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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순직 칼럼]신문의 날, 더 포스트(The Post)

    기사입력 2018.04.12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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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순직주간.png▲ 권순직 주간
     
       
              
     
    신문의 날은 4월 7일이다. 1896년 독립신문이 창간된 날을 기념해 제정되었다. 그날 즈음하여 필자는 미국 영화 ‘더 포스트’를 관람했다. 40여년간 신문기자 언론인 명패 달고 살아온 필자의 이 영화 관람 소감은 ‘부럽다’ ‘부끄럽다’였다. '아! 그래서 미국이 선진국이고 멋진 나라로구나' 하고 새삼 생각했다. 한편으로는 '왜 우리는, 나는 그렇지 못하는가' 하는 부끄러움을 재확인하는 시간이었다.
    물론 빛나는 언론인들의 활약이 있는 미국에서도 지금 트럼프대통령과 언론간의 낯 뜨거운 싸움이 빚어지고 있긴 하다. 우리나라에선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방송장악을 위한 온갖 시도가 끊이지 않는다. 지금도 국회에선 공영방송 헤게모니를 놓지 않으려고 방송법 개정과 관련하여 희한한 일이 진행 중이다. 그래서 더 포스트를 본 소회가 더 께림칙하다.
     
    영화에 등장한 멋진 대사들, “인쇄 해!”
     
    최근 국내에서 상영된 영화 ‘더 포스트’(The Post)는 미국의 유력지 워싱턴 포스트가 30여년 동안 미국 국민을 속인 베트남전쟁 개입과 전쟁과정에서의 조작 은폐 사실이 담긴 이른바 ‘펜타곤 페이퍼’를 폭로하고 보도하는 과정의 숨 막히는 실화다. 패전의 치욕을 감추기 위해 제네바협정을 무시하고, 계속 젊은이들을 죽음의 전쟁터로 내보낸 4명의 미국 대통령이 벌인 추악한 행위가 기록되어있다.
    뉴욕 타임즈가 최초로 일부를 보도한 이 페이퍼는 미국 법원 판결로 보도가 억제되었으나, 워싱턴 포스트 기자들의 끈질긴 추적,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과 정부의 압력과 협박에 맞선 사주의 용단으로 7천쪽에 달하는 페이퍼를 보도하면서 언론사(史), 미국의 민주주의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사건으로 기록된다. 이 보도로 ‘더러운 전쟁을 중단하라’는 미국인들의 대대적인 반전 시위가 촉발됐다.
    영화 스토리엔 세 영웅이 등장한다. 워싱턴 포스트 여성 발행인인 캐서린 그레이엄(메릴 스트립)과 편집국장 밴 브래들리(톰 행크스), 그리고 미국 연방대법원이다. 여느 영화 같으면 특종 보도 스토리는 편집장이나 기자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겠으나 스필버그감독은 여성 사주 캐서린을 주목했다. 노골적이고 강력한 백악관의 압력, 자칫하면 감옥에 갈지도 모르는 상황, 갓 상장한 회사의 명운이 걸린 순간에 다 만들어 놓은 신문을 찍느냐 마느냐 절체절명의 순간에 사주 캐서린은 “인쇄 해!”라고 외친다. 세기의 특종이 한 여성의 용단에서 탄생한다.
     
    “기사는 역사의 초고(草稿)다. 항상 옳을 수는 없고, 완벽할 수도 없지만 계속 써나가는 것이다” ”기사의 질과 수익은 함께 한다“ 실제로 그녀가 그렇게 말했는지, 시나리오 작가가 만들었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캐서린은 워싱턴 포스트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신문으로 성장시킨 언론사 사주다. 남편의 자살로 경영에 나선 그녀는 ‘신문이 왜 존재하며, 어떤 역할과 책임을 가지며, 무엇으로 승부할 것인가, 그리고 그것을 달성키 위해 발행인은 무얼 해야 하는가’를 알고 있었음을 영화 제작자들은 높이 산 것이 아닐까.
