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열차, ‘최고지도자’ 전용열차로 쓰여… 美中北 공식발표 없어 속단은 어려워

▲ 26일 오후 중국 베이징역에 도착한 북한 열차(사진=니혼TV 캡처).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북한 김정은이 26일 중국 베이징(北京)을 방문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미국, 중국, 북한은 방문여부를 함구하는 가운데 북한에서 중국으로 향한 열차는 이른바 ‘1호 열차’인 것으로 확인된다.


북한 열차의 중국 이동은 일본 니혼(日本)TV 계열 NNN이 처음 보도했다. 방송이 공개한 영상에는 노란색 띠를 두른 초록색 열차가 삼엄한 경계 속에 베이징 기차역에 정차하는 모습이 담겼다.


CNN, 뉴욕타임스(NYT) 등은 베이징 시내 영빈관인 댜오위타이(釣魚臺)로 검은색 세단 수십여대가 향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열차의 방중(訪中) 목적, 일정은 알려진 바 없지만 김정은이 탑승한 것은 맞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방중한 열차는 노란색 띠를 두른 초록색 등 과거 김정일이 이용한 ‘1호 열차’ 외관과 거의 동일하다. NHK는 익명의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 또는 김여정이 탑승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그러나 김정일이 탑승했던 1호 열차와 이번 방중 열차의 외관이 미묘하게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1호 열차’가 아닐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미중(美中) 또는 북한 측 공식발표가 있기 전까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 2011년 8월 러시아 방문 중 ‘1호 열차’에 오르고 있는 김정일.


김정은 방중이 사실일 경우 작년 2월 김정남 암살에 성공함에 따라, 즉 ‘자신의 대안’을 제거함에 따라 해외방문에 자신감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중국으로서는 김정은을 대체할 소위 ‘백두혈통 장손’이 사라진 이상 김정은 체제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정은이 사라지면 북한은 내전에 휩싸여 한국 주도 통일 또는 급진 과격파 정권장악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미 시장경제에 눈 뜬 주민들이 행정력 부재를 틈타 결집해 시위를 일으키거나 최악의 경우 군부가 반란에 나설 수도 있다. 북한은 헌법에 기초해 국가가 운영되는 체제가 아닌 ‘최고지도자’가 곧 ‘법’인 1인 독재체제이기에 최고지도자가 사라지면 국가시스템이 붕괴될 수밖에 없는 취약한 구조다.


이 가운데 최악의 경우 개혁개방 성향이 아닌 극단적 반미(反美) 성향 군부가 정권을 장악할 수도 있다. 중국이 한반도 북부에서 원하는 건 ‘통제가능한 사회주의 우방’이지 ‘통제불가능한 자유민주주의 적국’이나 ‘핵전쟁 도화선’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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