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복지·사회환원 등 앞장서… 이면에는 ‘부실공사’ ‘일감 몰아주기’ 등 각종 논란·의혹도

<편집자 주> 소비자 권리의식이 높아지고 지난해 갑질 기업과 총수에 대한 비난이 고조되면서 기업의 경영환경도 정치 만큼이나 급변하는 시기에는 총수의 경영능력과 리더십에 따라 기업의 미래가 달라진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이라는 엄청난 기업환경의 변화 속에서 총수의 정확한 판단과 경영 역량에 따라 기업이 우뚝 서기도 하지만 때로는 오너리스크로 위기를 겪기도 한다. 본지는 이에따라 건설업계를 비롯,식품 외식업계 ,제조, 금융업계까지 주요 기업의 총수가 걸어온 길과 공과를 점검해 보기로 한다.


▲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투데이코리아=박진영 기자] 서희건설은 작년 기준 도급순위 32위, 시공능력평가 30위의 1군 건설기업이다. 스타힐스 등 브랜드로 전국 각지에 아파트를 건설하고 있다. 스타힐스는 타 건설사들 아파트 브랜드보다 저렴한 분양가가 특징이다.


서희건설은 창업주인 이봉관(73) 회장이 1982년 10월 설립한 운송업체인 영대운수를 모체로 성장해왔다. 영대운수는 1994년 운송업 면허를 반납한 뒤 건설업체로 전환해 포스코의 포항·광양제철소 토건정비공사를 시작으로 건설업에 발을 내밀었다. 현재 본사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있다.


이봉관 회장의 ‘인본주의’ 경영철학


이 회장은 1945년 경북 경주 출생이다. 1970년 3월 포항제철 공채 2기로 입사해 10여년 간 근무하다 1983년 퇴사하면서 영대운수를 설립했다. 영대운수는 1987년 유성화물운송, 1991년 유성우주산업으로 상호를 바꾼 뒤 1994년 9월 서희건설로 전환했다.


이 회장은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유명하다. 지난 2016년 5월에는 ‘CEO의 기도’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이 책에는 이 회장의 어린시절 성장기, 기업인으로서의 삶, 신앙관과 기도문 등이 담겼다. 인세수입은 선교헌금으로 쓰였다. 이 책은 당시 서점가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이 회장은 ‘느림의 미학’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2000년대 초 부동산 호황기때 공격적인 주택개발 사업으로 이익을 얻을 수도 있었지만 이 회장은 안정을 선택했다. 쉽게 버는 돈에는 그만큼 위험이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느림을 중시하는 경영스타일이었지만 회사 수익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 건 아니다. 서희건설의 작년 1분기 매출은 2천4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33.3% 늘어난 128억원을 기록했다.


성장배경에는 직원 중시 철학이 있다. 서희건설에는 정년퇴직이라는 개념이 없다. 직원 누구나 할 수 있을 때까지 일하고 스스로 체력이 다했다고 여길 때 물러나도록 한다.


이 회장은 늘 “직원이 기업의 주인”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1999년에는 “기업은 나라와 직원의 것”이라는 평소 소신대로 코스당 증권시장 등록 후 주식 일부를 직원들에게 배분했다. 2003년 3월에는 자본금 증가에 따른 이윤을 주주, 직원에게 무상증자를 통해 나눠줬다.


2014년 1월에는 “직원들이 서희건설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미래비전을 제시하고자 한다”며 “당장 보이는 이익보다 직원들의 행복과 건강을 위한 투자에 앞장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대국민 봉사에도 앞장


이 회장은 기업의 사회환원에도 적극적이다. 2005년부터는 ‘사랑의 집 고쳐주기 - 새둥지 봉사단’을 운영하고 있다. 사랑의 집은 지적장애인 거주시설이다. 이 봉사단이 고친 사랑의 집은 경북 포항 84호, 전남 광양 177호에 달한다.


봉사단 특징은 한 번 고쳐주고 철수하는 일회성 봉사가 아니라는 점이다. 한 번 고친 집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살피는 한편 명절 때마다 찾아 장애인들을 돌보는 등 사후관리에 나서고 있다.


봉사단은 비단 사랑의 집 수리·보수 뿐만 아니라 노인복지관, 시립 어린이시설, 공립 노인요양시설 유지보수와 노인복지관 목욕봉사, 식당봉사, 청소봉사, 제설, 김장김치 나누기 등에도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이 회장은 2016년 10월 경주 지진, 이듬해 포항 지진에서는 재난복구성금 2억원을 각각 전달했다. 일련의 사회공헌으로 서희건설은 2006년 사회공헌 기업대상, 2009년 포항시 표창, 2016년 경주시 표창을 수상했다. 이 회장은 이달 14일 충남 천안 나사렛대학교에서 명예 재활학 박사학위를 수여받았다.


대학 측은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의 사회 전반에 걸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 기독교 가치관인 이웃사랑을 실천한 공로를 인정해 재활복지 부분에 특화된 나사렛대 명예 재활학 박사학위를 수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처럼 직원복지, 사회환원에 앞장선 이 회장이지만 이면에는 ‘임금체불’ ‘부실공사’ ‘입찰담합’ 논란, 두 딸로의 승계 과정에서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이 존재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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