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권규홍 기자]한국전쟁으로 인해 산업이 초토화 된 대한민국에서 배달민족의 자긍심을 지켜야 한다며 운수, 여객 산업을 이끌었던 조중훈 회장이 어렵게 세운 한진그룹.
하지만 조 회장이 세상을 떠난뒤 그룹을 물려받은 한진그룹의 2세대 3세대들은 끊임없이 언론에 오르내리며 구설수 메이커로서 스스로 한진그룹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있다.
여러 차례 탈법과 불법을 저지르면서 사법기관을 드나들었던, 그러나 항상 댓가를 치른후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반성 한번 없이 번번히 경영에 복귀한 조양호 회장.
그의 이런 모습을 본 받기라도 한것인지 조 회장의 아들, 딸들 역시 크고 작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며 한진그룹의 최고 리스크는 다름 아닌 바로 오너일가들이라는 말까지 나오게 만들고 있다. 국책항공사로서의 위신을 세우긴 커녕 매번 사건, 사고를 일으키는 이들을 향해 많은 국민들은 대한항공에서 대한이라는 단어를 빼라는 요구를 매번 해오고 있으니 한진그룹의 이미지는 더 이상 나빠질래야 나빠질 것도 없다는게 정설일 것이다.
▲ 땅콩회항사태의 주인공 조현아 상무

갑질의 끝판왕, 땅콩회항사태

유수의 기업들을 세우며 한국산업을 이끌었던 창립자들의 1, 2세대들이 죽거나 은퇴하면서 2000년대 이후 대부분의 기업들은 3, 4세대들이 그룹의 지휘봉을 잡게 되었다. 하지만 한국재벌의 특성상 별 다른 노력 없이 기업의 지휘봉을 잡게 된 이들은 기업윤리를 지켜야 하는 사회적 책무를 져버리고 ‘기업은 곧 내 것이며 내 맘대로 해도 된다’는 인식을 대부분 가지고 있어 여전히 국민들에게 질타를 받고 있다. 이른바 갑질로 분류되는 사회문제의 대부분이 기업 오너들 손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것만 봐도 그렇다.

2014년 12월 5일 금요일. 뉴욕의 JFK 국제공항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KE 086편 여객기 퍼스트 클래스에서 희대의 회항 사태가 벌어진다. 당시 퍼스트 클래스에 탑승한 인물은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장녀였던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조 부사장은 견과류 간식을 제공하던 승무원에게 호통을 치면서 사건은 발생했다. 조 부사장은 당시 간식으로 제공되던 마카디미아를 문제삼아 “봉지째로 접시에 담지 않고 간식을 제공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호되게 질책했고 승객들이 보고 있는 상황에서 승무원과 사무장 박창진을 호출한 뒤 무릎을 끓리게 한후 모욕을 줬다. 또한 서비스 지침서 케이스의 모서리로 사무장에게 폭력을 가해 상처를 내었고 당시 얼마나 소란스러웠는지 이코노미 클래스에서도 이 같은 고성을 들을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박 사무장은 봉지째 전달하는 것은 매뉴얼에 있는 사항이라며 이를 조 부사장에게 보여줬으나 조 부사장은 분을 참지못하고 박 사무장에게 "너 내려!! 비행기 못 띄워" 라며 이륙 준비중이던 항공기 회항시켜 박 사무장을 내쫒은 뒤 이륙했다.

