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선언이 아닌 핵보유국 선언… 美北정상회담서 인정받으려 할 것”

▲ 빅터 차 전 미국 NSC 아시아담당 국장.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3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주장한 가운데 빅터 차(57)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담당 국장(현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석좌)은 기만술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차 전 국장은 현지시간으로 21일 인터넷매체 액시오스 인터뷰에서 “비핵화 선언이 아닌 책임 있는 핵보유국이 될 수 있다는 선언”이라며 “북한은 이미 대화 중에는 모든 실험을 중지할 것이라고 밝혔고 이번 발표는 이를 공식화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 발표에는 핵실험 금지, 선제사용 반대, 이전 반대 등 책임 있는 핵무기 보유국의 모습을 거론하고 있다”며 “이건 비핵화 선언이 아니다”고 재차 지적했다. 북한이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행세하고 있다는 게 차 전 국장 설명이다.


차 전 국장은 북한이 5~6월께 열릴 가능성이 있는 미북(美北)정상회담에서 미국으로부터 핵보유국 인정을 받으려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만약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 동의를 얻어낸다면 그건 북한이 원하는 모든 것”이라며 “미국이 북한의 양보에 어떤 대가를 줄 것인가”라며 북한 핵개발 동결에 따른 트럼프 행정부의 핵보유국 인정, 미북 평화협정 체결 및 제재 완화, 한미 군사훈련 중단 가능성 등을 우려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도 영변 원자로 냉각탑 폭파라는 과거 전례를 들어 기만술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미 북한 헌법에 핵보유가 천명돼 있고,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이 핵완성을 했다고 선언한 마당”이라며 “이미 보유한 핵·미사일을 전부 폐기하겠다고 선언하지 않는 한 지금이 2008년 영변 냉각탑 폭파쇼와 무엇이 다른가”라고 지적했다. 북한은 당시 핵개발 중단을 선언하면서 냉각탑을 폭파했으나 불과 이듬해인 2009년 2차 핵실험을 실시했다.


홍 대표는 “북한은 아무 것도 달라진 게 없는데 문재인 정부는 국민의 망각을 이용하고 미국까지 끌어들여 또다시 남북 평화쇼를 하고 있다”며 “참으로 위험한 도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앞서 북핵 폐기가 아닌 동결 시 한국은 북한 핵위협 앞에 장기간 노출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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