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반그룹 김상열 회장


[투데이코리아=권규홍 기자]


체제 변화 모색

광주에서 서울 강남으로 본사를 이전한 뒤 수도권에서의 건설 사업도 순조롭게 궤도에 오르자 김상열 회장은 금융업을 시작했다. 김 회장은 더 큰 꿈을 꾸고 있었다. 김 회장은 단순한 호남출신의 건설인으로 남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지금의 호반건설은 호반건설산업이 모체인 회사로 호반건설산업은 ‘현대파이낸스’라는 이름으로 1996년 금융사업을 시작했다.

현대파이낸스는 이듬해 현대여신금융으로 이름을 바꿔 공격적인 금융 사업을 펼쳐나갔다. 그러던 중에 IMF사태가 발생하며 위기를 맞을것으로 생각했지만 김 회장은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발상의 전환을 보여줬다.

김회장은 현대여신금융의 이름을 신화개발주식회사로 다시 바꾸고 호반 건설사업부문을 인수한뒤 ‘호반건설산업’으로 변경하고 본격적인 건설사업에 힘을 썼다.

이후 호반건설주택, 호반건설산업, 호반산업, 리젠시빌주택, 리젠시빌건설등의 건설 계열사를 만들었고 이를 바탕으로 다른 기업들을 하나둘씩 인수했다.

현재 호반그룹은 KBC광주방송을 시작으로 하와이에 위치한 와이켈레CC, 우방ENC, 아브뉴프랑, 코너스톤투자파트너스등을 차례대로 인수,런칭하며 몸집을 더욱 불리고 있다. 광주방송은 호반건설과 호반베르디움이 각각 지분 16.59%, 13.00%를 보유했으며 김 회장의 부인 우현희씨는 KBC문화재단 이사장을 맡아 남편의 사업을 돕고 있다.

또한 김상열 회장은 스포츠에도 관심이 많아 2016년에 한국여자바둑리그에 참가하였고 이듬해 역시 참가하였다. 또한 KLPGA 회장을 맡아 여성 골퍼들을 키워내고 있다.

또한 김 회장은 호남출신 기업가라는 사실을 잊지않고 호남지역 지원도 해나가고 있다. 꾸준한 청소년 장학사업으로 공을 인정받아 2004년 광주시민대상을 수상했고 2012년부터는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직도 겸임하고 있다.

▲ 호반 베르디움 민락 지구 조감도

리스크

1989년 창립이래 승승장구하며 몸집을 불린 호반그룹. 하지만 이런 호반도 여러 리스크는 분명 존재한다.


호반은 그룹 규모와는 달리 2018년 현재까지 비상장사로 머물고 있으며 수도권 진출을 선언 하고 외연 확장을 해나가고는 있지만 이미 서울 일대의 아파트 재건축은 GS, 현대, 삼성, 대우, 대림, 롯데 등 대기업 건설사들이 맹주를 자처하고 있는 실정이라 호반의 규모로서는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기가 매우 어렵다.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강남 재건축 사업은 입찰하는 족족 대기업 건설사에 밀려 쓴잔을 마시고 있으며, 수도권 재개발 사업도 대기업 건설사에 밀려서 떨어지는 경우가 잦다.


재개발 같은 경우는 신정뉴타운에 시공사로 선정되는 등 일부 성과를 보였지만 재건축이 너무 부진하다. 그래서 호반건설 내부적으로 어떻게든 브랜드 가치를 올리려 발버둥 치고 있다.


그래서 호반은 이런 차원의 일환으로 대우건설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되어 대우건설을 야심차게 인수하려 했으나 지난 2월 인수를 포기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대우의 3천억원 규모의 추가부실을 이유로 들었지만 업계에서는 호반의 규모로는 대우건설을 인수하기가 무리였다는 평가. 오히려 그간 대기업 브랜드에 비해 저평가되었던 호반의 브랜드 가치를 올리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 아니었는가 하는 의구심도 퍼지고 있다.


또한 호반건설의 주택사업 방식은 ‘벌떼 입찰’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지난 2015년 국회에서 정성호 의원은 2010~2014년 기간동안 호반건설이 한 번에 최대 23개 계열사를 동원해 96개 필지에 신청, 15개 필지를 따냈는데 이 중 5개 필지는 다른 계열사에 넘겼고, 비계열사에도 5개 필지를 넘겼다고 밝혔다.


이런 논란이 이어지면서 LH 공사는 지난해 8월부터 공동주택용지를 공급 기준으로 주택건설실적 등 일정 조건을 갖춰야 1순위로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아예 제도를 바꿔버려 더 이상 호반은 같은 전략을 쓸수 없게 되었다.


또한 외연확장을 했지만 우리나라 대기업들의 고질적인 악습인 일감 몰아주기 또한 호반의 리스크로 작용한다. 문재인 정부들어 새로 임명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일감몰아주기에 철퇴를 가하고 있는 실정이라 호반으로서는 계열사들의 운용이 쉽지 않을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김 회장은 부인과 세 자녀에게 각각 계열사를 맡겼고 이들 간 내부거래를 통해 그룹 전체를 성장시켰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호반건설의 경우 김상열 회장이 지분을 29%가량을 차지한 최대주주인데, 지난해 매출의 31.1%가 호반건설산업과 호반건설주택등 계열사로부터 나왔다. 이 계열사엔 김 회장의 장남인 김대헌 상무가 최대주주로 등록되어있고 이들은 내부거래를 통해 꾸준히 성장해 왔다는 지적을 줄곳 받아왔다. 2010년에는 내부거래 비율이 무려 99%를 기록하며 기존의 재벌들과 과연 뭐가 다른가라는 비판을 받고 있어 그룹 이미지 관리에도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는 고언이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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