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 가능한 수급조절 시스템·식품외식산업 농업 연계 대책 기대

▲ 이병호 aT 사장. (사진=aT 홍보실 제공)

[투데이코리아=노철중 기자]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1967년 12월 1일 설립됐다. 이후 우리나라 농수산물의 수급안정과 유통개선, 수출진흥, 식품산업육성 등의 역할을 수행해왔다.


올해로 51년째를 맞이한 aT는 4차산업혁명시대의 도래와 함께 향후 50년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중요한 시기에 제18대 사장으로 이병호 전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사장이 임명돼 지난 2월 19일 취임했다.


그동안 많은 변화와 발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농업은 빈곤과 인구감소, 고령화의 위기를 겪고 있는 시기에 4차산업혁명, 이상기후 등 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농수산분야 ‘현장통’으로 정평이 나 있는 이병호 사장이 취임한 것이다.


그는 정부와 관련 기관에서 오랫동안 일하면서 농업과 관련해 현장 경험이 풍부한 것으로 인정받아 현장통으로 불렸다. 실제로 그는 영농조합을 설립해 직접 경영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농림부 정책담당보좌관 재직 당시에는 119조원 규모의 농업농촌융자계획 수립을 주도하는 등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과 경영능력, 현장 감각을 두루 갖춘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후 통일농수산사업단 상임이사, 농수산식품유통연구원 원장을 역임하고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사장에 재임했다.


투데이코리아는 10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만난 이병호 사장을 만났다. 이 사장은 “우리 농업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한 단계 도약하는데 기여하는 aT, 걱정 없이 농사짓고 안심하고 소비하는 우리 농업을 만드는 일에 앞장서는 aT가 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이병호 aT 사장(왼쪽)과 김성기 편집인이 대담을 진행하고 있다. 이병호 사장은 현재 aT가 추진하고 있는 농수산물유통 종합정보시스템'에 대해 "이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근본적인 접근 방법이고 이게 되면 지금까지 보다는 좀 더 정확한 예측력을 가지고 농산물 수급을 사전에 선제적으로 조절해갈 수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 사장과 본지 김성기 편집인과의 대담이다.


문=aT가 올해 수급분야에서 중점 추진하는 사업 중 ‘농산물유통 종합정보시스템’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어떤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지 듣고 싶습니다.


답=농수산물 수급 예측이라고 하는 게 참 어렵습니다. 공장처럼 계획적으로 생산하기도 어렵고 다수의 농민들이 ‘기후’라는 요소에 의존하면서 생산해야 하기때문에 작황을 예측한다든지 최종 수량을 예측하는 것이 힘든 상황입니다.

그동안 농산물유통에서 늘 문제가 되어왔던 부분이고 지금도 조금 더 정확한 관측을 위해서 우리 aT를 포함해 관련 기관들이 여러 가지 툴을 가지고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잘 안 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해마다 과잉생산이나 과소생산으로 가격이 폭등하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aT는 이 부분을 좀 더 근본적으로 접근을 해보자. 지금까지 나와 있는 여러 가지 툴, 통계자료 등을 모두 종합하고 수집된 정보들에 최첨단 기술들을 융합해 예측력을 높이자는 게 ‘농산물유통 종합정보시스템’입니다. 그러니까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이런 기술들과 접목을 해서 예측력을 높여보자는 것이죠. 이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근본적인 접근 방법이고 이게 되면 지금까지 보다는 좀 더 정확한 예측력을 가지고 농산물 수급을 사전에 선제적으로 조절해갈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aT는 그동안 12개 유관기관의 농산물수급 관련 생산정보 54종에 대한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통합관리를 위한 법규정비를 완료다. 이러한 방대한 정보들을 통해 분석과 예측을 해내고 수매·비축, 시장격리, 부족물량 수입 등 적기에 수급조절 대책을 추진함으로써 농가소득 지지와 소비자 물가안정의 균형이 잡힌 수급관리를 해내겠다는 복안이다. )


문=아세안 구호 기구인 APTERR와 세계 구호 기구인 FAC 등 국제 구호 활동 참여를 통해 올해 쌀 6만톤 지원이 예정돼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쌀 지원국의 반열에 오른 것은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쌀 재배 농민들에게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시는지 말씀해주십시오.


