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6.4지방선거 당시 洪과 경선 맞붙은 親朴 후보 지지 이력 ‘눈길’

▲ 한나라당 시절 나란히 앉은 홍준표 대표, 안상수 창원시장. 두 사람은 ‘오랜 악연’으로 알려진다.


[투데이코리아=이준호 기자] 안상수 창원시장이 자유한국당 창원시장 후보 공천에서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시장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탈락 배경에 ‘계파 갈등’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안 시장은 29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에서 “공천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며 “현직 창원시장으로서 후보 간 경선을 강력요구한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중대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중대결심’이 탈당 및 무소속 출마임을 나타냈다. “공정하지 못한 경선, 경선을 배제한 공천을 한다면 5천여명의 책임당원 동지와 함께 당을 잠시 떠날 수밖에 없다”며 “무소속으로 출마해 시민 선택을 받아 창원시장에 재선된다면 당으로 돌아와 당을 재건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당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전날 오후 창원시장 후보에 조진래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를 단수추천하자는 입장을 최고위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천관리위 관계자도 “창원시장 후보로 조 전 정무부지사를 공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산시장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이종혁 전 최고위원에 이어 안 시장까지 탈당을 시사하자 홍준표 대표는 “당헌당규에 따른 공천절차”라고 반박했다.


홍 대표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공천에 반발이 없다면 그건 죽은 정당이다. 정치인이 선거판이 벌어졌는데 출마를 못하면 참으로 억울할 것”이라면서도 “당헌당규에 따라 공천절차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자기를 공천해주지 않는다고 당을 비난하고 탈당해서 무소속 출마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것이 성공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며 “공천잡음이라는 것은 그야말로 대부분 잡음으로 끝난다”고 전략공천 강행의 뜻을 밝혔다.


홍 대표 측은 사천(私薦) 의혹을 반박하고 있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이번 전략공천에 홍 대표 의중이 반영됐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또 홍 대표가 친박(親朴) 출신을 공천대상에서 배제하고 있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홍 대표는 근래 친박계 출신들로 이뤄진 당내 일부 중진들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홍 대표에게 후보 인재영입 등 압력을 넣고 있는 이주영, 유기준 의원은 박근혜 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냈다. 정우택 의원은 서청원 의원 등과 함께 친박 핵심 8인 중 한 명으로 꼽혔다.


박근혜 정부 당시 정치적 핍박을 받았다고 밝힌 홍 대표는 친박계에 날을 세우면서 ‘청산’을 수차례 다짐해왔다. 그런데 안 시장은 2014년 6.4지방선거 경남지사 경선 당시 친박계 지원을 받은 박완수 후보를 지지한 바 있다. 홍 대표는 당시 58.85% 득표율로 당선됐지만 TV토론에서 박 후보와 거센 설전을 벌이는 등 진땀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계파갈등이 이번 안 시장 공천탈락 배경 아니냐는 게 정치권 일각의 추측이다. 홍 대표 측 관계자도 “안 시장이 친박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행보를 보면 친박”이라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친박후보를 내세운다면 우리 당은 또다시 청산 프레임에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안 시장은 앞서 2016년 12월 “친박 인사들이 절대 물러나지 않는다면 나머지 인사들이 당을 나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을 정도로 친박을 경계해왔다. 그러나 박 후보 지지로 인해 당내에서 사실상 ‘친박’으로 낙인찍혔다는 게 이 관계자 설명이다.


홍 대표와 안 시장 간 이상기류는 올초부터 이미 감지되기 시작했다. 안 시장은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최근 중앙당에서 도지사냐, 시장이냐 의사를 물어와 창원시장으로 벌여놓은 일을 마무리하겠다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국당은 당내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례적으로 공보실 입장문을 내고 “중앙당에서 어느 누구도, 어떤 부서에서도 안 시장에게 경남지사 출마의사를 물어본 적이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반박했다. 또 “이런 일이 계속 될 때는 응분의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강도 높게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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