    다음은 편집국장 밴 브래들리. 뉴욕 타임즈에 낙종한 그는 이를 만회하기 위한 피나는 노력 끝에 완벽한 문서를 입수한다. “법원의 중지 명령에 낄 수만 있다면 기꺼히 쓸개라도 내주겠다”며 문서 입수에 총력을 기울인다. “정부가 신문기사 정해주면 포스트는 사라지는 것이다” “ 우리가 진다면 이 나라가 지는 것이고 닉슨만 승리한다” “모두를 속이는 그들의 거짓말, 이제 끝내야 한다. 우리가 책임을 묻지 않으면 누가 묻겠는가” “ 신문 발행의 자유를 지키는 길은 발행 뿐이다” “우리만의 상황이 아니다. 모든 신문의 문제다”
    영화를 관통하며 캐서린과 브래들리가 쏟아내는 어록들은 언론의 자유와 책무를 웅변한다. 특히 편집국장의 사자후(獅子吼)는 정부뿐만 아니라 사주를 향한 것이기도 했다. 언론사의 사주야 말로 최후의 게이트키퍼이기 때문이다. 이 두 영웅이 펼친 드라마가 한 지방지의 웅비에 그친 것이 아닌, 표현의 자유 신장의 표본이 되는 것이다.
     
    언론은 통치자가 아닌 국민을 섬겨야 한다
     
    자, 마지막 영웅의 차례다. 워싱턴 포스트가 완벽한 취재와 기사화를 마치고 윤전기 버튼만 누르면 되는 순간, 미국 연방대법원은 포스트의 손을 들어줬다. “언론은 통치자가 아닌 국민을 섬겨야 한다” 는 판결문이 나오는 순간 피가 거꾸로 흘렀다.
    연방대법원은 미국의 수정헌법 제1조를 들이대며 권력의 협박 강요로부터 언론을, 언론자유를, 국민의 알 권리를 보호했다. 종교의 자유로운 활동을 방해하거나, 언론자유를 막거나, 출판자유를 침해하거나, 평화로운 집회를 방해하거나...이러한 어떠한 행위도, 법으로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수정헌법 제1조의 정신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신문은 민주사회를 지탱하는 공공재(公共財)다
     
    지난 5일 열린 제62회 신문의 날 기념식에서 이병규 한국신문협회회장은 “신문은 민주사회를 지탱하는 공공재임에 변함이 없다”며 “신문은 더 소중히 지켜야 할 우리 사회의 공적자산이란 인식의 대전환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리도 서구 선진국처럼 탐사보도나 고품질 심층보도 등은 민주주의 발전에 필수요소라고 보고 지원하는 제도의 확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미디어진흥기금을 ‘민주주의 펀드’라고 부르는 나라도 있다.
    우리나라도 언론진흥재단을 통한 다양한 미디어 지원이 이뤄지고 있으나, 그 규모가 미미하고 정부의 의지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재원의 확대와 함께 각종 미디어 관련 지원 시스템을 통합,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아무리 시대가 변하고, 모습이 바뀌어도 잃어버리거나 변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다. 50년전이나 지금이나 권력과 자본은 여전히 오만하고 부패하기 쉬우며, 언론은 그것을 감시하고 진실을 제대로 알려야한다”(이대현국민대교수)는 경고가 더 포스트와 오버랩 된다. <투데이코리아 논설주간>
     
    필자약력
    △(전)동아일보 경제부장, 논설위원
    △(전)재정경제부장관 자문 금융발전심의위원
    △(현)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관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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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순직 칼럼]소상인 불복종, 화들짝 놀란 정부
  • 권순직 논설주간|2018-07-20