답=아시는 바대로 우리나라는 현재 쌀 생산량은 연간 400만톤 정도입니다. 매년 20여만톤이 과잉생산되고 쌀 협상 결과로 의무수입량 40만9000톤이 매년 들어오고 있습니다. 국가 재고는 230만톤에 이릅니다. 이를 1년 동안 관리하려면 정부 예산이 7000억원 정도가 소요됩니다. 그래서 정부가 쌀 수급조절을 위해 생산조정제도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에 FAC에서 5만톤, APTERR에서 1만톤을 소비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 부분은 우리가 저개발국 이웃 나라들에게 쌀을 원조할 수 있다는 것 자체로 국격을 높이고 자랑스러운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국내 쌀 수급조절이 좀 더 원활하게 된 것이죠. 이를 통해 농민들은 1만5000ha 규모의 농지를 휴경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볼 수 있어 쌀 수급안정에 큰 도움을 줄 수 있게 됐습니다.


문=올해 정부는 푸드플랜 구축을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aT에서 유통개선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직거래 활성화 방안과도 연관이 될 텐데요.


답=푸드플랜은 우리나라는 올해 처음으로 국가과제로 채택됐지만 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이미 2014년, 2015년 이 시기부터 푸드플랜을 도입해서 식품을 중심으로 그 지역의 경제와 농업, 식품산업과 일자리와 환경 생태,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계획해 실행하고 있습니다. 푸드플랜을 구성하는 요소들로는 농업생산 그리고 로컬푸드, 공공급식 등이 있습니다.

정부가 푸드플랜을 중요한 농업정책의 하나로 삼게 됨으로써 aT는 지방자체단체들과 힘을 합쳐 푸드플랜 수립과 수행에 참여할 것입니다. 특히, 생산자 단체, 농민들, 지역 내 소비자단체 등 푸드플랜을 구성하는 참여주체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일이 저희의 주된 역할이 될 것입니다.


(aT는 푸드플랜의 안정적인 추진기반 조성을 위해 참여주체 교육 및 민관 협의체 운영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교육을 통해 각 지역의 푸드플랜 핵심인력을 양성하고 컨퍼런스 개최 및 민관 거버넌스 운영을 통해 푸드플랜의 정책적 완성도를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푸드플랜의 중요한 근간이 되는 지역별 직거래 채널 활성화를 위해 ‘로컬푸드 직매장’에 대한 맞춤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 이병호 aT 사장은 "농식품 수출은 국내 농업을 발전시키고 혁신하는 데 있어 무척 중요한 수단이다. 해외 나가서 경쟁함으로써 국내 농업인들은 국제적 경쟁력을 획득하고 그 과정에서 혁신의 계기를 맞게 된다는 점에서 수출이 가지는 의미는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문=aT는 농식품 수출확대를 위해 수출시장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신시장 개척을 위해 공사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시지요.


답=농식품 수출은 국내 농업을 발전시키고 혁신하는 데 있어 무척 중요한 수단입니다. 해외 나가서 경쟁함으로써 국내 농업인들은 국제적 경쟁력을 획득하고 그 과정에서 혁신의 계기를 맞게 된다는 점에서 수출이 가지는 의미는 상당히 크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농업생산물들의 해외 판로를 개척해서 농민들의 소득기회가 많아진다는 것 역시 중요한 수출의 목표가 되고 있는데요 그동안 우리 수출은 일본, 중국, 미국에 집중돼 있었습니다. 이제 이것을 정부의 신 남방정책에 맞춰서 아세안, 그러니까 인도차이나 지역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국가들로 판로를 넓혀 나가야 할 때입니다. 동시에 유럽이나 남미 아프리카에도 저희가 지금 해외개척단(AFLO)을 보내서 팔로우를 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경쟁력을 갖춘, 해외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좋은 상품을 발굴하는 것과 동시에 시장을 다변화하는 일, 이 두 가지를 잘 돼야 수출이 증대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017년 농림수산식품 수출은 전년 대비 6.5% 증가한 91억5000만달러로 조류인플루엔자, 사드 여파 등 어려운 여건에도 사상 최대 수출액을 달성했다. 그러나 일본·미국·중국 3개국에 대한 수출비중이 49%나 됐다. aT는 시장 다변화를 위해 중남미, 중동,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등 대륙별 최우선 전략국가를 선정해 파일럿 요원과 농식품 해외개척단을 파견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시장다변화 선도기업 100개를 선정에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문=식품산업육성을 통해 국내 농산물 소비 활성화를 이끌어 낼 계획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들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답=식품과 외식을 합쳐서 2017년도에 시장규모가 205조가 됐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식품·외식산업은 엄청나게 큰 산업인 거죠. 세계 시장규모로 보더라도 자동차산업과 IT를 합친 것보다도 크다고 합니다. 그만큼 식품·외식산업은 가능성도 크고 또 중요한 산업입니다.

