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재준 회장·이준용 명예회장 근검절약 노블리스오블리주 정신 실천

<편집자 주> 소비자 권리의식이 높아지고 지난해 갑질 기업과 총수에 대한 비난이 고조되면서 기업의 경영환경도 정치 만큼이나 급변하는 시기에는 총수의 경영능력과 리더십에 따라 기업의 미래가 달라진다. 총수의 정확한 판단과 경영 역량에 따라 기업이 우뚝 서기도 하지만 때로는 오너리스크로 위기를 겪기도 한다. 본지는 이에따라 건설업계를 비롯,식품 외식업계 ,제조, 금융업계까지 주요 기업의 총수가 걸어온 길과 공과를 점검해 보기로 한다.


▲ 2012년 11월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전경련 11월 회장단 회의에서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이 입장하고 있다.

[투데이코리아=노철중 기자]국내 1호 건설사, 건설업계 4위라는 수식어가 붙는 대림산업이 3세 경영에 들어서면서부터 잇달아 물의를 빚고 있다. 이해욱 부회장의 운전사 폭행 사건으로 큰 물의를 일으켰고 최근에는 전·현직 임원들이 하도급업체에 갑질을 하다 경찰에 입건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고 이재준 회장·이준용 명예회장의 걸어온 길


2015년 8월 이준용 명예회장은 통일운동을 위한 기금으로 사재 2000억원을 기부해 화제가 됐다. 당시 그는 “후손을 진정으로 위하고 후손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통일이라는 생각에 전 재산을 내놓기로 결심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포항지진 때는 10억원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용 명예회장은 1995년 별세한 대림산업 창업주 고(故)이재준 회장의 장남이다. 이재준 회장은 평소 부지런하고 돈을 허투루 쓰지 않고 신뢰를 바탕으로 회사를 경영했다. 우리나라 고도 성장기를 함께 걸어오면서도 그는 에어컨 없이 선풍기와 부채로 한여름을 지내고 양복 한 벌로 10년을 지낼 정도로 근검절약이 몸에 밴 경영인으로 널리 알려졌다.


이 회장은 1939년 그의 나이 22세에 인천 부평역에 부림상회로 첫 사업을 시작했다. 목자재와 건자재를 취급하며 원목을 개발, 사세를 키웠다. 1947년 부평 경찰서 신축 공사에 참여하면서 토목공사에 참여하면서 대림산업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 대림산업 본사 전경.

그는 늘 새벽 4시에 일어나 발주처 담당자 집을 찾아가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한 것으로 유명하다. 느지막이 수금을 가면 담당자가 자리에 자주 없기 때문이었다. 이 회장의 이런 부지런함은 간부들에게도 전염돼 식전에 일을 시작하고 아침밥을 먹는다는 의미의 ‘새벽탕’이라는 유행어가 생겼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대림을 찾아오는 손님의 신분을 막론하고 대접하는 식사 메뉴가 오직 설렁탕 하나였던 것도 유명하다. 평소에 근검절약을 했지만 예외로 직원들을 위해서는 돈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직원이 120명이던 시절, 정해진 월급 외에도 형편이 어려운 직원에게는 쌀 한 가마니라도 더 보내고 조기철이면 조기, 김장철이면 새우젓을 나눠주곤 했다.


지속 성장세 이어가지만⋯오너리스크 영향?


이러한 바탕 위에 대림산업은 성장을 거듭했다. 1960년대 경인·경부고속도로 준공, 1970년대 서울지하철 1호선, 국회의사당, 세종문화회관, 청계천 복개 공사 등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랜드마크들을 건설했다. 1980년대에는 88 서울올림픽 주경기장을 준공하고 말레이시아, 태국, 이라크, 사우디 등 해외 진출 사업을 전개했다.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기반을 잡고 국내와 해외를 오가며 아파트, 다리(삼천포대교, 이순신대교 등) 건축사업과 화학공장, 발전소 등 플랜트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큼지막한 성과를 냈다.


대림산업은 지난 2017년 전년 대비 25% 증가하 12조3326억원 매출 5468억원 영업이익을 남겼다. 그러나 최근에는 해외수주가 급감해 플랜트사업 부문 직원들에게 무급 휴직 신청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대림산업의 해외수주액은 2014년까지 600억달러 이상을 기록하다 2015년부터 461억달러, 282억달러, 290억달러로 많이 떨어졌다. 윤리경영의 위기와 사업의 번창이 얼마만큼 상관이 있는지 과학적으로 증명된 바 없지만 최근에는 ‘오너리스크’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최고경영자에게 요구되는 도덕성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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