警, 조만간 영장집행 재시도 할 듯… 한국·바른미래, 정부 강력성토

▲ 25일 TV조선 압수수색에 나선 경찰과 대치 중인 기자들.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TV조선 수습기자가 절도혐의로 불구속입건된 가운데 경찰은 서울 중구 정동 TV조선 본사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기자들의 거센 반발로 불발됐다. 기자들은 “압수수색은 언론탄압의 부끄러운 역사”라고 성토했다.


TV조선 수습기자 A씨는 지난 18일 자정께 더불어민주당 전 당원 여론조작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김모(49. 일명 드루킹)씨가 운영한 경기 파주 느릅나무출판사 사무실에 무단침입해 태블릿PC, USB, 휴대폰 등을 훔친 혐의(절도)로 25일 경찰에 불구속입건됐다.


A씨는 해당 건물 입주자인 인테리어 업자 B(48. 구속)씨와 함께 사무실에 들어갔으나 같은날 오전 9시께 다시 사무실을 방문해 태블릿PC 등을 제자리에 돌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파주경찰서는 A씨 입건에 이어 25일 오후 8시께 수사관 10여명을 투입해 TV조선 본사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에 TV조선 기자 70여명이 막아서 양측은 약 20분간 대치했다.


기자들은 “진실을 밝히려는 목적보다는 다른 목적이 있을 것” “지금까지 경찰이 (언론사를) 압수수색한 적은 없다” “압수수색은 언론탄압의 부끄러운 역사로 남을 것” 등 경찰을 규탄했다. 경찰은 대치 끝에 철수했다.


TV조선 기자협회는 성명에서 “기자의 취재윤리 측면에서 잘못된 부분이 있었던 점은 사실”이라면서도 “TV조선은 즉각 사과방송을 했고 수사에도 충실히 협조했다. USB, 태블릿PC 복사여부 조사가 목적이라면 해당기기를 검사하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드루킹 사건 핵심관련자 휴대전화조차 확보하지 않은 경찰이 TV조선에게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미는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야당도 이번 압수수색 시도를 언론탄압으로 규정했다. 정태옥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26일 논평에서 “드루킹 사건 본질은 지난 대선 당시 대규모 여론조작, 이들을 비호하는 민주당 세력이 연계된 권력형 게이트”라며 “수사기관은 김경수 의원 등 민주당 연루의혹 진실을 밝히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도 경찰은 드루킹 사건 핵심인 민주당과의 커넥션 수사는 미적대면서 현 정권의 눈엣가시 같은 방송사 수습기자 실수는 속전속결로 수사를 진행한다”며 “이는 수사를 빌미로 한 명백한 언론탄압”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변인은 “(TV조선 수습기자 사건은) 최순실 태블릿PC 건을 보듯 일부 언론에 남은 잘못된 관행에 불과한 사소한 사건”이라며 “수습기자의 가벼운 실수를 빌미로 방송사 전체를 압수수색하는 일이 자유대한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진다. 이것이 그들이 말하는 공정한 세상인가”라고 꼬집었다.


바른미래당도 정부, 경찰을 규탄했다. 권성주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굶주린 아이가 구멍가게에서 물건 훔쳤다고 아이 집을 통째로 털겠다는 게 말이 되나”라며 “드루킹의 바둑이(김경수 의원을 지칭)를 지키기 위해 검경마저 권력의 바둑이가 되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조만간 다시 시간을 정해 TV조선 압수수색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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