  • 꿈쩍도 안할 것 같던 정부가 편의점 점주 등 소상공인들의 최저임금 불복종 움직임에 두 손 든 형국이 펼쳐졌다. 정부 당국의 상황 판단은 옳았다. 사태를 제대로 본 것이라고 생각된다. 별 힘이 없어 보이는 소상공인들이지만 그들이 보인 처절한 몸부림에는 절실함을 넘어 생존이 걸린 호소였기 때문이다. 그동안 많은 외침이 있었지만 외면해오다가 집단행동 조짐이 보이자 화들짝 놀란 정부가 즉각적이고도 성의가 보이는 대응을 한 것이다. 정부의 이같은 신속한 대응이 최저임금정책등의 시행착오에 대한 근본적인 재점검이라기 보다 미봉조치라면 문제가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감춰진 수준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언제 또다시 문제가 불거질지 모를 일이다. 불복종은 저항이나 투쟁보다는 덜 공격적이지만 사실 역사적으로 볼 때 파괴력은 저항 못지 않은 사례가 많다. 대표적인 불복종 운동은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의 비폭력 무저항 독립운동이다. 미국 독립운동도 영국의 인지세 부과에 대한 세금 불복종 투쟁으로부터 시작됐다. 미국 흑백운동사에서 버스 좌석 흑백차별에 항거한 불복종 운동이 큰 역할을 했다. 우리나라에선 지난 1979년 10월 박정희유신독재에 항거하는 부마(부산 마산)민주항쟁 당시 학생들의 항거에 시민, 특히 상인들의 가세가 위력을 발휘했다. 당시 시가지 시위 도중 중소 상인들은 시위적극 참여는 물론이고 쫓기는 학생들을 피신시키며 시위를 도왔다. 물론 민주화를 열망하는 의지였지만 여기에는 부가가치세 도입에 항거하는 상인들의 조세저항 심리가 크게 작용했다는 해석도 있다. 일반 시민이나 소상공인들의 불복종 운동은 어쩌면 촛불시위보다 더 폭발력이 있을지도 모른다. 최근 정부가 보인 정책결정 집행 과정을 보면 어딘지 모르게 답답하고, 미덥지 못한 대목이 자주 발견된다. 지난달 27일 문재인대통령은 규제혁신위원회를 불과 3시간 전에 취소했다. 담당 부서의 준비 부족, 이낙연국무총리의 건의 등이라지만 대통령 주재 회의가 3시간 전에 취소되는 건 국민들 보기에 바람직한 상황은 아니다. 이 정부 경제정책의 핵심인 최저임금과 관련, 최저임금위원회의 파행적 운용도 한심한 일이다. 사용자측 위원 불참도 문제지만 친노조 정권하에서 노동자위원의 불참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대타협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정부가 임명한 공익위원 중심으로 그 중요한 최저임금 인상수준을 결정했으니 후폭풍은 당연했다. 여기저기서 반발이 거세자 공정위원장이 나서 대기업 목죄기에 나서고, 수조원 재정투입으로 최저임금인상 부작용을 막아보려 한다. 정교하지 못한 정책을 펴다가 문제가 발생하면 어마어마한 재정으로 막아보려는 것이 이 정부 경제정책 설계자들의 수단이다. 심지어 집권여당의 원내대표는 ‘현재의 고용부진이 이 정부의 잘못이 아니라 전 전정권에서 잘못했기 때문’이라며 네탓 타령을 한다. 이러다 보니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간판 정책인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조절을 선언하고, 공약을 지키지 못한데 대한 사과까지 하게됐다. 이런 현상은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정책브레인들의 미숙함에서 비롯된 것이다. 드디어 김동연경제부총리는 18일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을 발표하면서 성장률 목표를 하향조정하는 한편, 일자리 정부가 일자리 창출 목표를 대폭 낮추는 사태를 빚는다. 대통령으로서는 차마 하기 싫은 일들일 것이다. 이처럼 경제정책의 수립 운용이 미숙하고 엉망인데도 대통령의 신임은 여전한 것 같다. 청와대의 경제팀과 내각의 경제팀 간 시각차가 상당한 데도 누가 나서서 조정하는 사람이 없다. 이 정도면 인적 쇄신을 통한 정책의 전면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본다. 정책 실패로 대통령이 사과해야 하고, 통계를 입맛에 맞춰 활용했다가 정부 망신 시킨 당국자들을 언제까지 껴안고 갈지 걱정이다. 아무리 다른 분야의 국정에서 탁월한 성과를 올린다 해도 먹고 사는 문제에 실패하면 그 정부는 성공하기 어렵다. 일자리를 빼앗기고, 소득이 줄고, 생업 유지가 어렵게 된다면 민심은 금새 등을 돌리기 마련이다. 지금 그런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다. &lt;투데이코리아 논설주간&gt; 필자약력 △전)동아일보 경제부장. 논설위원 △전)재정경제부장관 자문 금융발전심의위원 △현)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운영위원
  • [김성기 칼럼]지역브랜드 키우는 길-‘청정 양구’의 사례
  • 김성기 부회장|2018-07-20
