겠다”고 말했다.


▲ 프랜차이즈업계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아직도 가맹점을 성장의 동반자가 아니라 이익을 챙기는 수단으로 보는 인식이 많은 것 같다. 미국의 도미노 피자가 가맹점주가 개발한 피자를 따뜻하게 배달할 수 있는 보온통으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는 점을 참고해 주시길 바란다”며 가맹점주들과 상생 협력을 거듭 강조했다.


박기영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회장은 “3월 1일 저희가 개최하는 프랜차이즈 박람회에 공정위원장이 방문한 것은 역대 공정위원장 중 최초였던 것 같다”며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에 추가적으로 업계의 의견을 반영해 주신 데 대해서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지난달 23일 발표된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에 가맹본부의 필수품목 공급가격 원가 공개 조항을 두고 한국프랜차이즈사업협회는 얼마 전까지 사업자의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사항을 공개하라는 것은 기본권 침해에 해당한다며 현법소원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 박기영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조윤선 편의점산업협회 회장은 편의점 가맹점주들의 애매한 위치에 대해 언급했다. 대기업이 가맹본부이기 때문에 가맹점주들이 각종 혜택에서 제외되는 경우도 많고 사실상 영세자영업자인 그들이 소상공인들에 주어지는 혜택도 받기 어려운 매우 불리한 위치에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공정위는 상생협약 이행 모범사례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연말에 시상할 계획을 갖고 있다”면서 “모범사례에 선정되면 기업 홍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각각의 가맹본부들의 대표적인 상생방안 발표가 이어졌다.


편의점 업종 가맹본부들은 가맹점의 수입이 일정 수준 미만인 경우 그 차액을 지급해 주는 ‘최저수입 보장’ 방안을 확대 운영하고 전기료 지원, 유통기한 경과 식품 폐기에 따른 손실 보전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김상조 위원장과 가맹본부 대표자들이 다른 참석자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다.

영업일수 및 영업시간 점주 자율 선택(이마트24), 폐점 위기 가맹점주 재활 지원(미니스톱), 상생펀드 1000억 조성(세븐일레븐) 등 눈에 띄는 방안들도 나왔다.


더불어 가맹본부들이 해결할 수 없는 카드수수료 문제도 제기됐다. 1000원, 5000원 결제에도 카드수수료를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현재 시스템에 대해 어려움을 호소하는 점주들이 많다는 것이다.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커피·외식업종 가맹본부들은 가맹점에 공급하는 필수구입품목의 수를 줄이고 그 가격도 인하하며 가맹점으로부터 수취하는 로열티 인하, 광고·판촉비 등 각종 비용 분담 확대, 가맹점의 영업권 보호 강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커피·외식업종 가맹본부들은 공통적으로 점주와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점주들과 정기적으로 간담회를 마련하고 문제가 되는 부분은 협의를 통해 해결 방안을 찾고 있는 가맹본부들이 다수 있었다.


이 분야 가맹본부들이 부담을 느끼는 임대료 문제도 언급됐다. 계약 연수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임대료는 올라가고 심한 경우 폐점을 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가맹본부와 가맹점주에게 공통으로 가해지는 부담이다. 상당히 불가항력적으로 일어나는 이러한 문제를 정책적으로 감안해달라는 요청이었다.


▲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대표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박기영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최저임금인상으로 늘어나는 가맹점주들의 부담에 대해 이날 참여한 모든 가맹본부들은 가맹점의 소득이 보장돼야 본부도 성장할 수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과거 갑질로 얼룩졌던 프랜차이즈산업계에 상생 문화가 안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간담회를 마무리하면서 연초 외식업종 가격인상에 대해 김 위원장은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생활물가 안정이라는 정부의 책임이 있는 것도 분명하고 정부가 시가에 개입하는 것도 맞지 않다”면서 “최저임금 인상의 목표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어려운 계층에 있는 분들을 위한 것이다. 저임금 노동자와 영세소상공인들이 이에 해당한다. 협회나 가맹본부 차원에서 우리 사회에서 어려운 위치에 있는 분들의 삶이 나아질 수 있는 선순환 구조 확립에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기영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회장은 “지금은 프랜차이즈업계 갑질이 거의 없어졌다고 생각한다”면서 “과거 초기 진입단계에서 지나치게 경쟁하면서 왜곡된 문화가 만들어졌던 것 같다. 그런데 이런 결과는 과거 공정위의 책임도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프랜차이즈업계가 정부의 상생협력 정책에 노력하겠다면서도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워야 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를 언급하며 정부 정책이 이와 같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공정위 주최로 열린 이날 간담회는 예정된 시간을 훨씬 넘겨 2시간 30분가량 진행됐으며 가맹본부들의 말을 최대한 끊지 않고 충분한 시간을 주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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