특히 농업 입장에서는 식품·외식산업은 농산물을 주원료로 하기 때문에 국내 농업과 잘 연계시키는 것은 국내 농업발전에 있어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 식품·외식산업을 어떻게 하면 국내 농업과의 관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인지, 이런 관점으로 식품·외식산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산지직거래 페어’라든지 ‘전통식품 가치 제고 및 소비제공확대’ 등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특히, aT는 농업인과 식품기업의 동반성장을 유도하는 ‘농공상융합형 중소기업’의 지정 확대 및 선도기업 육성 등을 통해 식품기업의 우리 농산물 활용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농공상융합형 중소기업이란 농업인과 중소기업이 원료조달 및 기술개발을 협력해 새로운 제품을 생산함으로써 식품산업 활성화와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기업을 말한다. )


문=aT는 남북관계 경색 이전에 남북교류를 담당했다고 들었습니다. 사장님께서도 남북 농업 교류에 역할을 하셨던 것으로 압니다. 만약 지금과 같은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가장 하고 싶은 사업은 무엇인지 말씀해주십시오.


답=남북관계 개선은 남한농업에는 아주 중요한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남북관계가 경색되기 이전, 그러니까 그 이전 시기 남북 농업교류협력이라는 것은 남북 간의 군사·외교적 긴장들을 풀어가는 보조적인 수단으로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앞으로 벌어질 남북교류협력 시기에는 남북농업 교류협력의 형태도 이전과는 좀 다른 양태로, 보다 전면적인 협력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사실 남북관계 진전 속도와 맞춰가야 되겠지만 초기에는 남북 간의 공동식량계획을 수립한다든지, 일테면 북한은 잡곡을 생산하고 남한은 쌀을 생산해서 서로 교환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현실화되는 과정에서 aT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납북공동식량계획 단계를 넘어서면 한반도 공동농업정책을 수립하는 단계가 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목표이기도 하고요. 그런 시기에도 aT의 역할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들을 대비한 준비들은 aT가 지금부터 시작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aT는 2002년부터 2010년까지 쌀 220만톤의 대북 지원업무를 수행했다. 이 사장은 통일농수산사업단 시절 남북공동 영농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한 경험이 있다. 아직 조심스럽지만 최근 남북관계 분위기가 지속 될 경우를 대비해 aT가 대북사업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사전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 대북 식량지원 매뉴얼 등 시스템 정비, 북한산농산물 반입, 남북합장 농산물 계약재배 등을 통해 그동안 막혔던 남북교역사업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계획이다. )


문=투데이코리아에 하고 싶은 말씀 또는 농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해주시죠.


답=투데이코리아가 농민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농업인들의 삶을 개선해드리고 농업인들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그런 일을 하는 것이 aT의 사명입니다. 그러니 aT를 좀 더 가까이 두고 잘 활용해주시기를 농민들께 당부를 드립니다. <대담=김성기 편집인 / 정리=노철중 기자>



이병호 aT 사장은...


△1955년 출생(만 62세)
△충남 계룡시 출신
△경기고등학교졸업(‘75)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학사(’04)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석사 수료(‘10)


경력사항


△서울특별시농수산식품공사 사장(’12~‘15)
△(사)농수산식품유통연구원 원장(’08~‘12)
△(사)통일농수산사업단 상임이사(’05~‘12)
△농림부장관실 정책담당보좌관(’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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