  • 강원도 양구하면 전방 군부대가 바로 연상되는 지역이다. 군부대가 많은 곳이면 지역 발전이 더디고 교통도 다소 불편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든다. 그 외에는 이렇다 할 특징이 떠오르지 않았던 지역이다. 그런데 몇년 전부터 양구는 전혀 새롭게 다가왔다. 우리나라 국토의 정중앙 배꼽에 위치해 있고 공기 맑고 산천 좋은 ‘청정 지역’이라는 인식이다. 양구에 있는 ‘청춘체육관’이라는 시설의 이름부터 상쾌하고 ‘양구에 오면 10년이 젊어진다’는 캐치프레이즈도 재미있게 들린다. 양구의 변신은 낙후 지역이라는 잘못된 이미지를 벗어버리고자 지방자치단체와 주민, 지역 스포츠지도자들이 전략적 선택을 모색해 꾸준히 노력해온 결과로 평가 할 수 있다. 양구를 널리 알리기 위해 ‘국토정중앙’이라는 통합 이미지에 ‘청정’을 접목시켜 전국규모의 스포츠대회를 청춘체육관 일원에 집중 유치, 대한체육회를 비롯한 산하 스포츠단체들의 참여를 확대해왔다. 2000년 이후 각별히 스포츠에 관심이 큰 지역인사들이 군수를 맡으면서 체조와 역도, 유소년 야구, 풋살, 당구 등 주요 종목별로 ‘국토정중앙배 전국대회’를 연달아 개최했다. 양구가 ‘한국역도의 메카’ ‘청춘 당구의 고장’으로 통하게 되면서 매스컴과 국민 관심이 쏠리게 됐다. 특히 국토정중앙배 전국당구선수권대회가 회를 거듭할수록 ‘청정 양구’의 브랜드 가치가 빠르게 올라가기 시작했다. 당구는 전국 당구장수가 2만2000개를 넘고 동호인수가 150만명에 이르는 가장 대표적인 생활스포츠로 꼽힌다. 과거 담배연기 자욱한 불량 청소년들의 놀이터쯤으로 여겨졌던 나쁜 이미지가 학교체육으로 발전하면서 획기적으로 바뀌었고 세계 정상급의 우수선수들도 배출했다. 지난 해 12월부터 전국당구장에 금연이 시행되면서 가장 이용도가 높은 생활스포츠로 그 위상을 굳건히 했다. 케이블TV 중 당구 전문 채널이 매일 당구경기를 방송하고 KBS와 MBC, SBS 스포츠 채널에도 당구가 자주 등장한다. 양구의 국토정중앙배 전국선수권 대회는 기초지방자치단체가 후원하는 행사 중 가장 수준 높은 경기와 운영으로 선수들과 동호인,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어왔다. 당구를 비롯한 스포츠행사가 불러온 지역브랜드 효과에 힘입어 양구는 청정지역 이미지를 굳혔다. 청춘양구배꼽축제나 곰취축제 등 행사를 성황리에 치르고 펀치볼을 비롯한 지역내 유명 전적지나 산림관광지를 연계하는 시티투어 코스도 개발할 수 있었다. 양구 특산물 곰취나물과 시래기 등은 납품이 까다롭다는 서울 강남의 유명 식당가에서도 인기 높은 청정식품으로 대접받기에 이른다. 양구군청은 지역 브랜드의 성공에 힘입어 산림관광산업육성과 산림소득사업발전을 위한 종합계획을 연내에 세울 예정이라고 한다. 양구의 사례가 지역 지도자들과 주민들의 협력과 꾸준한 투자로 이룩한 지역브랜드의 소박한 성공이라고 한다면 경북 의성군의 컬링 육성은 지역 스포츠지도자들의 혜안과 학교체육이 일궈낸 대박이라 할 수 있겠다. 동계스포츠 종목 중에서도 국내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컬링을 의성여고의 주력 종목으로 과감하게 육성하고 컬링센터까지 세워 후원을 아끼지 않은 결과 2018 동계올림픽에서 준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룩했다. 컬링선수들이 국민영웅에 올랐을 뿐 아니라 그들을 성원해준 의성군민이 모두 국민의 갈채를 받았다. 의성마늘을 비롯한 지역특산물은 귀한 우리 농산물로 특별대접을 받기에 이른다. 지금도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특산물을 널리 알리고 축제를 홍보하기 위해 해마다 적지 않은 예산을 들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부처들도 농업에 식품가공과 판매, 관광을 접목한 6차 산업을 육성하고 팜투어를 활성화하기 위해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6차 산업과 팜투어 육성을 위해서는 우선 국민의 관심이 모아져야 하고 이 관심을 현장방문으로 이끌거나 구매력으로 연결하는 동인(動因)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통로가 제 역할을 하려면 지역브랜드와 함께 이를 뒷받침하는 스포츠나 축제 등 지역행사가 필요하다. 양구의 사례는 지역브랜드를 높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이 무엇이며 그 결과는 어떻게 나타나는지 시사하는 점이 크다. 축제가 자주 열리는 유럽 지역에서도 스포츠 동호인들을 기반으로 육성, 조직된 행사에 관람객들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런 행사에 팜투어와 지역 관광사업이 연계되면 지역브랜드를 확실히 다져 경제적 효과까지 불러오는 성공을 굳히게 된다. 날로 늘어나는 지역 축제의 내실을 다지기 위한 방안으로도 스포츠와 연계된 브랜드를 고려할 만하다. &lt;투데이코리아 부회장&gt; 필자약력 △전)국민일보 논설실장,발행인 겸 대표이사 △전)한국신문협회 이사(2013년) △전)한국신문상 심사위원회 위원장
