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가지 사건·사고들 이어져⋯주변을 더욱 살필 때!

▲ 2016년 9월 9일 스타필드 하남 오픈식에서 정용진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투데이코리아=노철중 기자]정용진 부회장은 새로운 시도를 자주 하고 진취적으로 사업 영역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까지는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그러나 앞으로 정 부회장의 의지대로 사업을 진행하는 데는 여러 가지 걸림돌들이 놓여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무엇보다도 개인의 삶이 중요해지고 있고 문재인 정부는 정의롭고 공평한 사회를 지향한다. 약자의 권리가 중요해지고 상생 협력이 강조되고 있다.


따라서 대기업들은 기존의 사업 행태를 그대로 유지하기 힘들게 됐다. 바꿔말하면 이전까지 대기업들은 지금 시대가 요구하고 있는 바와 다른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해왔다는 말이 된다. 연일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 재벌총수 일가의 ‘갑질 논란’이 이를 증명해준다.


정용진 부회장은 이러한 갑질 논란에 비교적 자유롭지만 그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이 현 시점에서는 사회적 요구와 맞지 않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확장’ 중심의 사업 방식! 과연 문제없나?


최근 신세계는 제6회 ‘신세계그룹 상생 채용박람회’를 개최했다. 상생채용박람회는 2015년 정 부회장이 ‘청년고용 절벽’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 “구직자분들은 좋은 일자리를 찾을 수 있고 기업의 대표님들은 회사를 알리고 원하는 인재를 만날 수 있는 의미 있는 상상의 장”를 만들기 위해 시작됐다.


이러한 공식 자리에서 깜짝 발표를 즐겨하는 정 부회장은 또 하나의 사업계획을 깜짝 발표한다. 하남에 아마존을 능가하는 최첨단 ‘온라인센터’를 건립할 계획을 밝힌 것. 그러나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지역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온라인센터 예정 부지 주변의 아파트 단지 입주민들은 “지금도 스타필드 하남과 코스트코 때문에 교통체증이 심한데 또 다른 물류센터가 들어오면 교통대란이 일어날 것”이려 강력하게 반발했다. 심지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건립 반대 청원을 올리기까지 했다. ‘하남 자족U2(8-3,4,5,6) 이마트 대형 물류센터건립 절대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은 27일 현재 9091명이 동의했다.


▲ 오수봉 경기 하남시장(왼쪽 첫번째)이 3월 29일 미사강변도시 자족 시설 용지에 신세계 그룹의 초대형 물류창고 건립의 인허가를 불허할 방침이라고 주민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신세계는 일단 지난 3월 30일 예정됐던 한국토지주택공사와 토지 매매계약 체결을 연기하고 “사업을 변경하거나 중단은 아니며 향후 설명회 등 주민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갖고 설득해 나간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세계그룹의 이같은 주민과의 갈등은 최근만 해도 여러 건이다. 신세계백화점 부천시 상동점 건립계획은 결국 무산됐다. ‘골목상권’ 침해 이유로 주변 상인들이 강력하게 반발했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건립 무산을 두고 부천시와도 법적 갈등을 겪고 있다. 또한 스타필드 창원 건립을 두고도 상인들과 갈등을 겪다가 현재는 창원시의 인허가만 남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안상수 창원 시장이 인허가 결정을 6.13지방선거 이후로 결정하겠다고 발표해 과연 이 건립 계획도 완성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외에도 정용진 부회장은 스타필드는 인천 청라, 경기 안성 등지에 건립 계획을 가지고 있다. 철저한 대비와 신세계가 내세우고 있는 ‘상생’이라는 가치를 주민 혹은 상인들이 납득할만 한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걸림돌은 또 있다. 이는 다른 대형 유통업체들 공통의 문제인 ‘유통산업발전법’이다. 올해 초 복합쇼핑몰 규제를 담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포함해 30여개의 개정안이 계류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은 대형마트, 아울렛, 복합쇼핑몰 등에 대해 의무휴업, 전통시장 인근 출점 제한, 중소상인과 상생협약 의무화 등을 규제하고 있다. 개정안은 현행보다는 훨씬 강력한 규제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 2016년 9월 9일 개관 후 첫 일요일을 맞은 11일 오후 경기 하남시에 위치한 스타필드하남 앞 도로가 방문차량으로 가득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건·사고 악재 겹쳐⋯이제는 되돌아봐야 할 때라는 신호?


최근에 이마트 노동자가 근무 도중 쓰러져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특별히 이마트의 책임이 있다고 보이지는 않지만 마트산업노조는 정용진 부회장이 직접 나서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트산업노조 측은 고인이 된 노동자가 쓰러졌을 당시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신세계 측은 응급 구조에 최선을 다했다면서 과격 시위를 벌인 노조 간부들을 경찰에 고발하기까지 했다.


이에 앞서 지난 2월 19일 스타필드 고양점 재고창고에서 한 아동복 브랜드 점주가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다음날 사망하는 사건도 있었다. 이 사건 당시 스타필드의 ‘연중무휴’방침 때문이라는 지적이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에 의해 제기됐었다. 이와 관련해 신세계그룹은 “스타필드는 임대업을 하는 사업자일 뿐 매장 운영과는 관련이 없다”는 책임회피성 입장을 내 논란이 됐다.


사실 여부가 명확하지 않고 직접적인 책임이 신세계에 없다고 하더라도 이런 사건·사고들은 그룹 이미지에 큰 타격을 주지 않을 수 없다. 재발 방지 대책이나 정용진 부회장의 사과까지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정용진 부회장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고객들과 소통을 많이 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장조사, 해외방문, 색다른 아이템 등을 게시하면서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신세계 그룹의 미래를 짋어질 정용진 부회장의 젊음은 강력한 무기가 아닐 수 없다. 좀 더 많이 고객들 뿐만 아니라 주변의 많은 국민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도 필요해 보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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