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법 정치자금 제공 의혹이 있는 황창규 KT 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투데이코리아=최한결 기자]
국회의원들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기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황창규 KT 회장이 17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했다.
황 회장은 이날 오전 9시30분쯤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 청사에 출석해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겠다"고 짧게 말한뒤 청사로 들어갔다.
"정치자금지원에 대해 보고받은 바 있느냐" "직접 지시했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KT가 법인자금을 활용해 국회의원 약 90명에게 총 4억3000만원을 불법 후원한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황 회장이 지시하거나 보고받는 등 관여 사실이 있다고 경찰은 보고 있다. 조사에서 황 회장이 어느 수준까지 관여했고 기부금의 목적이 무엇인지 등을 중점적으로 확인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경찰은 첩보를 받아 KT 임원들이 상품권을 이른바 '상품권깡' 형식으로 현금화한 뒤 이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후원금 형식으로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단서를 포착했다.
지난해 말부터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황 회장을 핵심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 초기부터 소환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지난 1월과 2월, 두 차례에 걸쳐 경기 성남시 분당구 본사와 서울 광화문지사 등을 압수수색했고 관련자들을 조사했다.
경찰은 이날 조사 이후 진술 내용에 따라 황 회장을 추가 소환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이달 내로 수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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