  • 혁신의 출발점, ‘비전’과 ‘현장감’
  • 이상무 회장|2018-07-17
  • ‘혁명’이 종전의 시스템과 단절된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면 ‘혁신’은 단절이 아니라 지속적인 보완, 수정에 의해 시스템을 새롭게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류가 역사 발전의 길목에서 혁명보다 혁신을 더 선호했던 까닭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단절보다는 지속을 원했고, 혁명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따르는 엄청난 재앙과 손실을 피해 갈 수 있기를 희망했기 때문이었다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혁신의 핵심은 무엇보다도 지속가능성과 재앙의 예방에 있다고 할 수 있지요. 임기제 대의원과 통치권을 위임할 대표를 자유·비밀·보통·평등 선거에 의해 선출하여 공동체 구성원의 의사를 대변하고 최종적인 의사결정을 하게 맡기는, 이른바 현대적 대의민주주의의 요체는 지속가능한 끊임없는 혁신에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이 혁신은 목표의 설정과 시행 및 평가, 피드백에 이르는 정책과정의 전반에 걸쳐 구성원 전체의 의사가 충분히 그리고 명백하게 반영될 것을 요구합니다. 즉 혁신에는 구성원 전체의 미래에 대한 희망과 현실에 대한 불만이 당연히 투영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혁신의 출발점인 ‘비전’은 어느 한 사람의 비전이 아닙니다. 공동체 구성원 대다수가 동의하는 비전이어야 합니다. 이 비전에는 현실을 타개하고 미래를 창조해 나감에 있어 역사의 조류와 대세를 보는 미래 예측의 혜안과 함께, 구성원 모두의 공통된 희망과 간절한 염원이 동시에 함축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자연추세로 미루어 예측 가능한 미래와 공동체를 위해 바람직한 미래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룰 수 있다면, 다른 말로 특별히 큰 희생이 없이 자연추세에 맞추어 구성원의 희망과 염원을 실현할 수 있는 미래가 보장된다면야 별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원만하지가 않아 보입니다. 구성원 각자의 미래를 보는 눈이 달라서 웬만큼 합의할 수 있을 법한 미래 예측도 공감대 형성이 쉽지 않은 것이 오늘날 자유민주주의 사회의 현실입니다. 더욱이 바람직한 미래에 대한 희망은 2차 대전 후의 격렬한 이데올로기의 대립과 냉전체제가 퇴색한 지금까지도 보수와 진보의 양극 사이에서 무수히 많은 스펙트럼의 양상을 보이고 있지요. 누구에게 바람직한 미래인가? 누구를 위해 바람직한 미래인가? 누가 그 바람직한 미래를 설정하게 할 것인가? 참 어려운 문제들이지만 반드시 풀어야 할 문제입니다. 대한민국이 선택한 자유민주주의는 구성원 간의 견해차를 적절하게 자율적으로 합의·조정해가면서 최대한의 공감대 형성을 지향하는 체제라고 저는 믿습니다. 따라서 누구든 혁신을 위한 비전을 설정함에 있어서 구성원 대다수의 공감대를 이루어가면서, 혹시라도 있을 수 있는 약자와 소외계층에 대한 적절한 배려도 빠뜨리지 않도록 끝까지 노력해야 한다고 저는 주장합니다. 혁신의 실천과정에는 현실의 모순과 질곡, 이로 인한 이해당사자와 참여자의 부당한 손실과 부담 또는 특권, 특혜 등에 대한 논란이 마땅히 제기되어야 하며, 공동체 구성원의 현실적 불만을 흡수하는 장치도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즉, 무엇보다 ‘현장감’이 강조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현장감은 탁상에서는 결코 나올 수 없습니다. 