후에 알려진 사항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견과류를 까서 서비스를 했었으나 땅콩 알레르기가 있는 승객들이 거부의사를 드러낸 적이 있어서 2007년 이후 대한항공 매뉴얼에는 견과류를 포장한 채 서비스하는 것으로 규정이 바뀌었다. 하지만 이를 검토조차 하지 않은 조 부사장이 이를 알려준 박 사무장에게 오히려 건방지다고 화를 내며 갑질을 한 것이다. 당시 이 사건을 취재하던 언론사들은 평소에도 조양호 회장들의 자녀들은 사업장을 돌면서 안하무인의 태도로 직원들을 대우했고 직원들을 하대하듯 대하던 것이 이들의 일상적이었던 태도였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 스트레스로 인해 종양수술을 받게된 박창진 사무장

결국 이 사건으로 조 부사장은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고 국토부의 조사를 받았지만 이 과정에서도 대한항공 출신의 직원들로 채워진 국토부 직원들이 피해를 입은 스튜어디스를 회유하거나 증거를 조작하려는 모습들이 포착되어 국민적인 비난을 받았다. 결국 당시 국토부 서승환 장관은 부실조사를 인정하고 유감을 표시했다. 결국 조 부사장은 검찰에 의해 기소되었고 구치소에 수감된 뒤 법원으로부터 징역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판결받아 자숙에 들어갔다. 뉴욕에서 벌어진 사건이라 당시 미국언론들은 이 사건을 대서특필했고 대한항공은 세계 유수의 언론들에게 두고두고 망신을 샀다.
하지만 조 부사장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아버지 조양호 회장과 같이 성화봉송주자로 뛰었고 한진그룹은 29일자로 조 부사장을 한진칼의 자회사인 칼호텔네트워크의 등기임원으로 호텔 경영에 복귀한다고 밝혔다.
피해자인 박창진 사무장은 사건 뒤 오히려 팀장에서 팀원으로 강등되었고 사내에서 온갖 굳은일을 도맡아하다 스트레스로 인해 목 뒤의 종양이 커져 수술을 앞두고 있다고 밝혀 결국 바뀐건 아무것도 없다는 씁쓸한 이야기를 남기고 있다.



▲ 조원태 사장

▲ 조현민 전무

한진일가의 가족력?

조 부사장 이외에도 장남인 조원태 사장은 2005년 신호를 무시하고 운전을 하다 이를 항의하던 운전자의 노모를 밀쳐 폭행하여 경찰에 입건되기도 하였다. 이후 2012년엔 인하대를 방문해 인하대의 운영에 대해 시위를 벌이던 시민단체 관계자들에게 다가가 “내가 조원태다. 어쩔래 ×××야”라고 말하면서 현장을 취재하던 기자들에게도 욕설을 퍼부어 물의를 야기했다.
차녀인 조현민 전무 역시 형제들과 다를 바 없어서 평소에도 직원들을 하대하듯 대했으며 조 부사장이 2014년 회항 사태를 일으킬 당시 “이 사건은 모든 임직원의 잘못이다”며 그릇된 입장을 보였다. 그리고 조 부사장에게 “반드시 복수 하겠다”는 문자를 보낸 것이 알려져 구설수에 올랐다.
당시 진중권 교수는 조 전무의 발언을 두고 “가족력이네요”라고 논평하며 매번 사회적 비난을 자초하는 한진 오너일가를 비판했다.
글로벌 기업들의 국내 진출이 더욱 활발해 지고 있는 가운데 한진그룹은 위기를 맞고 있다. 그룹의 큰 축이었던 한진해운은 조양호 회장의 동생 조수호 회장이 갑자기 사망하자 경영능력을 검증받지도 못했던 부인 최은영을 회장에 취임시켰다. 하지만 경영능력을 검증받지않은 최 회장과 경영진은 경영전략실패와 도덕적 해이, 시기를 놓친 정부의 지원등 여러 악재속에 결국 회사의 문을 닫게 됐다. 이 와중에도 최 회장은 한진해운이 문을 닫기 전 주식전량을 모두 팔아치워 돈을 챙겨 역시 한진오너일가는 어쩔수가 없다는 비난을 자초했다.

오너일가는 선대로 부터 물려받은 재력과 권위속에 살지만 이들의 잘못된 결정속에 결국 눈물을 흘리는것은 회사 종사자들과 일반 국민들이다. 과연 언제까지 국민들이 이들의 어처구니 없는 횡포를 지켜보며 기업 부실까지 감내해야 하는 건지 답답할 따름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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