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에서 요청하든 안 하든 전국 찾아 후보에 힘 실을 것”

▲ 2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 중인 이완구 전 국무총리.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이완구 전 국무총리는 23일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천안 지역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대신 전국을 찾아 지방선거 출마자들을 지원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총리직 사퇴 후 처음으로 언론 앞에 섰다.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그가 천안갑 또는 천안을 지역 출마로 재기 발판을 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이 전 총리는 불출마를 언급했다.


그는 “한 번도 우리 당 최고지도층으로부터 6.13지방선거 출마 제안을 직접 받은 바가 없다”며 “천안 재보궐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 자유한국당 화합을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6.13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접고 당에서 요청하든 안 하든 단 한 표라도 후보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전국 어디든 찾아 우리 당 후보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했다.


이 전 총리는 홍준표 대표와 일부 중진 간 갈등을 의식한 듯 당내 단합과 야권 연대도 촉구했다. “야권이 건강한 견제와 비판 기능을 찾으려면 지금의 분열된 모습에서 빨리 벗어나 지방선거 전이든 후든 통합해야 한다”며 “당내 화합을 이루지 못하면 6.13지방선거 또는 그 후에 승리를 담보할 수 없다. 강력한 당내 화합을 당 지도부에 요구한다”고 말했다.


또 “6.13지방선거 이후 이런 것들을 이루기 위한 어떤 역할도 피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 전 총리는 홍 대표 지지의사를 밝히면서도 충고를 잊지 않았다. “홍 대표를 흔들지 마라. 적어도 6.13지방선거 전까지는 대표를 중심으로 우리가 지방선거에서 승리해야 한다”며 “홍 대표도 언행에 무거움과 무서움을 느껴야 한다. 그래야 국민적 지지를 얻을 수 있다. 가벼움은 절대 국민적 지지를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당권 도전 여부에 대해서는 “너무 앞질러 간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중앙당 선대위원장 직책을 맡을 의사가 있냐는 질문에는 “그럽게 좁게 보느냐”며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자신에 대한 ‘성완종 리스트’ 의혹을 제기한 경향신문에 대해서는 사과를 요구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이 전 총리 등에게 뇌물을 줬다고 주장했다. 이 전 총리는 취임 70일만에 국무총리에서 사직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지만 항소심,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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