개개인의 치열한 삶과 아픔을 확인할 수 있는 현장에서, 또는 약자나 소외계층의 고달픈 고통의 일상에서, 구체적으로 파악되고 실지로 체감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혁신의 실천방안이 될 정책이나 제도의 개혁이 구성원의 피부에 와 닿지 않고 구체적으로 그들의 삶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면 무슨 의미가 있고, 어떻게 구성원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겠습니까? 이것이 혁신의 출발점이 현장감에서 비롯되어야 하는 명백한 이유인 것입니다. 오늘날 대한민국이 처한 위기상황은 우리에게 다시 한 번 위대한 역사적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시점에서 당연히 혁명보다는 혁신을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혁신을 위한 비전의 설정과 주체적인 실천에 한민족 공동체 구성원 대다수가 흔쾌히 자발적으로 동참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또한 그 과정에서 민초들의 삶의 현장에서 울려나오는 절실한 외침과 염원이 생생한 현장감으로 살아나서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는 원동력이 되기를 기대해 마지않습니다. &lt;투데이코리아 회장&gt; 필자 약력 △전)농림수산부 기획관리실장 △전)세계식량농업기구(FAO)한국협회 회장 △전)농어업농어촌 특별대책위원회 위원장 △전)한국농어촌공사 사장
  • [조은경의 귀촌주부 다이어리]47
  • 조은경 작가|2018-07-16
  • 태풍 지나는 길목에 있게 되니 영천에 종일 비가 내렸다. 지난 주 부터 시작된 장마 시기에는 비가 왔다 갔다를 반복했지만 태풍 때는 다르다. 가랑비 정도의 비가 줄기차게 내렸다. 작년에는 장마도 없었고 태풍도 없었다. 올해는 두 가지 다 있으니 덕분에 물 걱정은 안 하지만 조금 있으면 과일 동네인 이곳 영천에 일조량 부족을 우려하는 소리가 들릴지도 모르겠다. 그런 와중에 능계댁의 살구가 샛노란 색으로 익어서 우리의 눈길을 붙들었다. 아마 장마 전 뜨거운 날씨에 다 익었나보다. 별빛중 생활을 무사히 끝낸 외손녀들이 노란 살구에 눈을 떼지 못하는 것을 보고 딸과 나는 무작정 그 댁으로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귀여운 멍멍이가 먼저 컹컹 짖으니 이윽고 두 분이 머리를 내미신다. “저거 살구죠? 맛있어 보이는데요.” 외손녀들은 몇 개를 얻어먹고는 정말 맛있다고 찬탄 일색이다. 한국에서의 학교생활을 잘 보낸 상으로 한 상자 사 주기로 했다. 어제는 매호댁 아지매가 오셔서 갓 수확했다고 커다란 감자와 마늘을 한 보따리씩 주셨다. 마침 형님이 손녀 아이들 주라고 사다 준 조생 옥수수가 있어서 드실려나? 물어보았더니 옥수수는 좋아하신단다. 마당에도 있지만 아직 안 익었다고 하시면서 말이다. 옥수수로 말하자면 우리 텃밭에 있는 옥수수도 키는 장대 같이 크지만 아직 열매가 여물지 않았다. 장날 종자 한 봉지를 1200원에 사서 텃밭에 뿌렸더니 한 90프로 정도 발아했는지 텃밭의 두 고랑을 꽉 채웠다. 종자 한 봉지가 60그루의 옥수수가 되었으니 한 그루에 옥수수 서너 자루 씩이라고 계산해 보자면? 이런 공짜가 어디 있나 싶다. 게다가 우리 옥수수는 수염이 나기 시작하는데 신기하게도 핑크빛이다. 종자 봉지에 ‘알록이 옥수수’라는 이름으로 그림이 있는데 옥수수 이곳저곳이 핑크빛 얼룩인 옥수수였다. 처음 보는 모습이라 신기해서 샀는데 수염이 핑크빛이면 그림대로 옥수수 열매도 핑크빛일지 어서 보고 싶다. 오늘 아침엔 화남댁 아지매가 식전에 오셨다. 아지매는 벌써 아침을 끝내셨다는 것인데 알이 굵은 감자와 가지 오이를 몇 개씩 가지고 오셨다. 들어오시라고 했더니 감자가 맛있다고 연신 강조하신다. 보고 계신 중에 감자 껍질을 벗겨 채를 쳐서 볶음 반찬을 해 봤는데 쫄깃쫄깃 정말로 맛있었다. 확실히 쪄먹을 때 더 맛있는 포실포실한 김제 감자와는 다르다. 연신 맛있다고 했더니 마을 회관에도 다섯 번이나 가지고 가 할머니들과 같이 삶아 먹었다고 하신다. 다섯 번이나? 다른 할머니들은 장에 나가 팔기도 한다던데? 했더니 매달 연금이 20만원에다 국가에서 주는 노령연금이 또 20만원, 해서 40만원 받는데 그걸로 한 달 살면 남기도 한다고 하신다. 어제는 아들이 삼겹살을 사 가지고 와서 실컷 먹었다고 말씀하신다. 마을회관에서 무슨 일이 있어 주민들이 모이기라도 하는 날에는 항상 늦게까지 남아 설거지와 청소를 맡아 하시는 분인줄 잘 알고 있다. 냉장고 청소도 담당이다. 그 얘기를 했더니 그래도 그런 일을 누군가는 해야 하지 않겠냐고 하신다. 항상 웃음을 보이시는 그 분이 우리 집을 나가기 전에 해 준 이야기에 나는 그만 포복절도하고 말았다. 궁금하시죠? 그 이야기? 우리 마을 최고령자, 전오할매, 94세 이신데도 잘 걸어 다니고 식사도 잘 하신다. 물론 그 연세에 비해서다. 지금은 국가에서 일주일에 사흘은 사람을 보내 주어 식사와 살림을 돌보아 준다. 3년 전에 아드님이 어머님 혼자 사시는 것이 안쓰러워 요양원에 보냈는데 처음 면회하는 날, 그 분이 어디서 몽둥이를 준비했다가 아드님을 한바탕 요절내었다는 것. 그래서 ‘엇! 뜨거워라.’ 도로 모셔왔다는 것이다. 산이 있고 들이 있고 친구들 많은 고향을 가진 분이 어딜 떠나겠는가. 정신이 말짱한 동안은 나라도 이곳에서 살고 싶다. 여러분은 어느 쪽? 혹시 몽둥이를 준비해야 하는 쪽은 아니신가요? &lt;작가&gt; 조은경 약력 △2015 계간문예 소설부문 신인상 수상 △소설 '메리고라운드' '환산정' '유적의 거리' '아버지의 땅'등 발표
  • [박현채 칼럼]생존을 건 을과 을의 싸움
  • 박현채 주필|2018-07-13
  • 전국 350만 소상공인들이 최저임금 불이행 투쟁을 공식화하고 생존을 위한 집단 실력행사에 나섰다. 업종별로 최저임금에 차등을 두어 영세업자들을 보호하자는 사용자측 안이 10일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부결되자 최저임금 모라토리엄(불이행)을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또한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도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화’ 재논의와 내년도 최저임금 동결 등을 촉구하며 “요구사항이 수용되지 않으면 전국 7만여 개 편의점의 동시 휴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경고했다. 이처럼 소상공인들의 반발이 심한 것은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처럼 대폭 오를 경우, 더 이상 버틸수 없다는 절박감 때문이다. 소상공인은 5인 미만 서비스업, 10인 미만 제조업을 영위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이다. 겉으로는 자본가로 보이나 실제로는 몸으로 때우는 노동자와 다름없다. 그래서 문제가 되는 것이다. 특히 올해 최저임금위원회는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계층과 이들을 주로 고용하는 소상공인 간의 ‘을과 을’, ‘약자와 약자’간의 생존을 위한 대리전으로, 생존을 건 진흙탕 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주변 여건의 악화로 소상공인들의 처지가 알바보다 못한 경우가 허다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올해보다 43.4%나 오른 시급 1만 790원을 제시했다. 반면에 경영계는 올해와 같은 7,530원 동결을 요구했다. 격차가 무려 3,260원으로 역대 최대다. 협상용이라고 치부하더라도 지나치다는 느낌이 든다. 노동계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로 올해 인상 효과가 반감된 것을 상쇄하려면 대폭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반면에 경영계는 올해 최저임금이 16.4%나 대폭 올라 영세업자의 추가 도산을 막으려면 내년에는 반드시 동결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저임금 인상은 저소득층의 삶의 질 향상과 소득주도 성장의 밑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조치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현실이 문제다. 우리 경제는 올해 최저임금을 16.5%나 대폭 올린 후폭풍으로 큰 홍역을 치르고 있다. 임금 지급 능력이 부족한 영세사업자들이 폐업 위기에 몰리면서 일자리를 줄이자 많은 한계 근로자들이 직장을 잃었다. 청년 실업률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는 등 대부분 고용지표가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나빠졌다. 물론 이같은 고용쇼크를 최저임금 인상 탓으로만 보긴 어려우나, 임시ㆍ일용직 취업자 수가 많이 줄어든 건 분명한 사실이다. 국내 기업의 85.6%는 소상공인 사업장이며 이들이 전체 고용의 36.2%를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소득은 임금을 받는 직장인보다도 못하다. 임금근로자 한 명이 월평균 329만원을 받을 때 동종업계 소상공인은 209만원을 번다는 통계(2015년 중소기업중앙회)가 있다. 또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자영업자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2.3%나 감소했다. 게다가 영세 소상공인들은 국회가 지난 5월 최저임금 대폭 인상에 따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상여금과 복리후생비 일부를 최저임금에 산입하도록 법을 개정했으나 거의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렇다 할 상여금이나 복리후생비가 없기 때문이다. 이젠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주는 물론 근로자에게도 근심거리가 되고 있다. 최저임금을 대폭 올렸지만 물가 인상 등 부작용으로 가계 형편이 나아지지 않는데다 일자리마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영세업자들은 영업하기 힘들다고 아우성이고 근로자들은 초과 근무가 줄어 실제 임금이 늘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구직자들은 임시·일용직 취업 기회가 크게 줄었다고 하소연한다. 최저임금 지급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고 관련 법을 위반하는 영세업체들도 급증, 범법자가 양산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한국 경제는 최근들어 투자·소비 감소와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경기하강 조짐이 뚜렸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저임금이 내년에도 크게 오를 경우 영세업자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것이다. 물론 영세 사업자의 어려움이 최저임금 때문만은 아니다. 높은 임대료와 재료비 상승, 가맹점과 신용카드 수수료, 각종 사회보험료 등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에따라 노동계는 최저임금은 올리되 영세 자영업자를 위한 지원책을 동시에 이행하자면서 최저임금 인상 폭을 낮춰야 한다는 경영계의 주장에 맞서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당장 실현시킬 가능성이 낮은 만큼 현 경제상황에 맞게 최저임금 인상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순리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10년간 최저임금 연평균 인상률은 7.2%로 물가상승률의 세 배, 전체 임금인상률의 두 배가 넘는다. 그 결과 올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 대비 최저임금 수준은 주휴수당을 제외한 명목상 금액으로 OECD 회원국 중 프랑스, 뉴질랜드, 호주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국가가 됐다. 이젠 저임금 노동자와 영세 소상공인 간의 소득 균형을 맞출 시점이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lt;투데이코리아 주필&gt; 필자약력 △전)연합뉴스 경제부장, 논설위원실장 △전)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 △전)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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